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 포개지도 마라
꽃들 포개지도 마라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2.11.14 23:17
  • 호수 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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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좁은 골목에 꽃조차도 놓지 마라, 꽃들 포개지도 마라. 겹겹이 눌려오는 공포 속에서, 뒤로...뒤로...뒤로... 꺼져가는 의식으로 붙들고 있었을, 너의 마지막 절규에, 꽃잎 한 장도 무거을 것 같아, 차마 꽃조차도 미안하구나.(중략) 그 골목에 아무 것도 놓지 마라! 허울 좋은 애도의 꽃도 놓지 마라. 안전도 생명도 탐욕이 덮어버린 이 나라에, 반성없는 어른들 끝없이 원망케 하라!”

김의곤 시인이 6.29 이태원 참사로 인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애도하며 쓴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는 제목의 시다. 6.29 참사로 156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으며 한국인 130명과 14개국의 외국인 26명도 함께 희생되었다.

참사는 저녁 1015분 경이었던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참사가 일어나기 4시간 전인 오후 634분부터 112신고로 압사 우려가 있다’ ‘사고가 발생할 것 같다는 긴박한 내용의 전화가 11건이나 있었다고 한다. 112 신고가 있은 뒤 경찰이 즉시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경찰을 추가 배치했다면 이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112 신고가 없었더라도 핼러윈 데이를 맞아 사람들이 몰려들 것을 충분히 예상했어야 하고, 그것도 아니었다면 골목과 주요 도로마다 수많은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으로 사람들의 이동을 파악하고 있는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가 바로 대응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총괄하는 부처의 행정안전부 이상민장관은 참사 직후 경찰`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이태원 참사는 당국의 사고 예방조치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참사는 첨단기술과 대중문화의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의 이미지를 훼손시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문재인 정부를 향해 삼류 바보들을 데려다 경제를 망치고, 외교가 엉망이 되었으며, 남북회담은 정치쇼라고 폄훼했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는 취임 6개월 만에 경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남북관계는 전쟁 일보 직전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으며 156명의 생때같은 목숨을 희생시키고도 애꿎은 소방대와 일선 경찰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태원에 13만 명의 핼러윈 축제 인파가 몰렸는데 현장에 배치한 137명의 경찰 가운데 50명은 마약 단속 경찰이었다고 한다. 경찰청장의 지시에 따라 10만여 명 이상이 참여한 축제에서 경찰은 시민의 안전보다는 마약 사범을 검거해 실적을 올리기에 급급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103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마약 소탕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총괄하며 이번 참사의 최고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을 수차례나 대동하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조문하고, 모든 책임을 일선 경찰서인 용산경찰서와 용산 소방서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

중국은 청나라 때 영국과 두 번에 걸친 아편전쟁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지금도 마약에 대해선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최고 사형에서 무기징역을 고수하고 있다. 2014년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을 사형 집행하겠다고 한국 정부에 통보하였고, 한국 정부가 한국으로 인도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중국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사형을 집행했다고 통보했을 정도다.

하지만 경찰이 다수청년들의 안전보다 마약 단속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이유는 대통령의 안이하고, 편협한 사고와 철학이 적지 않은 원인이 되었다. 금리는 폭등하고, 물가는 치솟고, 남북긴장은 최고조에 올라있는데도 그 어느 것 하나 잡으려는 노력없이 마약과의 전쟁이나 선포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꽃잎 한 장도 무거울 것 같아 차마 꽃조차 미안하구나라고 한 김의곤 시인의 싯구가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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