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書院) 활용할 방법 찾자
서원(書院) 활용할 방법 찾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3.02.06 10:53
  • 호수 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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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필암서원을 비롯한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서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곳 서원에 배향된 인물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으며 정부는 2019()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통합관리센터를 설립하여 9곳의 서원을 보전하고 활용방법 등을 강구하고 있다.

서원은 당() 현종 때 궁중에 설치된 집현전서원과 여정전서원에서 유래하였다. 세종대왕이 조선의 인재를 모으기 위해 설치한 집현전 역시 당 현종을 본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예로부터 훌륭한 지도자는 뛰어난 인재를 모아 나라의 동량(棟樑)으로 삼는 것이었으니 성공한 군왕의 곁에는 지혜롭고 충직한 신하가 있었고, 실패한 군왕의 곁에는 간사하고, 탐욕스러운 신하가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은 영주 소수서원으로 성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안향(安珦)을 배향하기 위해 풍기군수로 있던 주세붕이 1541년에 건립하였다. 안향은 영주(풍기)에서 태어난 인물로 소수서원을 처음 건립했을 때는 백운동(白雲洞)서원이라 이름했다. 그 뒤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로 부임하여 서원의 격을 높이기 위해 송나라 때의 사례를 언급하며 서원을 합법적으로 인정해줄 것과 정책적인 지원을 요청하여 명종이 친필로 소수(紹修)서원이라는 편액과 많은 책 그리고 노비를 하사하였다. 소수서원은 이미 무너져 버린 교학을 다시 이어 닦게 하였다(旣廢之學 紹而修之)”는데서 나온 말이다.

서원은 교육과 제사 그리고 오늘날의 도서관의 역할을 했던 곳이다. 경주 옥산서원은 8664111책을 소장하였고, 도산서원은 9074338, 병산서원은 10713039책을 소장하였으며 필암서원은 132595책을 소장하고 있다.

서원은 주자학(성리학)을 배우고 실천하여 공자와 맹자 그리고 주자와 같은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에 급제하기 위한 사립교육기관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과거 급제자가 많이 배출될수록 서원의 격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마치 과거 사법고시 배출자가 대학의 서열을 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유학(儒學)은 신분을 양반과 상민 그리고 노비로 나누는 계급제를 유지하며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이루기 위한 학문이었다. 따라서 유학은 종교라기보다는 정치학, 윤리학, 사회학에 가까운 학문이었으며 주자 이후로 성리학이 정립되면서 우주관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담론이 발달해왔다. 특히 조선의 성리학은 안향을 시조로 목은 이색과 포은 정몽주 그리고 야은 길재가 정통 계보를 이루고 있다. 길재를 이어 김숙자와 그의 아들 점필재 김종직, 한훤당 김굉필과 일두 정여창 그리고 정암 조광조로 이어진다. 조광조의 학맥은 율곡 이이와 사계 김장생, 우암 송시열로 이어지며 한훤당 김굉필을 이은 퇴계학파는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서애 류성룡, 일두 정여창 등으로 이어진다. 하서 김인후는 김종직과 김굉필 그리고 김안국의 학맥을 이었다. 이들을 거명하는 이유는 바로 조선의 서원이 이들을 중심으로 학맥을 이루며 활발하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한국의 서원 9곳도 대부분 조선의 성리학 계보에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할만한 유산에는 이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불교유산(사찰)과 서원, 향교 그리고 한복, 한식 그리고 우리의 고유문화를 꼽을 수 있다. 장성에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필암서원과 봉암서원 그리고 고산서원과 함께 장성향교가 있고, 천년고찰 백양사가 있다. 이러한 문화유산은 오랜 시간과 이를 지켜온 선조들의 삶과 가치 등이 함께 이루어낸 것으로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것들이다.

특히 서원은 그 지역의 여론을 이끌어나가며 지역의 실정에 맞는 향약을 정하여 효자와 열녀를 표창하고, 지역주민을 교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따라서 서원이 지금의 시대정신을 이끌어갈 수 있는 선도의 역할을 해야 하며 젊은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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