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불모지 광명을 바꾼 ‘폐광의 기적’
관광불모지 광명을 바꾼 ‘폐광의 기적’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2.09.26 01:02
  • 호수 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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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성공률 1%, 불가능을 희망으로 이룬 ‘동굴테마파크’
광명동굴 '예술의 전당'
광명동굴 '예술의 전당'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산업을 핵심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추진해왔다. 특히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지역기반의 테마파크나 지역축제 등 관광 사업이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03년부터 무려 600억원 가까운 예산을 쏟아부은 홍길동 테마파크는 감가상각비는커녕 인건비와 시설유지보수비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대부분의 지역축제도 사람은 불러모았으나 실질적인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미미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성군은 20회가 훨씬 넘은 장성의 대표축제였던 홍길동축제와 단풍축제 등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황룡강 주변에 가을 꽃축제를 열어 수많은 관람객을 불러들이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축제에 소요되는 직`간접비용을 따져보면 축제가 당초 계획했던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성공한 테마파크나 지역축제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최근 주목받는 동굴 테마파크를 심층 취재하였다. 사례로 본 두 곳의 동굴테마파크는 모두 폐광을 활용했다는 공통점과 함께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제외하고도 입장료, 콘텐츠 이용료 그리고 식당, 카페 등의 임대료 수익으로 적지 않은 이익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광명동굴 '와인동굴'
광명동굴 '와인동굴'

<지역 자산을 활용한 테마파크>

5일제 근무가 정착된 이후로 최근의 관광 트랜드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관람에서 벗어나 체험과 참여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관광 사업은 다양화, 세분화되어 소비자가 선호하는 콘텐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근대화`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지역적 유산의 활용이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에서는 청개천 복원사업,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등이 지역 문화 유산을 테마파크로 성공시킨 대표적 사례이며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광명동굴과 충주 활옥동굴이 폐광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로 관광자원화에 성공하였다.

장성군은 고려시멘트에서 석회석을 채취하기 위해 뚫어놓은 지하 14(높이 최대 7m) 총길이 55km의 건동광산 지하동굴이 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로 지하도시, 미디어 테마파크, 호텔, 데이터센터, 지하농업 등은 물론 와인동굴, 공연장을 만들고도 남을 공간이다.

관광불모지나 다름없던 광명시에 연간 100만 명이라는 유료 입장객을 불러오고 있는 광명동굴과 충주시 충주호 주변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람객이 어나고 있는 충주 옥동굴을 통해 장성 건동광산의 관광 테마 공원의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광명동굴 '황금의 길'
광명동굴 '황금의 길'

<폐광이 기적을 이룬 광명동굴 시장의 리더십이 달랐다>

광명동굴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 수도권 최대 규모의 금속광산으로 채굴이 시작되어 19506.25전쟁 대는 주민들의 피난처로 이용되기도 했다. 1972년 폐광이 된 뒤 1978~2010년까지 소래포구 새우젓 저장소로 사용되었다. 2011년 광명시가 43억원에 이 동굴을 매입하여 251억원의 국`도비 지원과 민자유치(동부건설 33%) 등 모두 838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하였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 최초 동굴 예술의 전당을 개관하고, 동굴 수족관, 동굴 레이져 쇼 등 콘텐츠를 확대하여 2015년부터 유료화에 들어갔다. 2015년 한 해만 유료관광객 111만명이 다녀갔고, 2016년에 유료관람객 200만 명을 돌파하였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양기대 광명시장은 2011년 광명동굴을 매입한 뒤 공무원들과 자유토론, 창조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하여 광명동굴의 개발에 힘을 쏟았다. 광명시는 연간 3천여 명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까지 연간 유료입장객 100만 명이 넘는 관광지로 탈바꿈하였다.

광명동굴은 200여 개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와인 생산이 전무한 광명시를 우리나라 와인의 메카로 주목받게 하였다. 광명 와인동굴에서는 전국 30여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생산되는 150여 종의 와인을 시음, 판매하여 연간 3만 병 이상을 판매하고 있다. 광명시는 와인 판매량이 연간 10만 병 이상 늘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다.

