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니다
반복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니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2.09.26 00:34
  • 호수 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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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이 말은 1980년대 컬러텔레비전의 등장과 함께 가전제품 시장이 확대될 때 모 가전제품의 광고에 나오는 문구다. 결혼 중매회사에서는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로 이 광고 문구를 인용하여 쓰기도 했다.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반복이며 어떨 때는 아주 보잘 것 없고 작은 선택이 평생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한다.

지난 920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선수권대회 참가 중 골프 규칙을 위반한 윤이나에 대해 3년 동안 KLPGA 주관 또는 주최의 모든 대회 출장 정지를 결정하였다. 윤이나는 19세의 어린 나이지만 남성 골퍼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장타로 유명하며 7월에 열린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대회에서 우승한 골프 유망주였다.

윤이나는 지난 6월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밀렸고, 공이 패널티 구역으로 넘어갔는데도 러프에 있던 다른 공을 자신의 공으로 착각하여 경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경기 도중 그 공이 자신의 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음에도 주최 측에 이를 알리지 않고 경기를 계속하였고, 한 달 뒤에야 이를 자진 신고했다. 그것도 함께 경기를 했던 캐디와 불화가 생기자 뒤늦게 이를 신고한 것이다.

윤이나는 경기 도중 러프에 있던 공이 자신의 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주최 측에 바로 신고했어야 했고, 최소한 경기가 끝난 뒤에는 이를 알리고 사과했어야 했다. 더구나 경기를 함께한 캐디는 윤이나가 주최 측에 잘못된 공을 사용한 사실을 알리도록 해야 했다.

사람은 신이 아니기에 인생을 살면서 크고 작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실수한 뒤에 반응은 제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가장 바람직한 태도는 다른 사람 앞에서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건 불이익을 달게 받겠다는 의미로 자신이 갖고 있는 지위, 재산 그리고 명예 등을 잃어도 좋다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당장에는 많은 것을 잃을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얻고 더 큰 잘못을 예방하게 된다.

다른 사람 앞에서 실수를 인정한 사람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태도나 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마음을 다잡게 된다. 성경에서 회개하라고 한 말씀은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며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마음을 고쳐 바르게 행동하라는 의미다.

수행자들이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하는 방법 중에 하나로 보름에 한 번씩 포살(布薩)과 자자(自恣)를 시행하게 되는데 포살은 자신의 잘못과 실수를 대중 앞에서 고백하는 것이고, 자자는 상대방의 잘못을 대중 앞에서 지적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뛰어난 사람들이 가끔 중대한 결정을 할 때 어이없는 판단할 때가 적지 않다. 경영전략가인 올리비에 시보니는 선택 설계자들이라는 그의 책에서 똑똑한 리더들이 저지르는 끔찍한 실수에 대해 가장 먼저 확증편향을 들었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견해나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말하며 자기중심적 왜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훌륭한 리더는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기 위해 협업과 교차검증을 반복한다. 올리비에는 확증편향을 막기 위해 악마의 변호인을 지정하라’ ‘의견 불일치를 두려워하지 마라’ ‘거리낌 없이 말하는 문화를 만들어라’ ‘당당하게 생각을 바꿔라고 제안하였다.

윤석열 정부의 반복된 실수는 국민으로부터 불안과 공포마저 들게 하고 있다. 운동선수가 기술적인 실수를 반복할 때는 연습 부족 때문이라고 말한다. 윤석열 정부의 반복된 실수는 연습없는 운동선수와 같이 준비되지 않은 권력의 쟁취,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오만, 위험한 확증편향, 협업 없는 독주, 시스템이 아닌 사적 작동 등이 결합된 결과다.

국민은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면 대통령은 물론 그의 부인이 무슨 실수를 할지 불안하고, 국내에 머무를 때는 무슨 일을 저지를지 두려워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과 미국 방문은 국민에게 부끄러움만 선물했다. 윤대통령이 환골탈퇴하는 회개가 없이는 대한민국의 내일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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