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팔고(四苦八苦), 버리고
사고팔고(四苦八苦), 버리고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2.06.27 15:55
  • 호수 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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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고 고통은 멀리하려고 한다. 불교에서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네 가지 고()라고 하여 사고(四苦)라고 한다. 여기에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고(), 원망스럽고 미운 것을 만나야하는 고. 구해도 얻지 못하는 고, 몸과 마음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고를 더해 팔고(八苦)라고 한다. 그래서 모든 것이 다 고라고 하여 일체개고(一切皆苦)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인생은 고해(苦海)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인생은 여덟 가지 고통 속에 살아간다는 의미로 인생팔고(人生八苦)라고 말하기도 한다.

()란 보통 괴로움이라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고에도 다양한 것이 있으니 첫째는 마음 속으로 애타고 괴로워하는 것이고, 둘째는 바라는 일이 해결되지 않아 마음이 어둡고 근심하는 것이며, 셋째는 마음이 불안하고, 걱정되어 안심이 되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욕심이 해결되지 않아 번뇌로운 것이며 마지막으로는 몸이 병들거나 구속되어 고통스러운 것이다.

모든 사람은 이 고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면서도 고에 더욱 빠져들고, 종교는 사람을 고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탄생했지만 오히려 고를 더하게 하기도 한다. 고의 원인에 따라 고의 해결방법도 다르게 되고 그래서 교의(敎義)가 다른 많은 종교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고()란 원래 어떤 뜻일까? 불교에서 고 또는 고뇌는 duhkha에서 연원하는데 범어로 duh는 양육하다 또는 젖을 먹이다는 뜻이고, kha는 멈추다는 말이다. 따라서 고(duhkha)양육을 멈추다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젖을 먹이던 어린아이에게 양육을 멈추면 아이는 달콤한 젖 대신 밥을 찾아야 하고, 어미의 품과 같은 따뜻한 요람이 아닌 곳에서 잠을 자야한다. 바라는 것을 이루지 못하고 뜻하지 않은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붓다가 이 세상에 와서 가르침을 편 이유는 중생의 고통을 제거해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예수가 이 땅에 오신 것도 인간이 지은 원죄(原罪)를 대신하여 죽음으로써 인간의 고통을 해방시키기 위함이다.

불교에서는 고의 원인이 집착과 탐욕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집착과 탐욕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고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르고, 바른길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기독교에서는 고의 원인이 인간의 조상이 야훼의 말씀을 어기고,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이 원죄를 벗어나기 위해 회개해야 한다고 한다.

어찌 되었든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누구든 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어떻게 하면 고에서 벗어나 즐거운 삶을 살아갈 것인지가 우리의 과제다. 생노병사의 고는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나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이니 이를 벗어나려고 애쓸 때 고가 가중된다. 다만 나이에 맞게 늙어가며 건강하게 살기 위해 스스로 절제하고, 근신해야 한다.

팔고 가운데 구해도 얻지 못하는 고통이 있다. 특히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어서 욕망을 채우려고 하면 탐욕이 되고, 탐욕은 지혜를 태우는 독이 되어 삶을 망가트리게 된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당선자와 낙선자로 갈리게 되었고, 당선자를 지지했던 사람들과 낙선자를 지지했던 사람들로 갈렸다. 낙선자의 허탈함과 뜻을 이루지 못한 고통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만큼 클 것이다. 하지만 당선자는 권력이 갖고 있는 속성에 의해 유혹이라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두 새로운 고의 시작이다.

사찰에서 화장실을 해우소(解憂所)라고 하는데 이는 근심을 덜어버리는 곳이라는 말이다. 승려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다섯가지 주문을 외우는데 그 첫 주문이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일세, 탐진치 어둔 마음 이같이 버려 한 조각 구름마저 없어 졌을 때, 서쪽에 둥근 달빛 미소 지으리이다. 버리는 일이야말로 근심과 걱정을 털어버리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사고팔고(四苦八苦)버리고에서 가장 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욕심과 성냄을 버리면 자유를 얻게 된다. 그래서 버리고는 당선자와 낙선자 모두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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