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쌀 이용’ 독려하고, 지원 방안 찾아야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
세상이 온통 오르는 것 투성이다. 장바구니 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런 와중에 ‘떨어지는 건 쌀값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뿐이라는 웃지 못할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45년 만의 유례없는 쌀값 대폭락. 농민들은 논을 갈아엎고 머리에 띠를 두르고 ‘쌀값 보장’을 외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천정부지 오르는 농자잿값, 인건비를 감당하며 수확의 기쁨을 향해 달려온 농민들의 고통을 정부와 지자체, 농협은 응당 나눠 짊어져야 한다. 장성군의회는 지난 9월 16일 열린 ‘제344회 장성군의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서 서춘경(산업건설위원장) 의원이 대표 발의한 ‘쌀값 폭락 방지 및 가격안정 대책 마련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대통령실과 국회의장(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등에 송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농연·한여농·쌀전업농 등이 결성한 장성농민연대는 이달 11일 황룡RPC 앞에서 ▲충청 이남 평균가를 기준으로 한 우선지급금·수매가 지급 ▲지자체 직불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쌀값은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는 데 비해 공급은 크게 줄지 않으면서 다른 물가가 오르는 것과 반대로 급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0년 평균 쌀 생산량 감소량은 0.7%인데, 소비량 감소율은 1.4%(1인당 소비량 감소율 2.2%) 수준을 보여왔다. 이는 소비품목 다양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1인 가구 증가 등 간편식 선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산지 재고도 급증해 8월 말 기준 농협 재고는 31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만t 많은 상황이어서 쌀값 하락을 구조적으로 막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장성쌀 이용 모업소에 현판 지원·홍보, 솥밥 설비 지원
최근 강화군은 농업인의 경영 안정을 위해 ‘강화섬쌀 팔아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인천광역시에 ‘강화섬 쌀 팔아주기 운동’을 건의하고, 2021년 산 시장격리곡 7068t을 매입해 쌀값 안정과 재고량 해소를 위해 선제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지역 공공기관, 유관기관, 단체, 기업체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우리 고장 강화섬쌀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천시 각 군·구의 행사에서 ‘강화섬쌀 이용’과 ‘강화섬쌀 팔아주기 운동’ 참여를 당부하고, 자매결연 도시 등에는 직거래장터에서 강화섬쌀을 판매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지역 안팎에서 ‘장성쌀 이용’ ‘장성쌀 팔아주기’ 운동이 벌어져야 한다. 가정에서는 물론 식당 등 업소에서 ‘정상쌀’을 이용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장성쌀 이용 모범 업소에 현판을 지원해 장성쌀 이용 업소임을 홍보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애향심과 신뢰를 고취하는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 장성쌀 장기 사용 업소에는 ‘장성쌀 소비 지원금’ 명목으로 쌀값을 일정 부분 지원하는 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한편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하고 서구식 식단에 비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한식, 그리고 쌀밥의 맛과 우수성을 알려 쌀 소비 촉진에 도움이 되도록 ‘솥밥 설비 지원’을 검토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주민 김 모 씨는 “장성읍 모 식당은 솥밥이 일반 메뉴에 비해 2천 원이 비싸지만 고슬고슬하고 구수한 밥맛과 누룽지를 먹기 위해 꼭 솥밥으로 주문한다”며 “1인분씩 솥밥을 하는 정성과 수고에 비하면 비싼 값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솥밥집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솥밥 설비를 위한 주방 공간이 확보돼야 하고, 일손이 더 많이 가는 일인 만큼 업주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가 우선이다.
“지역 쌀 이용에 적극 동참해달라”
정부는 올해 들어 최근까지 쌀 37만t을 사들인 데 이어 올해 안에 45만t을 매입해 총 82만t을 시장격리 하기로 했다. 이는 작년 생산량(388만t)의 5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많은 물량이며 투입되는 예산만 어림잡아 1조8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 격리된 쌀은 정부 양곡창고에 최장 3년 정도 보관되는데, 막판에는 주정용이나 사료용으로 헐값에 처분된다. 이 경우 쌀 판매금액에서 그간의 보관료를 빼면 거의 제로에 가깝다. 사실상 쌀을 사들여 폐기 처분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8조8000억 원의 시장격리 예산을 허공으로 날리는 셈이다.
지역의 한 농민은 “정부가 안 사주면 폭락하는 ‘쌀값 함정’에서 빠져나와야 하지 않겠냐”며 “정부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쌀 생산조정제)을 재개하고, 소비자들도 지역 쌀 이용에 적극 동참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