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사업 관리조례 필요, 사전검토부터 결과까지 전 과정 공개해야
해남군이 올해 총 123건, 5,179억 원에 달하는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창군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보도가 연일 계속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2020년 실적 103건, 1,182억 원과 비교해보면 공모사업 선정 건수는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사업비는 4배 이상 껑충 뛰었다.
지난 8일 기획실 소관 2022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김회식 의원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남군은 올해 공모사업 선정으로 확보한 사업비가 5,179억 원에 이른다”며 “우리도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에 문경배 기획실장은 “우리 군은 42건의 공모사업을 신청해 28건이 선정됐고 사업비는 585억 원”이라며 “해남군은 (계속사업 등) 자연스럽게 확보되는 국·도비 보조사업까지 포함한 것으로, 그렇게 따지면 우리 군도 2,446억 원 정도 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해남군 공모사업팀 담당을 통해 확인한 결과 2021년 공모사업 실적 123건, 5,179억 원 확보는 신규사업만 포함한 것으로, 따지고 보면 총사업비 4,079억 원이 국비로 투입되는 농식품기후변화대응센터 유치가 ‘2021년 해남군 공모사업 성과’의 큰 몫을 했다. 이외 100억 원 규모의 채소류 출하조절시설 지원사업 등 농정·유통 분야의 성과가 눈길을 끈다.
장성군은 작년 7월 공모사업 등을 총괄할 기획실 산하 ‘지역계획’팀을 신설했다. 2022년 예산에는 ‘전 부서 대상 공모 추진 지원을 위한 연구용역비’ 7천만 원을 편성했다. 이제 전남 12개 시군이 시행 중인 ‘공모사업 관리 조례’를 살펴보자.
이런 조례 어때요? (30) 공모사업 관리 조례
고흥·곡성·나주·목포·무안·순천·영광·완도·장흥·진도·함평·해남 등 전남 12개 시·군이 공모사업( 및 교부금) 관리 조례(규정)를 제정, 시행하고 있다. 2020년 12월 제정된 ‘해남군 공모사업 관리 조례’ 제3조(종합계획의 수립)는 공모사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군수가 ▲공모사업 관리를 위한 기본방향 및 추진 목표 ▲전년도 공모사업 관리 실적에 대한 분석 및 총괄평가 등이 포함된 종합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규정했다. 공모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검토해야 할 사항으로는 ▲공모사업의 적법성 ▲사업 타당성 ▲주민 의견 및 부서 협의 ▲재정 협의 ▲사업 효과 등을 들었다. 공모사업이 2개 이상의 부서와 관련되거나 전문가 등의 자문이 필요한 경우 프로젝트팀을 별도로 구성·운영할 수 있고, 공모사업의 규모와 군정 기여도 등을 고려해 공모사업 선정에 공적이 있는 공무원, 부서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제7조(의회 보고)는 ▲해남군이 신청하는 국·도비 등이 포함되는 공모사업 중 군비 부담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으로써 총사업비 10억 원 이상 ▲민간이 군수를 거쳐 신청하는 국·도비 등이 포함되는 제안 공모사업 중 군비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으로써 총사업비 5억 원 이상 사업에 대해 의회에 사전보고해야 하고, 의회는 공모사업이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공모사업 관리 조례를 시행 중인 전남 12개 시군 대부분이 공모사업 사전 검토 때 주요 정책과 관련한 주민 의견을 청취하도록 규정했다. 행정력과 예산이 수반되는 공모사업 사전 계획 단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모 추진 과정, 결과 역시 주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