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밝은 달아
한가위 밝은 달아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1.09.12 21:42
  • 호수 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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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秋夕) 또는 한가위는 음력 815일에 치르는 명절로 설날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연중 으뜸 명절이다. 중추, 중추절, 중추가절, 가배, 가배일, 가위, 팔월대보름 등으로도 불린다. 삼국사기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추석을 명절로 삼은 것은 삼국시대 초기로 신라 제3대 유리왕 때 도읍인 서라벌 안의 부녀자를 두 패로 나누어 두 명의 왕녀가 각 무리를 거느리고 백중(음력 715) 다음 날부터 한 달 동안 길쌈을 하여 음력 815일 추석 당일에 성적을 심사해서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함께 노래와 춤을 즐기며 놀았다는 기록에서 유래를 찾는다.

추석 무렵은 좋은 계절이어서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이 있다. 5월은 농부들이 농사를 짓기 위하여 바쁘게 땀을 흘리면서 수고를 많이 하는 계절인 반면 8월은 한해 농사가 마무리 되는 때여서 봄철 농사일보다 힘을 덜 들이고 신선처럼 지낼 수 있다는 의미로 그만큼 추석은 좋은 시기라는 뜻이다

흔히 추석이나 설 모두를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하는데 어느 명절이 더 최대의 명절인지 구분은 해마다 어느 명절이 연휴 효과가 더 좋으냐를 두고 판단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설은 양력설과 음력설이 나뉘어 인구 이동이나 여러 매출 등의 수치가 분산되기도 할 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휴일이 주말밖에 없지만, 추석의 경우 개천절 또는 한글날 등과 연결될 수 있으므로 평균적으로 추석 연휴가 약간 더 긴 편이라 추석을 조금 더 큰 명절로 보고 있다. 추석에는 아침에 한복을 입고 햅쌀로 빚은 송편과 햇과일, 토란국 등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묘소를 찾아 성묘를 드리는 풍습과 함께 농악놀이, 널뛰기, 제기차기, 강강술래, 윷놀이, 씨름 등의 놀이를 한다. 이처럼 우리의 풍습과 전통 민속놀이의 추억을 간직한 추석이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을 바라보며 개인적으로 어릴 적 가까이서 보고 느꼈던 소박한 기억들이 새롭다. 집안 어르신 따라 벌초 길에 나서면서 주변에 있는 감 따 먹고 밤 주워 먹던 일, 방안에 들여놓은 큰 다라이(대야)에서 오랜만에 했던 힘든 때밀이 목욕, 어머니와 시장에 나가 새 고무신과 새 옷 사며 즐거워했던 일 하며, 마을 농악패 따라다니며 음식 얻어먹던 일, 지금으로 봐선 중학교나 다닐 법한 어린 나이에 돈벌이를 위해 객지에 나갔던 누나, 형들이 모처럼 고향을 찾아 즐거워하던 모습 등 여러 정겨운 장면들이 오버랩되어 떠오른다. 하지만 도무지 진정세를 보이지 않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 추석 역시 힘겨운 명절이 될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예년과 같은 민족 대이동보다는 신풍속도로 떠오른 가고 싶어도 참는’, ‘보고 싶어도 말리는비대면 추석이 재연될 성싶기 때문이다. 하여 명절 때면 으레 고마운 분들께 인사드리고 어려운 가정을 찾아보는 고유의 미풍에 덧붙여 올해는 코로나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오지 못하는 자녀들을 그리워하며 여느 때보다 허전한 추석을 쇠어야 하는 이웃이 있다면 그분들에게도 따뜻한 관심을 갖는 그런 명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휘영청 한가위 밝은 달이 코로나에 지치고 세파에 시달리며 일상에 찌든 우리네 고통일랑 홀로 삼키고, 오롯이 황금빛 결실의 풍성함과 소원성취의 꿈만을 가득 안고서 제봉산 산마루에 덩두렷이 솟아나기를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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