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과 정치인
언론인과 정치인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2.11.28 10:23
  • 호수 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문답)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한 이유 중에 하나였고, 치적이었다. 윤대통령은 대통령직 수행과정이 국민에게 투명하게 드러나야 한다기자실을 대통령실 1층에 배치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였다고 밝혔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에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데 이어 MBC 세무조사와 함께 MBC기자가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21일부터 도어스테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MBC와 다른 언론사와의 갈등을 부추기고, MBC를 왕따시키려는 치졸한 전략이다. 이에 앞서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단에 MBC기자 등록취소, 기자실 출입정지, 기자교체 등을 거론하며 기자단 자체 징계를 요구하였다. 출입기자단은 품위 손상 여부 등은 기자단이 판단할 영역이 아니며 징계를 논의할 근거 규정이 없다고 대통령실에 답한 것으로 전한다.

한편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 중단과 함께 기자실과 대통령의 출입문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하여 기자가 대통령이 언제 출근하고 퇴근하는지 확인할 수 없도록 하였다. 대통령실은 가림막 설치 이유에 대해 대통령의 동선 등 경호상 부득이한 조치라고 밝혔다. 청와대를 두고, 거액의 예산을 써가며 국민의 안보 불안을 외면하며 국방부 건물을 점령하듯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한 이유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 김행 비대위원은 “MBC 기자가 예의범절이 없다.”고 비난했고, 국민의힘 김기현의원은 흡연실에도 슬리퍼 끌고 나오지는 않는다. 완전 함량미달이다라고 했다. 기자출신인 김행 비대위원은 옛날에는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할 때 기자가 정장 차림에 공손한 태도로 임했다고도 했다. 기자의 질문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는 말하지 않고, 기자의 태도에 대해서만 따지고 있다. 얼마나 답변이 궁색하면 기자가 무엇이 악의적이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 바로 이런 개 악의적이다”. “슬리퍼를 신고 나왔다”. “등 뒤에 대고 물었다는 식으로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기간에 MBC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거부한데 이어 기내에서는 83명의 취재진 가운데 특정 언론사 기자 2명만 불러내 1시간가량 면담을 하였다고 한다. 순방 기간에는 가장 중요한 한`, `, `중 정상회담에 단 한 명의 기자도 들어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과정에서 일어난 MBC의 전용기 탑승 거부와 특정 언론사 기자와의 면담 그리고 한`, `, `중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자들의 취재 불가 등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았다.

MBC의 전용기 탑승 거부에 대한 항의로 민항기를 이용한 경향신문은 전용기보다 18시간 42분 늦게 도착, 이래도 취재 제한이 아니라고?”라는 제목으로 대통령실은 전용기를 띄우는데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세금으로 운영하는 전용기인데 특정 언론사 탑승을 거부해도 되는 것일까?”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중아일보와 동아일보에서도 전용기 탑승 불허조치는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35개 언론사 가운데 29개 언론사가 MBC의 전용기 탑승 불허에 반대했고, 6개만 이에 동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백악관 최장수 출입기자인 헬렌 토마스 기자는 대통령에게 질문할 수 없는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다고 했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끝내고 돌아가는 바이든의 등 뒤에 CNN 캐이틀린 기자는 날 선 질문을 퍼부었다. 바이든은 기자에게 이해를 못했다면 직업선택을 잘못했다고 비판했지만 멀지 않아 "내게 한 마지막 질문에 사과해야겠습니다좋은 기자가 되려면 부정적 견해를 갖춰야 해요."라고 말했다. 기자의 질문을 듣지 않고 자리를 떠나는 대통령에게 등 뒤에 대고 묻지 않는다면 어떻게 물을 수 있겠는가? 가장 훌륭한 기자는 질문을 잘하는 기자라는 말이 있다. 기사를 잘 쓰는 기자가 아니라 질문을 잘하는 기자다. 언론인과 정치인은 수레의 바퀴처럼 균형 있는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