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예상 포진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적의 예상 포진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2.11.20 23:19
  • 호수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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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의회 김재완 전의장 50년 전의 기록

그 중 적으로부터 입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무기는 B40(로켓포)의 파편이었다. 2소대장이 다리에 중상을 입었고, 병사들도 많은 희생이 있었다.

15시에 1중대 베이스에 도착하였을 때 중대장은 죽은 전우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기고 말겠다는 마음으로 혼연일체가 되자고 말했다. 이때 중대원들은 온몸에 피와 땀으로 얼키었고 전우들을 잃어 모두가 침통하였었다.

베이스에 도착하여 기갑연대 3중대가 막대한 전투 손실로 인해 모두 3중대 기지로 철수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3중대의 철수로 많은 식량과 무기가 적의 수중으로 들어가 우리의 작전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18시에는 기갑연대 수색중대도 베이스로 철수였다. 포병장교들이 모여 논의하였지만 적의 박격포 예상진지는 제압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계속적인 적의 포탄 낙하는 1중대 베이스에 떨어졌다.

포병장교로서 적의 예상 포진지를 제압하지 못한다는 것이 수치스러웠고 최대한 노력하였지만 적의 박격포는 여전히 우리 진지에 떨어졌다. 포병장교로서 적의 포술은 우리 아군의 포술을 능가할만큼 숙달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적의 포진지를 알 수 없었지만 나는 포병으로써 보병의 기동과 공격에 최대한 엄호 사격을 해야 했고, 최선을 다했다.

1중대에 도착한 병사들은 전우를 잃은 슬픔과 함께 내일의 작전에 대한 생각하며 모두들 침묵에 잠겼다.

 

<420일 중대장이 전사하고, 25명의 사상자가 나와>

동이 뜰 무렵 병사들은 모두 일어나 부지런히 식사 준비를 했다. 병사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차 있어 보였다. 중대장과 1중대 상황실에서 대략적인 작전명령을 받았다. 어제 3중대와 수색중대가 후퇴한 지점을 우리 8중대가 점령하라는 것이었다.

09시 우리 중대는 638고지의 전면 침투를 시작하였다. M60이 좌우측에서 엄호사격을 하고, 81mm 박격포가 638고지 정상에 엄호사격을 실시하였다. 그 때 8중대는 가장 낮은 자세로 침투를 시작하였다. 관측장교의 임무는 적의 예상 박격포 진지를 공격하여 적의 공격을 차단시키는 것이 임무였다. 우리의 머리 위로 분간할 수도 없는 쌍방의 실탄이 비오듯 쏟아지고 오뚜기의 공중 엄호하에 관측장교는 7부 능선상에 도착하였다.

7부 능선에서 적의 포진지를 발견하여 우리 포병 61대대 A포대가 적의 진지에 사격을 시작하였다. 사격이 시작한 이후로 적의 박격포 공격은 잠잠하였다.

3중대와 수색중대가 철수한 전면을 8중대는 완전히 돌파하였다, 병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뚫을 것 같았다. 1소대는 전면을 향해 죄측, 3소대는 중앙, 2소대는 우측으로 전면 공격을 지시받았다.

7~8부 능선에서 중대장은 소대를 지휘하고 관측장교는 638 고지 적의 예상 박격포 진지에 계속적인 사격을 실시하였다. 12시경 제1 소대장의 철모 후면으로 AK실탄이 지나며 부상을 입어 소대원들을 두고 소대장은 뒤로 물러났다. 1소대는 소대장과 선임하사가 모두 없게 되었고, 중대장이 직접 1소대를 지휘하기 위해 중앙으로 뛰어들어갔다.

중대장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소대원들은 더 이상 전진을 할 수 없었다. 9부 능선인 최후 저지선까지도 많은 피를 흘렸지만 고개를 들었다간 전사 아니면 부상을 각오해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진출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상부의 지시는 무조건 638고지를 점령하라는 것이었다. 포탄이 떨어져 움푹 패인 지점에서 적을 관찰하던 중대장은 적이다하는 소리와 함께 소총으로 적을 향해 실탄을 쏘았으나 순간 적의 AK실탄에 맞아 아무 말도 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나와 중대장의 거리는 불과 2~3m 사이였다.

