대통령의 연설문과 챗GPT
대통령의 연설문과 챗GPT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2.12 16:55
  • 호수 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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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일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 개발회사인 오픈AI가 챗봇인 챗GPT를 공개했다. GPT는 인간과 비슷한 대화를 생성해 내기 위해 수백만 개의 웹페이지로 구성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사전 훈련된 대량 생성 변환기로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고, 질문에 답변도 한다. 대화의 내용에는 지식전달은 물론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한 답변 및 기술적 문제의 해결방안 제시 등 매우 광범위하다.

물론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그리고 동성애, 혐오 등 챗GPT에 허용되지 않는 내용의 질문이 나올 경우에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한편 챗GPT가 공개된 이후 교육`연구분야에서 뜨거운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챗GPT가 방대한 양의 전문 지식을 담은 에세이와 논문을 순식간에 써내려가는 능력을 갖춘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챗GPT를 이용하여 시험이나 과제에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뉴욕시에서는 공립학교 내에서 챗GPT의 접근을 차단한다고 발표하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7일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챗GPT를 거론하며 “2023년도 대통령 신년사를 챗GPT가 한번 써보게 하였는데 정말 훌륭하더라몇자 고치면 그냥 대통령 신년사로 나가도 괜찮을 정도라고 말했다. 윤대통령은 이날 영빈관에서 열린 행안부 보고회에서 새로 부임한 장관의 언론간담회를 위해 소속 공무원들이 2주 동안 밤 12시까지 준비했다는 말을 들었다이럴 경우 챗GPT에게 맡기면 하루면 충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에서도 챗GPT의 활용이 빠른 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 포럼(WEF)2021년 발표한 인공지능 시대에 사라질 직업 가운데 은행원, 의사, 변호사, 건축사, 회계사와 함께 기자가 포함되어 있다. 인공지능 로봇이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에 기자가 기사를 쓰는 일은 없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챗GPT는 입력한 정보에 따라 잘못되거나 편향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으며 정답만이 존재한다. 기자는 비판과 논쟁을 피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이 세상에 정답은 없기 때문이다.

뉴욕시가 공립학교에서 챗GPT의 접근을 차단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필자가 아는 어느 교수는 자녀가 일곱 살이 되도록 한글을 모르는데도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너무 일찍 한글을 깨우치게 되면 책을 보면서 상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인의 전화번호도 기억하지 못한다. 심지어 가족의 전화번호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전화번호의 기억능력을 사라지게 하였듯이 챗GPT는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상상력과 탐구능력을 떨어뜨리기 쉽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상상력과 탐구력이다.

스마트폰의 기능 가운데 하나가 검색이다. 사람들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검색을 하게 된다. 그런데 검색은 하되 사유하고 탐구하지는 않는다. ? 라는 질문이 사라지고, 스스로 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인간의 얼굴이 제각각이며 가치와 사고 그리고 성격도 같지 않고, 나라마다 문화와 환경이 다르고, 한 나라 안에서도 여러 환경 등에 따라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일을 해결해 나아가야 할 방법 또한 모두가 같지 않다.

대통령의 신년사에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가치 그리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국내외의 현실 등을 담아야 한다. GPT가 작성한 신년사는 윤석열, 문재인, 박근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답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태어났을까? 제대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제대로 살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가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인가? GPT는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 줄수가 없다. 그건 내가 얻은 지식과 경험을 사유라는 과정을 통해서 얻어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에게 챗GPT 사용을 권장할 것이 아니라 토론하고, 탐구하며 사유하는 능력을 기르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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