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적의 완강한 저항에
4월 22일, 적의 완강한 저항에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2.11.28 10:31
  • 호수 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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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 638고지
안테 638고지

오늘은 무엇인가 새로운 작전이 시작될 것만 같았다. 병사들은 더 이상 지탱하기 힘들만큼 저기압의 심정들이었다. 오전 중에 호구축 작업에 최선을 다했다.

오늘은 4중대 1개 소대 병력이 638 고지 좌측 아래 선상으로 투입되었다. 완강한 적의 저항은 한시도 그칠 줄 모르고 AK소총과 B40 소리가 폭음을 터트리는가 하면 적에 박격포 포탄도 계속 투하되었다.

수색중대, 2중대와 함께 적의 박격포 진지를 관찰하고 있었는데 638 고지 후사면에서폭음소리가 들리는가하면 반대로 측면에서 폭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분간할 수 없는 적의 박격포 예상진지였다.

오늘도 모든 중대가 재정비를 강화하였다.

오후 저녁 어둠을 틈타 새로운 공격을 하려고 했으나 병사들은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병사들은 먹을 것도 부족하였고, 지치고 사기는 떨어졌다. 내일 새로운 작전에 임할 것을 생각하고, 야음을 틈타 공격해올지 모르는 적의 침투에 대비하기 위해 잠을 자지 못하였다. 그런데 적은 야간에는 박격포를 쏘지 않았다.

 

<423, 드럼통에 흙을 채워 방어막으로 이용하며>

드디어 오늘은 새로운 작전이 시작되었다. 병사들이 드럼통을 매고 올라왔다. 오늘 09시를 기해 일제히 돌격을 감행한다고 대대장으로부터 각 중대장에게 명령이 하달되었다.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2중대가 전면에서 드럼통에 흙을 넣어 굴리면서 돌격에 가담하기로 했다. (드럼통이 적의 총알을 막는 방탄 역할을 하였다)

김재완 전의장이 소장하고 있는 맹호포병제60대대 기념앨범
김재완 전의장이 소장하고 있는 맹호포병제60대대 기념앨범

09시 포병 61대대 A ,B, C 155mm638 고지 정상을 향해 TOT(서로 지점에서 같은 목표 지점을 공격) 임무가 시작되었다. 638 고지 정상에 낙하되는 포탄은 마치 산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았다. 포병의 위력을 완전히 과시하는 것 같았다. 포병 장교로써 수많은 포탄을 유도하며 전쟁에서 포병없이는 싸울 수 없다는 것을 재인식하였다.

포성 소리가 끝나고 0930분 수색중대, 2중대, 8중대가 일제히 돌격을 감행하였다. 최후 방어저지선을 넘어 적과의 거리가 20m 내외로 접어들었다. 시간은 어느덧 13시가 되었고 아군은 물론 적도 우리 아군을 목격하여 결단점에 도달하였을 때 우리아군은 드럼통으로 장벽을 쌓고 허리 이상으로 교통호 작업을 완전히 구축하였다.

드디어 2중대 특공대 조직이 관망대 벙커 하나를 점령하였다. 더 이상 월맹군은 겉잡을 수 없는 시점에 도달하였고 우리 아군도 더 이상 공격은 힘들었다. 보병 대장은 1보의 후퇴도 허용할 수 없으니 현 방어선 구축에 만전을 다하라는 서이었다.

우리 병사들은 각기 교통호 및 호구축 작업을 했고, 야음이 시작될 무렵부터 적은 최후의 저항으로 맹렬한 사격과 박격포를 쏘아댔다.

더구나 B40이 끊일 줄 모르게 떨어졌다. 적의 포탄이 떨어질 때 자신도 모르게 몸을 굴러 떨어지고 보니 바로 옆에서 아군 병사가 적의 포탄에 분해된 것을 보았다. 2중대장이 벙커에서 병사들을 지휘하던 중 포탄이 들어와 중상을 입고 후송되었다.

