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소나무 숲길 조성’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소나무 숲길 조성’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2.11.07 15:22
  • 호수 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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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2일 장성군의회 제342회 임시회에서 장성읍 호남선 철도 지중화 타당성 용역비용 2억원이 승인 의결되었다. 이는 이미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청운지하차도 건설을 중단하고, 호남선 철도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비용과 타당성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청운지하차도 건설은 장성군 의회가 2019년 사업예산을 승인하여 이미 4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었으며 이를 중단할 경우 40억 원의 매몰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40억 원의 혈세가 사라지게 된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장성군 의회는 군민들에게 아무 사과나 해명도 없이 장성군 집행부가 요구한 용역비 2억 원을 승인해 주었다. 자기 손으로 승인해놓고 지기 손으로 이를 부정해놓고도 아무 해명도 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청운지하차도 건설이 중단되어 40억 원의 혈세가 사라진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 것인가? 2019년 당시 예산을 승인해 준 제8대 의원들이 제9대인 현 의회에서도 절반인 4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한 의원은 용역비 승인과 관련해 청운지하차도 건설에 대해 반대하는 주민들이 다수가 있어 용역을 통해 이를 점검해 다시는 시비거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예산을 승인해 주었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2019년에 집행부가 수백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을 추진하였고 의회가 이를 승인해 주면서 그 정도의 타당성과 주민 의견 수렴 등도 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그렇다고 이미 지나간 일이 되어버린 것을 들추어 따지려고 하는 건 아니다.

장성군의회는 지난 1025일부 112일까지 9일 동안 제345회 임시회를 열어 2022년 행정사무감사 계획서 승인안, 2022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조례안 개정 등을 다루었다. 의회는 집행부가 요구한 163억원의 추경 예산안 중 임산물 명품화(포장재) 지원사업 1억 원 중 5천만 원을 삭감한 1625천만 원을 승인해 주었다. 승인된 예산 가운데는 소나무 숲길 조성사업 실시설계 용역’ 2억 원이 포함되어 있는데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필암서원과 황룡강을 연계하는 소나무 숲길을 조성하여 관광 활성화와 청렴문화 확산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소나무 숲길은 약 6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대형 토목사업이다. 문제는 소나무 숲 조성의 타당성이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소나무류는 35그루며 보호수로 지정한 소나무는 1700여 그루나 된다. 속리산 법주사 입구에는 세조가 정이품 벼슬을 하사했다는 정이품송이 있을 정도로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는 지금 소나무가 생존의 위기에 처해있다. 기후위기에 따른 기후변화는 한반도에 태풍, 폭우, 가뭄 그리고 폭염 등의 반복을 가져왔고, 한라산에서부터 시작한 소나무 고사는 백두대간을 타고 북상하고 있다. 장성군은 2019년 소나무 재선충이 확인된 이후 지난해만 소나무 875그루를 베어내고 방제작업을 하였으나 올해도 장성읍 장안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소나무는 30년 뒤에는 제주도를 비롯한 영호남에서는 높은 산간 지역에서만 볼 수 있으며 50년 뒤에는 강원도 일부와 한반도 이북에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한다. 1960년대 우리나라 숲의 60%에 달하던 소나무는 200723%로 줄었다. 무슨 이유로 겨우 2~30년을 보자고 수십억 원의 혈세를 소나무 숲 조성에 쏟아붓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소나무는 이식 성공률이 낮아 토양 등의 환경이 비슷한 곳에 한 번 이식한 뒤 3년이 지난 뒤에 다시 목적지에 이식해야 한다. 엄청난 이식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소나무 가격은 크기나 모양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한번 이식한 것과 바로 옮겨 심은 소나무는 같은 나무라 해도 세배 가까이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민들은 이식했던 것인지 바로 옮겨 심은 것인지 확인할 수가 없다. 수백 그루의 이식과정에서 엄청난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장성군 의회가 이런 내용을 알고도 예산을 승인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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