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탄소 중립 요구, 축산업 어디로 가야 하나?
기후위기, 탄소 중립 요구, 축산업 어디로 가야 하나?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2.10.23 23:17
  • 호수 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장식 축산 지양, 곤충 산업 확대 등 새로운 활로 모색해야
방목형 돼지 사육
방목형 돼지 사육

기후위기로 농수축산업에 심각한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해 가뭄과 폭우, 폭설은 물론 태풍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농축산업은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산업으로 기후위기 속에서 미래의 농업과 축산업 그리고 산림산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 이전(1850~1900) 280ppm이었으나 현재는 417ppm으로 이 기간동안 기후 온도는 평균 섭씨1.1도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이 되고, 기후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2도가 오르면 지구는 회복 불가능한 기후변화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20년 후에는 섭씨 1.5, 30년 후인 2050년에는 섭씨 2.0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국가적 차원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농업 구조를 화학비료 저투입·저탄소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친환경 농지는 전체 경지면적의 30%까지 늘리고, 가축 사육을 통해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기존의 절반 이상 수준으로 감축한다. 특히 축산 분야에선 저메탄사료 보급 확대와 적정 사육밀도 유지, 사육기간 단축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선다.

 

동물복지형 축산
동물복지형 축산

<우리나라 축산업의 변화>

미국 농무부와 록펠러 재단은 1944년 공장에 쌓여가던 암모늄 화합물을 이용하여 화학비료를 만들었다. 화학비료의 생산은 옥수수와 밀의 생산량을 폭증하게 하였고, 옥수수와 밀은 저절로 가격이 하락하였으며, 농민들은 소득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생산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창고에는 막대한 양의 옥수수와 밀이 쌓이고, 농민들은 파산 지경에 이르러 1954농산물 무역 촉진 원조법을 제정하여 제3 세계 국가에 무상 원조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이 무렵에 밀과 옥수수가루가 무상 원조되었고, 값싼 밀가루 수입으로 인해 우리나라 밀산업은 완전 붕괴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편 낮은 가격에 과잉 생산된 옥수수와 대두는 새로운 소비 시장을 찾았고, 가축에게 먹이는 방법이 개발되었으며 좁은 공간에서 가축을 밀집 사육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소의 경우 쟁기질을 하거나 농산물을 운송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였으며 농작물의 부산물인 볏짚이나 풀을 먹여 사육하였고, 돼지는 사람이 먹고 남은 음식이나 식재료의 조리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먹이로 주며 가정에서 한 두마리만 사육하였다.

미국에서 옥수수와 밀 등 저가의 곡물이 수입되면서 쌀 등 곡물 생산 중심의 우리나라 농업은 파산위기에 이르렀고, 무상으로 원조받은 옥수수를 소비하기 위해 사료회사가 설립되고, 축산 장려가 시작되었다.

한편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체결됨에 따라 농축산물 수입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축산 전업농이 장려되었다. 축산 전업농은 연간 1억 원 이상의 고소득 농가로 성장하기도 하였지만 수입사료에 의존해야 하는 생산 구조상 국제 곡물가의 변동에 따라 여러 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고,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국제 곡물가도 폭등함에 따라 우리나라 축산농가 경영에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산 대체육
국산 대체육

<대체육과 배양육 시대에 대응하여>

일부 채식주의자와 온실가스 감축 운동에 나선 환경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육식을 금하고 대체육으로 대신해도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체육은 콩 등으로 만든 식품으로 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내며 단백질이 주성분이고, 아연, 비타민C, 식물 스테롤 등이 함유되어 있다. 하지만 두뇌활성을 도와주는 불포화지방산(DHA), 연골 등을 구성하는 글루코사민 등은 진짜 고기에만 함유되어 있다.

20137월 영국 런던에서 배양육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햄버거 시식회가 열렸다. , 돼지, 양 등의 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세포공학 기술로 배양해 생산하는 배양육의 가장 큰 장점은 인간을 위해 살육당하는 수억 마리의 동물을 죽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또한 가축을 사육하는 방식에 비해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배양육은 가축 사육 방식보다 에너지 사용량은 7~45%, 온실가스 배출량은 78~96%, 토지 사용면적은 82~96%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의 비욘드 미트에서 생산한 배양육

또한 배양육은 식품 안전성이 매우 뛰어나고, 항생제나 합성 호르몬 등과 같은 육류에 포함된 나쁜 성분들이 없으며 유통 구조를 단순화시켜 살모넬라 및 대장균과 같은 세균으로부터도 안전하다.