중대장이 전서하고 제3소대장이 중대장의 지휘권을 이양받았다. 중대장이 쓰러진 1415분 이후 현진지에서 1보도 후퇴할 수 없었다. 우리는 아군의 전사자와 부상자가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최후 저지 사격선에서 638고지 관망대까지 특공조 4명이 침투하였다.

중대장이 전사하고도 중대원들은 이를 알지 못하고 방어진지에 열과 성을 다했다. 18시 어둠이 다가오기 직전에 새로운 중대장이 부임하였다. 병사들은 중대장의 전사에 눈물을 흘리며 전의를 불태웠다.

마침 베트콩들이 호구축하는 것을 관측병이 발견하여 포병 61대대 A포대, 포병 628 대대 A포대가 적의 벙커 구축을 완전히 제압하였다.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을 때 638고지에 어둠이 깔리기 전 우리 8중대는 전면 방어진지를 구축하였다. 그 때 4명으로 편성된 특공조 가운데 2명이 전사하고 2명이 살아서 돌아왔다.

특공조의 말에 의하면 월맹 정규군은 어둠이 시작되면 호에서 나와 노래를 부르며 벙커진지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날 우리 아군은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421, 보급로가 끊어져 식량 하나로 하루를 버티다>

병사들과 벙커에서 밤을 세우며 졸음이 올 때는 소화기로 졸음을 쫓기도 했다. 자욱이 깔린 안개는 적과 아군의 차단로를 만들어준 것 같았으며 19번 도로는 아직 차단되어 보급로가 개통되지 못했다.

19번 도로가 개통되려면 반드시 우리 손으로 638고지가 돌아와야 했다. 안개가 걷히고 정찰기가 상공을 날으며 병사들의 사기를 드높이는 군가가 울려 퍼졌다. 새로 부임한 중대장의 말에 의하면 8중대는 완전 전투가 마비되었으니 후방경계를 담당한다는 것이었다.

병사들은 계속해서 현지 벙커를 구축하기 위해 혼신을 다했다. 하지만 보급로가 끊어져 식량과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식량 하나로 하루를 넘기느가 하면 물 한모금 먹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계곡까지 내려갔다 오는 실정이었다.

오전에는 수색중대와 8중대가 함께 최후 저지선상에서 호를 구축하였다. 계속적인 적의 박격포 예상 진지에 A포대에서 사격임무를 수행하던 중 적의 포탄 낙하로 BOQ 및 화포 등 많은 손실이 발생했다. 오후에는 기갑연대 2중대가 638고지 점령을 위해 투입되었다. 2중대가 투입되면서 전면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수색중대, 중앙에 2중대 우측에는 8중대가 다시 전면 공격에 가담하기 위해 최후 저지선상에 호를 구축하였다.

1보도 전진할 수 없는 현실에서 기를 쓰고 막고 있는 월맹군과 대치하기 위해 진지 보강작업에 힘을 다했다. 오후에 접어들어 지휘소에서는 고지를 점령하라는 명령이 계속되었다. 마침 우측 8중대 후사면에서 갑자기 불이 붙어 갈대가 타오르면서 불에 쫓겨 후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적의 포탄은 계속 낙하하였다.

병사들은 각자 파놓은 호속에 잠시 몸을 피하고 있었는데 기갑연대 1대대장은 명령 불복자는 총살하겠다며 직접 방어선까지 찾아와 권총을 손에 들고 중대장들에게 전진하라고 명했다.

1대대장은 기지로 돌아가고 수색중대, 2중대, 8중대는 녹색 신호탄과 동시에 전면 공격을 시작하였다. 약진해 갈 때 전우들의 시체가 처참하게도 군데군데 깔려 있었고, 시체를 넘을 때마다 가슴에는 피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어둠이 시작하여 더 이상의 전진이 불가능하여 호를 구축하기 시작하였는데 3소대장이 어깨에 관통상을 입고 후송을 갔다. 3소대 선임하사도 파편을 맞아 후송되었다.

소대장들이 모두 후송되고 2소대 선임하사만 남아 중대장의 지휘를 받아 소대원들을 인솔하게 되었다. 8중대의 현실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었지만 전우들의 영현(시체)을 수습하기 위해서 하루빨리 고지를 탈환해야 했다.

우리 중대는 재편성되어 고지 탈환에 가담하라는 명이 떨어졌다. 병사들의 사기는 떨어졌고,마음속으로 반항하고 있었다.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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