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개의 역사
인간과 개의 역사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11.07 23:17
  • 호수 8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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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씨가 개의 식용에 대해 묻자 식용개는 따로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에는 그가 키우고 있는 애완견에게 사과를 주는 모습을 SNS에 올려 광주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우리나라 애견사료 시장 규모가 6조 원에 이른다는 CJ제일제당의 자료를 보면 애완견을 기르는 가정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된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핵가족화 그리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애완견, 애완묘 등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개의 조상은 늑대에서 비롯되었는데 약 3만여 년부터 인간과 협력하며 함께 살아온 동물로 인간과 교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개다. 개의 품종은 약 200여 년 전부터 매우 다양하게 발전하여 군견이나 경찰견같은 사역견과 양을 몰아 주는 목양견과 눈이 많은 곳에서 썰매를 끄는 썰매견, 멧돼지 등의 수렵을 돕는 수렵견, 집을 지키는 실용견 그리고 사람과 함께 집에서 거주하며 생활하는 반려견 등이 있다.

개의 뼈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벨기에의 고예동굴에서 출토된 것으로 약 36천여년 전의 두개골 뼈이다. 네덜란드에서 발견된 개의 두개골은 33천여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위 사례에서 발견한 놀라운 사실은 1만여 년 전 농경사회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아득한 구석기 시대 인간이 동굴생활을 할 때부터 개를 사육했다는 것이다. 유전학자들은 그동안 개와 늑대의 분기가 11천년에서 16천여년 전으로 추정해왔지만 고예와 네덜란드 등에서 발견된 개의 두개골에서 분석한 DNA 분석결과 개의 가축화는 3만여년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인간이 동물과 식물을 재배한 일을 약 1만여 년 전 신석기 시대부터라고 간주해왔다. 우리의 조상들이 원시 수렵 채취 생활에서 농사를 짓고 한곳에 정착하며 가축을 사육하며 문명의 토대를 닦았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최초에 인간과 공생을 시작한 개는 인간이 고의로 사육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공생관계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늑대의 무리 가운데 비교적 순한 성질을 가진 어린 늑대는 인간이 사냥한 동물의 사체를 먹어치우며 인간과 가까워지고, 곰이나 하이에나와 같은 다른 동물로부터 인간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러시아 과학자 드미트리는 가장 순한 여우들을 선택하여 그들끼리 교배를 시켜 서른 세대 만에 절반에 가까운 여우가 순한 개체로 바뀌었고, 50년이 지나자 모든 개체 수가 가축화된 개와 같이 인간에게 매우 친숙한 반응을 보였다.

출토된 뼈를 분석한 결과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의 인간과 개는 식생활도 함께 바뀌었음이 밝혀졌다. 구석기 시대의 인간과 개는 주로 고기를 먹었지만 신석기 시대 인간이 농업을 시작하며 개도 녹말 소화효소를 지정하는 아밀라아제 유전자를 보유하게 되었다.

19세기 무렵부터 개는 다양한 품종으로 개량되어 현재는 400여 품종의 개가 등장하였고, 품종간의 교배를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품종의 개가 탄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개는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었으며 인간과 공생의 관계를 맺어온 동물 임에 틀림없다.

주인에게 충성을 다한 충견과 의로운 개에 대한 이야기는 수없이 많고, 주인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버린 개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개만도 못하다든가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등 개와 관련된 속담도 많다.

선불교에서 공부에 사용하는 화두에 개에게도 불성(부처가 될 수 있는 씨앗)이 있느냐?’는 것이 있을 정도로 개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윤석열씨는 개를 먹을 수 있는 식용견먹어서는 안 되는 반려견으로 나누었다. 하지만 진정으로 개를 사람과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로 여긴다면 먹을 수 있는 개와 먹어서는 안 되는 개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 모든 종류의 개는 인류와 함께 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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