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미래 그리고 상실감
불안한 미래 그리고 상실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2.03.13 22:12
  • 호수 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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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끝났다. 호남인들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80%가 넘는 절대적 지지를 보냈지만 국힘당 윤석열 후보에게 패배하였고, 지지자들의 상실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게 되었다.

호남인들은 2002년 대선에서 부산 출신인 노무현 후보를 전폭 지지하였고, 2017년 대선 때도 부산 출신인 문재인 후보에게 몰표를 주었으며 이번 대선에서는 경북 안동 출신인 이재명 후보를 적극 지지하였다. 영남 출신 후보에게 몰표를 준 호남인들은 지역감정도 없었고, 편 가르기도 하지 않았으며 다만 어떤 선택이 더 가치 있고, 올바른 길인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았다.

윤석열 당선자는 국정 철학의 부재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독선, 민주주의와 바른 역사관에 의한 가치관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윤석열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서 국민통합과 정치개혁 그리고 공정과 상식의 사회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젠더 갈등을 일으켜 20대 청년들을 남성과 여성으로 편 가르기하고, 세금으로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부추기고, 지역 이기주의를 발생시킨 국힘당과 윤석열 당선자가 무엇으로 국민 통합을 이룰 것인지 갑갑하기만 하다.

국민통합은 권력과 이익을 나누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선 결과에 따라 권력과 이익을 나누는 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0.1%도 되지 않는 극소수의 기득권자이고, 대다수의 국민은 명분과 가치를 더 소중히 여기며 그런 가치 속에서 통합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SNS에 대선 결과에 분해하고 상처받은 내용의 글을 보면 네티즌의 거의 전부가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었다고 한 자리 차지하거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으로 생각하며, 정의와 상식이 사라졌다고 믿으며, 국민을 갈라치기 해서 권력을 잡으려는 자들에 대한 분노가 가득할 뿐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을 무시하고 철저히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한밤 중에 만나 후보 단일화와 합당을 결정한 것도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행위다. 우리나라 헌법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되었지만 국민은 그들의 권력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윤석열 당선자가 정치개혁을 말했지만 소수의 목소리와 약자의 주장을 들어주고 그들을 배려할 수 있는 정치구조 즉 안철수 후보의 주장처럼 다당제의 틀은 후보 단일화라는 과정에서 철저히 짓밟혀졌다. 민주당을 좌파 운동권 정권으로 규정해버린 윤석열 당선자가 정의당과 진보당 등 개혁세력을 정치 파트너로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진보당을 용공으로 몰아 박살 낸 박근혜 정부 시절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고 염려된다.

정의롭고 상식적인 사회의 구현은 국민이 판단할 몫이지 정치인 또는 정치 집단이 말로 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정치인이 법과 제도 그리고 정치적 행위로 이를 구현해야 하지만 정의롭고 상식적인 사회는 가진 자가 아니라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도록 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호남인들의 상실감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더욱 겸허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정치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정의당을 비난하는 치졸한 짓은 더욱 해서는 안 되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에게 돌팔매를 던져서도 안 된다.

난폭하고, 길을 알지 못하며 독선으로 가득 찬 선장에게 키를 맡긴 선원들처럼 이 땅에 평화와 평등 그리고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걱정하는 나라가 아닌 국민이 대통령과 국가의 안위를 위해 노심초사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국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삶은 고단해질 것이다.

자업자득이란 말이 있다. 윤석열 후보를 선택한 대한민국 국민의 공업(共業)이 시작된 것이다. 윤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의 잘못도 심상정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의 탓도 아니다. 우리 모두의 탓이고 우리 모두가 극복해 가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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