최근에는 대체육도 배양육도 아닌 곰팡이 단백질생산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곰팡이를 배양해 만든 우유와 달걀 등이 미래 친환경 단백질 공급원으로 주목받기 때문이다. 곰팡이 단백질은 토양과 물 등 자원 소모가 거의 없고, 온실가스 배출도 크게 절감돼 친환경 단백질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곰팡이 단백질은 우유와 달걀 뿐 아니라 치즈와 아이스크림도 만들어 2020년부터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

곰팡이 단백질은 빵이나 과자 등을 만드는데 필요한 달걀흰자도 만들어 닭을 사육하는데 필요한 토지의 90%를 줄일 수 있으며 온실가스도 55% 이상 줄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배양육과 곰팡이 단백질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배양육은 현재 진짜 고기에 비해 가격이 높아 일반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는 2030년 이전에 배양육과 진짜 고기의 가격이 비슷해지고 배양육이 시판되기 시작하면 그 가격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양육의 가격이 진짜 고기보다 저렴하게 되면 먼저 가공식품인 햄버거나 토스트 등에 들어가는 고기는 대부분 배양육이 차지할 것이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함박스테이크를 비롯해 자장면에 들어가는 고기도 배양육으로 대체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곰팡이 단백질도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면 일반 소비 시장을 점유할 날이 멀지 않았다.

 

스톨에 가둔 돼지
스톨에 가둔 돼지

<공장식 축산업 지양해야>

소와 돼지는 물론 닭의 공장식 축산화는 가축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각종 질병에 취약한 구조를 만들었다. 구제역과 아프리카 돼지 열병 등은 물론 겨울철이면 닭과 오리에게 치명적인 고병원성 AI도 공장식 축산이 가져온 결과다.

1960년대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대량 가축 생산은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체결로 인해 정부의 축산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로 인한 지원과 함께 급속하게 늘어났다. 이로 인해 19801인당 육류 소비량이 연간 11.3kg에서 201853.9kg까지 5배 가까이 늘어나게 되었다. 미국인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연간 100kg이 넘는데 최근의 추세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보다는 닭고기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공장식 축산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값이 저렴한 닭고기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국가에서는 축산동물을 상품이 아닌 생명으로 보고, 축산동물에 대한 인간의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는 동물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뿐 아니라 가축사육동물의 동물복지를 위해 최소한의 공간 확보 등을 담은 법률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어미돼지의 스톨 사육(좁은 공간의 틀에 가두어 사육하는 방식)을 금지하고, 메사

추세츠주에서는 공장식 축산을 통해 생산된 축산물의 유통과 판매를 금지하였다. 유럽연합은 2027년까지 가축을 우리에 가두어 사육하는 관행을 폐지하고, 방목하지 않은 가축의 수입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2020년 양계장의 케이지(닭장틀)6% 미만으로 떨어뜨렸다.

공장식과 방목형을 접목한 축사
공장식과 방목형을 접목한 축사

하지만 축산농가는 목초지의 확보가 부족한 우리나라 축산업의 현실상 방목형 축산은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공장식 축산은 대체육과 배양육 그리고 곰팡이 단백질이 대량 생산되는 식품산업의 발전에 따라 저절로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방목형 고급 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나친 규제 완화, 총체벼의 직불금 지급 등 절실>

축산농가는 최근 국제 곡물가의 급등으로 인한 사룟값 부담이 커진데다 한우 사육두수의 적정량 초과로 인한 한우값 폭락을 우려하고 있다. 양돈 농가 또한 무관세돼지고기 수입과 사룟값 상승 그리고 금리 폭등에 따른 경영악화 등 악재가 겹쳤다고 한다.

양봉 농가는 지난해 꿀벌의 실종으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특히 전남지역의 양봉 농가가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농진청은 꿀벌 실종이 꿀벌응애류 발생과 말벌류에 의한 폐사, 기후변화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드론 농약에 의한 고독성 농약 살포도 이유 중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같이 우리나라 축산업은 앞으로 총체적 위기에 부닥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은 부족한 실정이다.

사료형 총체벼
사료형 총체벼

김재영 한우협회 광주전남도지회장은 비싼 수입 조사료를 대체할 수 있는 총체벼 확대와 과도한 축산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면서 내년 예산에 수입 조사료를 대체할 수 있는 총체벼 직불금 등 전략작물 직불금이 72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의 3조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총체벼 직불금을 늘려 쌀의 과잉 생산을 조절하고, 수입조사료 대신 국내조사료 생산을 늘려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축 사육 제한 구역 등은 냄새 등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축사 현대화와 사료에 미생물 첨가 등으로 냄새를 저감할 수 있는데도 규제는 과거보다 훨씬 강화되었다. 후계농이나 청년농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재영 회장은 우리나라도 이제 과거의 공장식 축산에서 동물복지형 축산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축사 면적의 확대 등 현실적으로 투자 부담이 적지 않다. 따라서 동물복지형 축사의 경우 가축 사육 제한구역이 아니면 농업진흥구역도 축사 신축을 허가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