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저비터’ ‘나의 인형’ 등 단편영화 발표..수준높은 영상·연기 호평
세계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을 배출한 장성지역 고등학생들이 만든 영화 3편의 제작 발표회가 열려 이목을 끌었다. 지난 12월 29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이번 제작 발표회에는 김한종 군수와 이재양 장성교육지원청장, 강창옥 장성고 교장, 이지연 장성고 총동문회장, 김희정 감독, 김형수 광주극장 대표를 비롯한 장성·문향고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리에 개최됐다.
강창옥 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동교육과정을 마련해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욕구를 충족하고 맞춤형 진로 지도를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 “영화제작의 어려움을 뒤로 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영화를 만들어낸 지도 교사와 학생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김한종 군수는 “임권택 감독의 고향 장성에서 학생들의 영화가 제작되었다는 점에 감동했다”며 “앞으로도 임권택 감독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을 빛낼 우리 지역 인재 육성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발표회는 제1부 ‘버저비터(2021·문향고 3학년 윤효경 연출)’, 제2부 ‘나의 인형(2022·장성고 3학년 김건휘 연출)’에 이어 제3부 학생들의 제작 및 활동 과정을 담은 영상 상영 순으로 진행됐다. 김소영 독립영화감독과 장성고 이창운 담당교사의 지도로 제작된 이번 영화는 영화제작에 참여한 감독·배우·스텝 등이 모두 미경험자임에도 상업영화가 아닌 독립 단편영화로서 기정 작품에 뒤지지 않는 영상미와 연기력을 보여줘 참여 학생들의 잠재력과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문향고와 장성고는 지난해부터 공동교육과정을 편성, 영화제작 부문 ‘미디어콘텐츠 일반’ 과목을 개설, 지도해 왔다. 2021년 20분짜리 단편영화 ‘버저비터’을 제작한 데 이어 올해는 ‘미디어콘텐츠 일반’ 외 ‘연기’ ‘영화제작실습’ 등 관련 과목을 3개로 확대·운영하고 30분짜리 단편영화 ‘나의 인형’을 제작, 선보였다. 미디어의 발달로 영화·영상 관련 학습 및 진로 욕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영화제작 발표회가 지역 교육 환경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별 초대된 김희정 감독은 “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 작품 완성에 대한 열망이 모여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친구들과 함께 행복하게 즐기고 꿈을 키워가기 바란다”고 응원했다.
이창운 지도교사는 “영화는 배우와 감독, 스텝이 한 몸이 되어 만들어가는 과정인 만큼 기획된 영화가 완성되지 못하고 하차하는 경우가 80%를 넘는다고 한다”며 “그래서 완성된 모든 영화는 좋고 나쁨을 떠나 모두가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어렵고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오늘 이 자리에서 자신들의 영화를 발표하는 학생들이 대견하고, 이 자리가 학생들의 꿈이 실현되는 출발점이 되어 우리 지역에 ‘임권택 청소년 영화제’와 같은 훌륭한 영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를 기원한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