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지급금 4만 원? ‘농협이 농협이기를 포기한 것’
장성농민연대가 쌀값 폭락에 따른 정부의 ‘생색내기식 대책’을 질타하고 농협 연합 RPC의 수매가 우선지급금 4만 원 지급 결정에 반대하며 투쟁을 선포했다.
사단법인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장성군연합회(회장 이연수), 사단법인 한국 여성농업인 장성군연합회(회장 정옥연), 사단법인 한국 쌀전업농 장성군연합회(회장 박영수) 등 가칭 ‘장성 쌀값 보장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저지를 위한 장성군 농민연대’는 지난 11일 오전 황룡 RPC 앞에서 집회를 열어 “수매제 폐지, 목표가격 폐지, 대책 없는 쌀 개방 등 식량 주권을 포기한 무차별적 개방 농정의 결과들이 모여 쌀값의 45년 만에 최대 폭락을 불러왔고, 농민들은 농자잿값 폭등, 인력난 등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쌀값 폭락, 생산비 폭등에 아무런 반응이 없는 정부, 근본적 대책 없이 인기몰이에 여념이 없는 정치권의 생색내기식 대책에 더는 기대할 것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에서 시행하는 비룟값 인상분 지원이나 농자재값 일부 지원만으로는 중·소 농업인들의 고통을 해소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에도 9월 29일 농협 연합RPC의 우선지급금 4만 원 지급 결정을 보면서 농협이 농협이기를 포기한 결정에 심각한 우려와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성농민연대는 특히 “농민 경영안정대책비 28억 원이 투자된 농협 연합 RPC는 쌀값 폭락을 모르쇠로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RPC가 그동안 전남평균가나 일부 농협 RPC를 샘플로 한 평균가를 기준으로 수매가를 책정해온 것을 ‘시가 매입을 위장한 기만술’이라고 비판했다.
농민연대는 농협 연합 RPC에 ▲우선지급금을 충청 이남 평균가로 지급할 것 ▲수매가를 충청 이남 지역 평균가로 지급할 것 ▲수매가 결정에 농민 참여를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으며, 장성군에는 ‘지자체 직불금 인상’을 촉구했다. 그러나 농민연대 측은 “농협 연합RPC가 한농연 등 농민연대 요구를 전면 거부했다”면서 이달 25일 농협 군지부 앞 총궐기대회를 예고했다.
100여 명이 넘는 농민이 운집한 이 날 집회에는 장성군의회 고재진 의장·서춘경 산업건설위원장·김연수 의원 등이 참석해 격려했다. 고재진 의장은 “어려운 농업 현실, 우리 농민들의 심정을 충분히 알고 저 역시 영원한 농민이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떤 약속을 드릴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근본적으로 쌀이 넘치는 지금 현실을 정부나 도, 지자체가 먼저 나서 해결책을 찾기를 바라고, 오늘 이 행사가 어려운 농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행정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의회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농연 장성군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서춘경 위원장은 “유례없는 쌀값 폭락으로 인해 저 또한 농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답답할 따름”이라며 “농민들이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군과 농협이 앞장서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우리 의회도 함께하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