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열량 표시제
주류 열량 표시제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2.12.11 21:29
  • 호수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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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도 어느덧 종착역으로 치닫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구세군 자선 냄비가 낯익는 이맘때 쯤이면 우리는 으레 다사다난 했다는 표현과 함께 지난 1년을 되돌아 보며 가족, 친구, 동료들과 어울려 송년회, 동창회, 사우회 등 즐겁고 행복한 자리를 갖게 된다. 이때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것이 술이다.

인류 역사와 함께 탄생했다는 오랜 세월의 술은 지금도 지구상 거의 모든 민족들이 즐기는 기호식품이다. 한국사회에서도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동반자로, 관혼상제의 의식주(儀式酒),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로 우리 일상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지 오래다. 이처럼 우리 생활과 밀접한 술도 마시는 정도에 따라 득도되고 해도될 수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술은 천의 얼굴을 가진 불가사의한 존재라 했고 온갖 좋은 약 가운데 으뜸가는 백약지장(百藥之長)’이라 칭한 반면 사람을 미치게 하는 광약(狂藥)’이라 부르기도 했으며, 술을 처음 마실때는 양처럼 온순하다가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 지고 그 다음에는 우스꽝스러운 원숭이가 되며 도를 넘어서면 돼지처럼 추해진다는 탈무드의 교훈 등은 모두 과도한 음주를 경계하는 지적이다.

우리 조상들의 술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으로 나뉘었다. 설날에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도소주(屠蘇酒)를 마시고 유둣날에 유두주, 가을의 국화주 등 절기주(節氣酒)를 즐겼는가 하면 술을 마시게 되면 근력이 생기고 묵은 병이 낫는다 하여 술을 권장하거나 노인 봉양이나 제사를 받드는데 술 이상 좋은 게 없다는 옛 문헌의 기록 등은 술을 인간 생활에 필요한 것으로 보는 긍정적인 견해이다.

반대로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여 정신을 흐리게 하고 사람에 따라서는 주정이 심해 몸을 상하게 하며 가산을 탕진한다 하여 부정적으로 보기도 했다.

이제 본격적인 술의 시즌이다(?). 하지만 술을 너무 자주, 많이 마시게 되면 비정상적인 행동은 물론 두통, 매스꺼움, 안면홍조 등 숙취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고지혈증과 블랙 아웃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원인은 술 속에 함유된 알코올의 영향 때문이다.

헌데 이런 알코올도 걱정이지만 요즘은 각종 현대병의 근원이 되는 칼로리 또한 위험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칼로리 과다 섭취는 고혈압, 당뇨, 관절통, 호흡 곤란 등을 유발하는 비만과 직결되는데 술은 대표적인 고열량 식품이다. 소주1(360)의 평균 열량은 408, 맥주1(500)236이다. 1공기(150g)215인 것을 감안하면 소주1병을 마시면 밥2공기에 해당하는 칼로리를 섭취하는 셈이니 술은 그야말로 요주의 식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술병에는 알코올 도수만 표시돼 있을 뿐 열량 표시는 없어 얼마만큼의 칼로리를 섭취하는지 알 수가 없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등과 달리 주류는 열량 등 영양정보 표시 의무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소주, 맥주 등 주류 제품에 열량이 표기돼 술을 마실 때 몇 칼로리의 열량을 섭취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정거래위원회가 6개 주류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이를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자율적이고 단계적인 형태이긴 하지만 소비자를 배려한 진일보한 정책이기에 환영하는 바다. 또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 같은 예감도 든다.

다만 도수든 칼로리이든 불문하고 술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애주가들에게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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