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감한종 군수가 취임 100일을 맞았다. ‘화합과 변화’를 군정 목표로 삼을 만큼 군정에 대한 변화 의지가 강했던 김한종 군수는 지난 100일 동안 여러 부분에서 군민들에게 적지 않은 변화를 실감하게 하고 있다.
예전에는 군수실 앞에 군수의 결재를 받기 위해 공무원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들이 자주 목격되었으나 지금은 그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김한종 군수는 실`과장에게 전결권을 이양하고, 대면 결재 대신 전자 결재로 결재 방식을 바꾸었다고 한다.
전자결재는 업무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신속성과 효율성을 가져오게 된다. 부군수와 실`과장에게 전결권을 이양하는 것도 조직의 능동적인 대응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역대 군수가 모두 강조하였지만 이를 실천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김한종 군수가 실`과장과 읍`면장에게 전결권을 대폭 이양한 것은 공무원의 사기진작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물품 구입과 공사 등의 수의계약이 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 쪽에 섰던 업자들을 배제했던 과거의 관행을 깨고, 편 가르기를 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화합을 목표로 삼은 김군수의 군정 철학이 그대로 실행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사에서도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사람이 승진되면 잡음이 일어나지 않게 마련인데 조직개편 이후 인사의 첫 단추가 비교적 원만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에 만족할 수만은 없다. 김한종 군수의 4년 임기는 장성군의 10년, 아니 100년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경 욥기에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구절이 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처음에는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울과 부산을 가는 사람이 처음 장성에서 출발할 때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변화는 말할 수 없는 차이가 있는 것과 같이 4년의 임기는 장성의 미래를 운명지을 수도 있다.
장성군은 지난해 (2021년 4월) ‘장성비전 2030 중장기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였다. 그런데 중장기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주민들과의 소통은 매우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계획수립의 과정에서 정치, 경제, 기술, 사회 등의 변화에 따른 미래를 전망하였고, 특히 코로나 시대 기후환경에 대한 대비와 탄소 중립 등의 실천과제를 제시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
장성군뿐 아니라 광주시와 목포시 그리고 해남군 등이 지난해 ‘2030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였고, 공주시와 김포시, 세종시 등은 ‘2040 중장기계획’을 그리고 순천시에서는 ‘2050 순천 미래비전’을 세워 다가올 미래에 대한 준비를 시작하였다.
코로나 이후 환경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기후위기에 따른 세계적인 탄소 중립 의무화 추진 그리고 4차 산업 혁명의 도래는 농업은 물론 직업, 사회`문화의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음식점에서 로봇이 서빙을 대신하고 있듯이 AI의 등장은 일자리 변화를 가져오고, 기후변화에 따라 농작물 재배의 변화 그리고 신재생 에너지 확대는 우리 산업의 근간을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았는데 최근 긴장 상태가 높아지고 있는 남북이 국지전이라도 발생한다면 그 여파는 외국에서 일어난 전쟁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코로나 이후 보건복지 그리고 감염병 대응에 대한 변화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갖게 하였고, 비대면 수업과 화상회의 등은 이제 새로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4차산업과 기후위기 등에 따른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예산 편성이 뒤따라야 한다. 기후위기는 우리의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지도 모르며 4차산업의 도래는 일자리를 비롯한 사회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이에 따라 10년이내에 사라지는 직업과 새로운 일자리도 발생할 것이며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민선 7기와의 차별성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10년 후의 장성을 설계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