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한 정치는 없는가
국민을 위한 정치는 없는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2.04.04 23:33
  • 호수 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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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 유교 국가를 실현하고자 했던 조선의 성리학은 왕과 양반 관료 사이에 끝없는 권력 투쟁의 연속이었고, 권력 투쟁의 결과는 조선의 패망으로 끝이 났다.

조선후기 권력의 중심에 있던 노론계급은 왕권을 무력화시키며 백성의 재산을 수탈하였고, 권력의 밖에 있던 실학자들은 왕권을 강화하여 백성의 수탈을 막고, 유교 본연의 애민사상을 충실히 실현하고자 했으나 신분의 타파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일본 제국주의에 조선이 위태로울 때도 노론계급은 친일파가 되어 나라를 팔아 귀족으로 남으려 하였고, 야당이었던 남인은 항일운동으로 나라를 되찾아 임금을 옹립하고 그들이 귀족이 되길 꿈꾸었다.

위정척사를 주창하며 조선왕조를 고수하려던 조선의 선비들도 신분 계급의 타파와 토지의 분배(경자유전)에는 반대하며 귀족 신분제를 지키고 싶었던 기득권 세력이었다.

2500여년 전 초나라에는 붉은 새떼 같은 구름이 태양을 끼고 날아가는 듯한 모습이 사흘간이나 계속되었다. 군주인 소공은 천문과 역법에 능통한 태사에게 무슨 징조인지 물었고, 태사는 소공()이 중병에 걸릴 징조라며 굿을 해서 병이 신하에게 옮기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때 소공은 내 뱃속에 중병을 없앤다면서 나의 팔다리 같은 신하에게 병을 옮긴다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며 태사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백성을 이롭게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며 백성을 피붙이로 여긴다는 이 이야기는 춘추좌전에 실린 일화 가운데 하나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우루과이 대통령을 역임한 호세 무히카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가장 청렴하고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남아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 청년 시절에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그는 13년 동안 감옥에 갇혀있기도 했으며 대통령에 재임하는 동안 실업률은 13%에서 7%로 낮추고, 빈곤율은 40%에서 11%로 낮추었으며 2013년과 2014년 노밸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대통령 전용차를 마다하고, 출고된 지 23년이 지난 1987년식 하늘색 폭스바겐을 타고 다녔으며 대통령궁은 인민의 재산이라며 2012년 겨울 추위가 오자 노숙자들을 머물게 하고 자신은 사저인 허름한 농가에 머물렀다.

자신이 받는 봉급의 90%는 사회기금(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으로 기부하였으며 선진국 사람들처럼 소비한다면 우리는 지구라는 행성이 세 개나 필요하다며 환경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우루과이는 우리나라와 같은 5년 대통령 단임제로 2015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호세는 취임 때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퇴임하였고, 우루과이 국민은 아직도 그를 페페(할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르고 존경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치인이 선거에 나설 때 헌법의 조문처럼 반복하는 말이 국민을 위해 무거운 짐을 진다는 것이다. 어떤 정치인은 자신의 조국이나 고향을 나의 신앙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앙으로 여긴다면 첫째로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하며 둘째로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하며 셋째로는 모든 국민을 진실로 사랑해야 한다. 헌신과 겸손과 사랑이 없는 신앙은 가짜 신앙이며 거짓 신앙이다. 마태복음에서 예수는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하였다. 진정으로 주민을 사랑하는 정치인이라면 나를 지지하지 않는 자와 나를 음해하는 자를 원수로 여기지 않으며 나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측은지심으로 대해야 한다.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전대통령은 대단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 아니라 국민을 사랑하고 원칙과 정의를 실현했을 뿐이다. 카톨릭의 영향을 받아 낙태와 동성애를 금기했던 우루과이에서 그는 과감히 이를 합법화했으며 스스로 청렴과 헌신을 실천하였다. 지방선거 투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거창한 공약, 입에 발린 애향심으로 군민들의 표를 구할 것이 아니라 군민에게 헌신하고 겸손하며 군민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후보가 많아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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