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년(忘年)이 되고 싶은 한해
망년(忘年)이 되고 싶은 한해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2.12.11 22:27
  • 호수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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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었던 2020, 2021년과는 달리 올해 겨울은 그동안 갖지 못했던 모임들이 다시 시작되면서 망년회와 송년회가 이어지고 있다.

망년(忘年)회는 그 해의 온갖 괴로움과 악연을 다 잊자는 의미로 쓰는 말이고, 송년(送年)회는 관공서나 학교, 회사, 가족 등이 연말에 모여 한해를 되돌아보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기 위한 송구영신의 행사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송구영신의 송년회보다는 괴로움을 잊어버리기 위한 망년회가 더 어울릴듯하다. 인생이 본래 만나면 헤어지고 태어나면 죽는다고 하지만 생때같은 젊은이들이 서울 한 복판에서 억울한 죽임을 당했으니 그 부모와 형제 그리고 가족의 슬픔이 오죽하겠는가.

사람의 인연 가운데는 부모와 자식으로 만나는 인연이 가장 소중하고 귀하며 형제와 자매 그리고 혈연으로 맺어진 일가와 친척의 순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하고 사랑하는 부모와 자식도 언젠가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다.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 것이고,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져야 하며,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되는 것이 우주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언젠가 소멸될 수밖에 없으며 태양의 수명이 끝나는 수십억 년 뒤에는 태양계의 행성도 모두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불로장생을 꿈꾸며 영원불멸한 미래를 계획하기도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마다 가장 많이 쓰는 말이 일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던(多事多難)’ 한 해가 저문다고 한다. 그런데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근래에 없던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고, 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와 불안한 국제 정세 그리고 남북의 긴장 상태가 깊어짐에 따른 예측 불가능한 사태에 대한 두려움이 적지 않다. 한 사람의 나쁜 지도자가 얼마나 많은 국민과 세계인을 불행하게 만드는지 러시아를 통해 알게 했다.

러시아가 아니라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국가를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지 국민은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는 대통령이 이끌어가고 있는 나라가 앞으로 어떤 위기와 고난을 불러올지도 너무 두렵다.

대통령뿐 아니라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지구위기의 심각함을 알지 못하고, 내일을 위한 준비를 외면하고 있는 것도 불안하고 답답하다. 유래 없는 가뭄으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집중호우와 잦은 태풍 그리고 폭염은 흉년과 질병의 창궐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아니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하루에 60억 톤이라는 북극의 빙하를 녹아내리게 하고 있고, 해수면의 수위는 예상보다 20~40%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북극의 얼어있는 땅이 녹으면서 수만 년 동안 얼음 땅속에 갇혀있던 바이러스가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코로나 19는 그 시작에 불과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1019일자 신문에서 캐나다 오타와대 연구팀이 북극권 호수의 토양과 침전물을 분석한 결과 얼음 속에 갇혀있던 바이러스와 세균들이 기후변화로 풀려나면서 야생동물들을 감염시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2016년 러시아 북시베리아에서는 폭염으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노출된 죽은 사슴과 접촉한 사람들 가운데 어린이 1명이 탄저병에 걸려 숨지고 성인 7명이 감염된 바 있다. 철새들이 AI 조류인플루엔자를 가축하고 있는 닭과 오리에 전염시키듯 고대 바이러스가 동물을 통해 인간을 감염시킬 가능성은 결코 배제할 수 없다.

2022년을 계기로 과거와의 단절과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인류의 멸망은 멀지 않은 현실로 닥쳐올 재앙이 될지 모른다. 기후위기에 대해 가장 절실한 세대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이다. 그들의 절규에 귀 기울이는 정치를 해야 한다. 2022년으로 과거는 모두 지우고, 새로운 설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우리의 자녀에게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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