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할만한 지도자는 없는가?
존경할만한 지도자는 없는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12.12 22:07
  • 호수 8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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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고 5`18 민주항쟁을 총칼로 짓밟으며 어린아이부터 부녀자까지 살상했던 전두환과 노태우가 사망했다. 서슬 퍼런 군사독재로 언론과 방송을 권력의 앵무새로 만들고, 어용 지식인을 동원하여 정권을 찬양하게 만들었던 그들의 죽음은 쓸쓸하고 외로웠으며 애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서 박정희와 전두환 그리고 노태우에 이르기까지 과연 국민 다수가 존경할 만한 사람이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직 대통령 가운데 살아 있는 두 사람 이명박과 박근혜는 법의 심판을 받아 감옥에 있으니 세계경제협력기구에 가입했을 만큼 잘 사는 나라 대한민국은 부끄럽고 불행한 나라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15~20대 대통령 후보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세종대왕과 김구선생 그리고 다산 정약용을 꼽았다고 한다.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 뿐 아니라 조세개혁을 이루었으며 백성과의 소통을 가장 강조하고 실천한 인물이다.

백범은 임시정부를 이끌며 독립운동에 앞장섰으며 죽는 날까지 통일 조국을 이루고자 앞장섰던 민족의 지도자이고, 다산은 백성이 그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민본주의와 실용주의를 주창한 개혁 사상가이다.

그렇다면 수만 명이나 되는 종교지도자 가운데 신자들은 물론 국민들의 존경을 받은 사람은 몇이나 될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스님이다. 두 분의 공통점은 일생을 청빈하고, 검소하게 살았으며 남을 배려하고 자신이 한 말은 반드시 실천했다는 것이다. 무소유로 상징되는 법정스님과 내 탓 네 덕을 강조하셨던 김추기경은 종교를 떠나 깊은 우정을 나눈 벗이기도 했다.

다른 나라 지도자 중에 국민의 존경을 받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인도의 간디와 미얀마의 아웅산 그리고 베트남의 호치민과 중국의 마오쩌뚱(毛澤東)이나 저우언라이(周恩來)는 국민에게 종교의 교주와 같은 존경과 추앙을 받고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오직 조국과 국민을 위해 헌신했으며 죽는 날까지 겸손했으며 청빈하고 검소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히말라야 기슭의 작은 나라 부탄의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국왕은 지난봄에 45일 동안 코로나 발생 지역에 들어가서 주민들을 위로하고 국경 지역을 걷고, 노숙하며 코로나 방역을 위해 애쓰는 군인과 방역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부탄 국민이 국왕을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이유는 국민이 가장 위험하고 힘들 때도 국왕이 늘 국민 곁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존경과 신뢰는 권위와 유능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직과 진실 그리고 겸손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은 브라질의 전 대통령 룰라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룰라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노동자 출신이지만 국가 경영 파탄의 위기에서 8년 동안 재임하며 경제회복과 민주화를 이루어 퇴임할 때 무려 87%의 지지를 얻었다. 룰라가 다음 대통령에게 당부한 말은 심장에서 우러나는 정치를 하라.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라. 최선을 다해 민주주의를 실천하라.”였다.

정치인이나 종교인 외에도 존경받는 사업가들도 적지 않았고, 심지어 작은 동네에도 존경받는 어른이 있어서 아랫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고, 크고 작은 다툼의 조정자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존경받는 어른, 선생, 지도자, 사업가, 종교지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유능한 정치인도 많고, 지식이 많은 선생이나 어른이 흔하게 널려 있는데도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정직하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며 이웃을 배려하고,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사는 사람은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더라도 그 주위에서 그를 존경하게 된다. 옳은 일에 앞장서며 이익 앞에 의리를 저버리지 않으면 다른 이의 스승이 될만하다.

안타깝게도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가장 유력한 여야 두 후보 모두 국민의 존경은커녕 비호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수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고 보면 대한민국의 국격, 지역의 품격이 아직 미개한 후진국보다 나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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