광명동굴은 2026년까지 민간자본을 유치해 동굴 주변 55에 자연, 문화, 관광, 쇼핑, 커뮤니티가 융합된 자연주의(Eco) 테마파크로 개발하는 문화관광 복합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폐광이 무슨 관광지가 되겠느냐는 일부 시의원들과 언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양기대 시장의 리더십과 공감 설득력이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광명동굴 '웜홀광장'
광명동굴 '웜홀광장'

<노다지를 꿈꾸던 광부들의 애환을>

광명동굴은 갱도 길이 7.8km 갱도 층수는 총 8레벨로 금,,동 그리고 아연을 채굴하였으며 수백 kg의 황금이 채굴되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광명동굴 입구에는 광명시 자원회수시설(재활용 선별처리장)이 위치해 있으며 동굴 주변에는 동굴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이용한 폭포와 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된 야외 카페, 광물전시체험관 그리고 VR체험(가상현실), 공포체험관 등이 있다. 광명동굴에는 2019년 미디어파사드, 인터렉티브(공감) 체험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 운영하였으나 코로나 유행 이후 일부 콘텐츠는 운영이 중단되고 있다.

광명동굴은 1년 내내 12~14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특히 여름철에 인기가 많다. 동굴에 들어서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동굴에서 흘러나오는 1급수가 더욱 청량감을 느끼게 해준다.

광명동굴 '황금 폭포'
광명동굴 '황금 폭포'

동굴이라는 어둠에서 연출하는 빛은 신비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무한한 변화를 보여줘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동굴에서 솟아나는 1급수를 사용하여 미니 아쿠아리움을 조성하였고, 동굴 식물원에서는 온도에 민감한 식물들을 재배하고 있다.

와인의 숙성에 최적화된 동굴 안에서 마시는 와인은 또 다른 별미다. 우리나라 최초로 조성된 동굴 예술의 전당에서는 100여 명 이상이 영상은 물론 연극과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를 동시관람할 수 있다.

노다지를 꿈꾸며 목숨을 걸고, 광석을 캤던 광부들의 애환이 서린 동굴 역사관에서는 광부들이 쓰던 광차, 동굴에서 발굴된 물건 그리고 광부들의 생활상을 전시해둔 모형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황금길’ ‘풍요의 여신상’ ‘황금폭포등을 관람하고 소원을 비는 황금패를 걸어두는 소망의 벽에서는 관광객이 소원을 비는 황금패를 직접 달 수가 있다. 불로장생을 비는 불로문에서는 기념사진을 찍고, 풍요의 여신상 앞에서는 복을 기원하기도 한다.

광명동굴은 전체 길이 7.8km 가운데 1.8km에 이르는 동굴 내부에 25개의 콘텐츠를 만들어 관광객이 지루하지 않게 하였고, 개방되지 않은 6km에도 안전성 등이 담보되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연장할 계획이다.

 

광명동굴 '황금 소원패'
광명동굴 '황금 소원패'

<천연동굴도 많은데 폐광이 관광 자원이 된다고?>

우리나라에는 종유석 등 천연동굴이 많이 있다. 하지만 천연동굴은 인공적인 개발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동선이 불편하여 관광객의 접근이 쉽지 않다. 일부 천연동굴은 하루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있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다.

광명동굴은 2500만 명이 살고 있는 수도권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고, 동굴이라는 독특한 장소성이 관광객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여행자는 어디에 있느냐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을 느끼게 된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이라든가, 절벽 위에 걸린 듯 아슬아슬한 사찰(유럽의 수도원) 그리고 땅 속에 있는 동굴은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살고있는 번잡한 사회와는 다른 세상으로 느껴져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현대인들이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동굴체험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가능하여 요즘 가족 중심의 여행 트랜드에 적합하다.

광명동굴은 20154월 유료개방 이후 2021년까지 6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대표관광지에 3회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2019년부터 유행한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의 방문이 다소 주춤하기도 했지만 2022년 여름부터는 다시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광명동굴 '아쿠아월드'
광명동굴 '아쿠아월드'

43억 원에 매입한 광명동굴은 2017년 한국산업관계 연구원에서 1530억 원의 자산가치가 있다고 발표하였다. 무려 37배의 자산가치가 늘어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광명시의 간접홍보 효과와 광명시민의 자부심 상승 그리고 주변의 경제 효과를 고려한다면 그 가치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광명동굴의 성공사례는 국내뿐 아니라 폐광의 활용을 고민하는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져 각국 공무원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다. 광명동굴에서는 프랑스 도르도뉴주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회를 열기도 하였는데 프랑스 의회와 도르도뉴주 시의회에서는 광명시 대표단을 초청해 광명동굴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회 의미를 발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라오스 정부에서도 광명동굴개발 사례를 벤치마킹해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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