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염치를 다시 쓴다
예의염치를 다시 쓴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2.05.09 17:02
  • 호수 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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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핵심 덕목인 예의염치는 나라를 바로 서게 붙잡아주는 밧줄과 같다고 해서 사유(四維)라고 부른다. 관자(管子)의 목민편에는 사유 가운데 하나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고, 둘이 없으면 위태롭게 되며, 셋이 없으면 근간이 뒤집어지고, 넷 모두가 없으면 그 나라는 결국 망하게 된다고 했다. 사유는 국가경영뿐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요소다.

사유에 효제충신(孝悌忠信)의 네 덕목을 합해 팔덕(八德)이라고 하는데 중국에서는 이를 잃고 사는 사람을 왕파단(忘八蛋)’이라고 부르는데 가장 치욕스러운 욕이라고 한다.

()란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이며 행동이 법도를 어기지 않는 것이다. ()는 옳은 일에 물러서지 않음이요. ()은 청렴하고 검소하여 바른 것이며 사악함을 감추지 않아야 한다. ()는 부끄러움과 욕된 것을 알며 부끄러운 행동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염치는 염조(廉操)와 지치(知恥)의 줄임말로 청렴하여 지조를 잃지 않는 것이며 부끄러움을 알아 용기를 버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중용에 학문을 즐기는 것은 지혜에 가까워지는 것이며 힘써 행하는 것은 인()에 가까워지는 것이며 수치를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맹자도 염치를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고 할 만큼 유교에서 염치는 그 어떤 덕목보다 중히 여겼으며 유교(성리학)을 정치이념으로 삼았던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특히 염치가 더욱 강조되었다.

중국에서 치욕스러운 욕을 왕파단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우리는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는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을 파렴치범이라고 부른다. 파렴치란 염치가 없는 사람 곧 청렴하지 않고, 수치를 모르는 행동을 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파렴치는 염치가 없다는 뜻의 몰염치(沒廉恥) 또는 얼굴이 두터워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후안무치(厚顔無恥)보다는 더 강한 표현으로 염치없는 짓을 하다또는 염치없는 행동을 저지르다는 뜻을 갖고 있다.

[중용]에는 사람에게 수오지심부끄러움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고 하였는데 성현들은 사람과 짐승의 다른 점은 부끄러움을 아는 것과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목민심서에는 관리가 수치심을 알지 못하면 뇌물을 받아 기강을 무너뜨리고, 국세를 낭비하여 나라의 재정을 고갈시켜 멀지 않아 나라가 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지명한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지명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에 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인철 교육부장관 지명자는 스스로 사퇴하였고,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지명자는 청문회 도중 민주당 의원들의 퇴장으로 청문회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끝났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부실한 자료제공과 고위 공직과 대형 로펌을 오가며 고액 연봉을 받은 것 등이 시대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한덕수(국무총리), 정호영(보건복지부), 한동훈(법무부), 원희룡(국토교통부) 등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에 대해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한덕수 총리후보자와 정호영 장관 지명자, 원희룡 장관 지명자에게서 똑같이 느낀 국민의 감정은 높은 자리에 오를 사람들이 염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뻔뻔하다는 것이다.

신용사회에서 개인 카드사용 내역이 전혀 없는 한덕수 총리후보자는 카드를 사용하였으나 내역은 공개할 수 없다고 버텼다. 부인의 그림 판매 등 온갖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였다.

정호영 장관 지명자는 더욱 가관이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청문회가 아니라 부정과 비리 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할 뿐이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지명자는 부인과 자녀의 도덕성 문제가 연일 언론에 제기되고 있다. 국정 운영 능력을 따지기 전에 지도자는 먼저 염치가 있어야 한다. 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마다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하지만 염치없는 사람들이 참 많아 안타깝다. 이들을 걸러내는 몫은 결국 유권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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