잠시 후 드디어 적의 박격포 진지를 목격하였다. 포탄 2발로 명중을 시킨 후 유효사격으로 제압을 한 것 같았다. 내일은 638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내일 새로 4중대가 투입되어 전면에서 공격하고, 수색중대 및 2중대와 8중대는 엄호를 받아 638고지를 탈환하라는 명령이 내렸다. 모든 중대원은 내일의 승리를 위해 재편성을 하고 기다렸다.

 

<424, 638고지에 태극기를 꽂다>

고요한 새벽 별자리의 야음을 뚫고 새로 투입된 4중대 용사들은 사기가 왕성하였다. 새벽 04시 야음 속에 걷는 발자국에 전우의 시체가 밟힐 때는 자신도 모르게 소름이 끼치곤 했다.

전우의 시체를 밟으며 동이 트기 전에 목적지를 탈취하라는 대대장의 명령을 받은 중대장은 특공조 임무 및 재편성을 실시하였다. 시간은 이미 08시가 되었다.

몇발의 ak소리가 울려퍼지고 B40의 소리가 두 세발 터진 후 우리 아군의 M60의 엄호사격이 실시되면서 4중대가 전면 공격을 시작하였다. 드디어 우리 아군은 피와 땀으로 엮어 638고지에 태극기를 꽂았다. 고지 정상은 나무 한그루 없이 완전히 평범하였다.

정글이 그동안의 포사격으로 많은 나무가 없어진 것 같았다. 적은 최후 저지사격으로 소낙비처럼 박격포를 쏘아댔지머ᅟᅡᆫ 즉시 우리 포병이 위력을 발휘하여 적의 포격은 잠잠해졌다.

우러맹군이 사용하던 벙커는 그야말로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하였다. 이토록 철저하게 준비한 월맹군에 비해 우리 중대기지는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았다.

638 고지는 타원형으로 되어 중대 베이스보다 넓었다. 638고지는 가장 먼저 4중대, 수색중대 및 2중대와 8중대가 같이 점령하였다. 638 고지에서 각 중대는 재편성을 하여 벙커 구축작업이 시작되었다.

보병들은 최초 점령을 자기들이 사용하던 화기로 적을 잡았다고 전과 보고를 올렸는데 마지막에 주월사령부 신문기자가 와서 취재하여 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번 작전은 우리 포병의 화력으로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월맹군의 시체도 전부 포살로 되어 있었다.

우리 아군은 비록 638고지를 점령하였지만 서로를 위로할 줄 모르고(수많은 전우가 전사), 자기들의 공적을 다투며 욕심을 부리는 것을 보며 반성하게 되었다.

638고지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안케페스 19번 도로가 한눈에 관측되었다. 월맹군의 저항은 없었고, 새로운 계획이 하달되기를 기다렸다. 그때가 14시였다.

꾸이년 해변(퀴뇬) - 맹호부대 입항지
꾸이년 해변(퀴뇬) - 맹호부대 입항지

아군의 시체는 너무 비참하게 보였고 월맹군의 시체는 포탄에 맞아 찢겨져 분간하기 어려웠다. 우리는 전사한 맹호 장병들을 위해 묵도하고, 재편성을 마쳤다. 하지만 병사들은 아직도 불안감에 떨었다.

우리 중대의 전사자와 부상자만 59명이었다. 식량보급이 어려워 굶주렸던 병사들은 저녁이 되어 충분히 먹을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정상 경계를 담당하면서 적의 박격포 예상진지에 계속적인 교란임무를 수행하였다.

 

<425, 부대로 복귀하며>

야음이 걷히고 아침이 돌아왔다. 드디어 병사들의 얼굴에 승리의 기쁨과 환희가 나타났다. 우리 중대는 대대장으로부터 부대 복귀를 명 받았다. 먼저 전사한 영현을 수습하여 기지로 운반하였다.

그리고 1310분 시누크 헬기로 부대에 복귀하였다.

<1972년 베트남 안케페스 전투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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