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2.06.19 23:19
  • 호수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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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경 발행인

나무를 자른 후에야 그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듯 사람이 떠난 자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뒷모습이 있다. 감출 수 없는 뒷모습에서 그 사람의 진실을 읽어 낸다. 우리는 자신이 일하던 자리를 깔끔하게 정리할 줄 아는 사람, 떠날 때와 물러설 때와 멈출 때를 아는 사람들을 보면서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람은 뒷모습보다는 서로의 앞모습을 바라보고 사는 사회적 동물이고 그 앞모습을 가꾸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얼굴을 다듬으며 정성을 들인다. 거울에 비치는 곳은 그렇게 단장하면서 거울에 보이지 않는 곳은 어찌하고 있는지!

마음까지 비쳐주는 거울이 없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퍽이나 다행스러운 일이고 그래서 우리는 거울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볼 수 있는 것은 아닐지! 만일 마음까지 비추는 거울이 있다면 그때도 그렇게 자신만만할 수 있을지를 반추해 본다.

물론 앞모습이 의미 없다는 것이 아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우리가 자기의 앞모습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가꾸는 것은 자신의 얼굴과 인격에 대한 책임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기에 아름다운 앞모습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바람직한 자세이며 본능일 것이다. 특히 자기PR 시대이면서 치열한 경쟁의 시대인 현대 사회에서는 때론 실력도 실력이지만 외모로 느껴지는 첫 인상 또한 인생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프랑스의 소설가 생텍쥐페리가 그의 대표작어린 왕자에서 사막 여우와 어린 왕자의 대화를 통해 말했듯이, 인생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보이는 부분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일 수 있는데도 삶에 대한 진실과 애정, 참된 사랑과 깊은 겸손이라는 내면의 아름다움은 망각한 채 밖으로 드러나는 몸매와 얼굴에만 몰입하는 것이 현실의 전부이자 대세라고 한다면 이는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이 아닐는지...

세상 사람들 중에는 부와 명예와 권력을 움켜쥔 성공한 사람들이 있고 그렇게 자신의 뜻을 성취하며 뭇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중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여 세상을 살맛나게 하며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멋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반면 화려한 앞모습과 당장의 권위 때문에 앞에서는 굽신거리며 존경받는 것 같지만 뒤돌아서면 손가락질 당하는 인사들 또한 부지기수이고 그러한 부류 중에는 유권자의 표를 먹고 산다는 선출직 공직자, 이른바 정치인들을 빼놓을 수 없음은 우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치열했던 6·1지방선거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그리고 입지자들의 당락이 결정되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경선과정에서든 본선경쟁에서든 기왕에 물러나는 출마자에게는 그동안 수고로우셨다고, 당신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방점을 찍고자 하는 것은 지역의 일꾼으로 부름을 받아 향후 우리네 살림살이를 책임질 당선자들의 앞으로의 뒷모습이다. 박수를 받으며 영광스럽게 입성한 당선자들이 주어진 공직 생활 내내 군민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선량이 되어 임기를 마치고 떠나갈 때 진정으로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부디 머물렀던 자리가 향기로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학수고대하는 것이 지나친 욕심이 아니기를 바라본다. 강조하거니와 사람은 등장할 때도 중요하지만 퇴장할 때의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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