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X-파일
윤석열의 X-파일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6.28 22:44
  • 호수 8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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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이란 아직 알지 못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일이나 사건에 관한 문서 또는 서류를 말한다. 1990년대 미국의 한 드라마가 X-파일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는데 멀더와 스컬리라는 두 FBI 특수요원이 외계인이나 각종 초자연적인 사건을 수사하는 이 드라마는 달 착륙 조작설과 같은 음모론이 유행하던 때와 맞아 큰 인기를 얻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김대업 X-파일사건이 터졌는데 부사관 출신인 김씨가 당시 이회창 후보의 아들에 대한 병역 비리 정황에 관한 자료를 갖고 있다고 폭로하여 대선에 영향을 주었는데 그 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2005년에는 연예인 X-파일이 급속히 확산되었는데 소문으로 떠돌던 연예계 최고 스타들의 스캔들을 한 광고기획사가 적나라하게 정리한 이 문서는 대부분 거짓으로 밝혀졌지만 일부 내용은 사실로 확인되어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는 이명박후보와 박근혜후보가 서로 BBK 실소유주, 최태민일가와 관련된 소문 등을 두고 이명박 X-파일과 박근혜 CD라는 제목으로 확산되었으나 당시에는 모두 이를 부정하였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씨는 결국 BBK와 최태민(최순실)과 관련해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 유죄를 선고받고 감옥에 갇혀있다.

야권의 유력한 대권 후보로 떠오른 윤석열 전검찰총장의 X-파일이 존재한다고 해서 여야는 물론 윤석씨와도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검찰총장직을 사임한 지 석 달도 안 된 윤석씨가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 형식과 방법은 다르지만 마치 정치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는 것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소름끼치고, 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두렵기까지 하다.

수십 년 전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정치군인들을 영웅으로 찬양하던 그 때의 신문들이 또 다시 윤석을 구국의 화신인 양 옹호하고 감싸는 모양새란 또한 가소롭고 한심하기도 하다.

윤석 X-파일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사람은 보수평론가이며 김무성 전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한 장성철씨다. 그는 “X-파일을 보고 도저히 야권후보로 지지할 수 없게 되었다며 여권에서 작성했을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석 전 검찰총장 측이 달라고 하면 주겠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어 의아하다고 말했다.

야당은 여권에서 만들었을 것이라고 공세를 했고, 윤석씨는 여권의 공작정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의 송영길 대표는 국민의 힘 복당을 앞둔 홍준표의원을 가리키며 야권의 대선후보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윤석 X-파일을 누가 만들었는지, 내용은 무엇인지, X-파일의 종류는 몇이나 되는지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윤석씨의 부인과 장모에 관한 의혹이 포함되어 있을 것은 분명하다.

윤석씨는 정진석의원과 만나 자신의 장모가 그 누구에게 단 돈 10원도 손해를 준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347억 원의 잔고증명 위조혐의로 공범들은 모두 처벌을 받았는데 윤씨의 장모는 이제야 기소가 되었다. 요양병원 부정수급사건도 공범들은 유죄가 확정되었는데 윤씨 장모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가 최근에야 기소가 되었다.

2003년 윤씨의 장모와 동업을 했다가 18년째 소송을 하고 있는 정대택씨와 관련한 사건은 공소시효가 끝났지만 윤씨의 장모 편에 서서 위증을 한 법무사가 진실을 밝혔다가 위증죄로 처벌받고 안타깝게 사망했다. 법무사가 위증죄로 처벌받았는데 위증으로 처벌을 면한 윤씨의 장모는 아무 벌도 받지 않았다.

잔고위조와 정대택씨와의 소송, 위증 관련한 과정에서 윤씨의 부인이 가담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따라서 X-파일을 누가 만들었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X-파일의 진실 여부를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윤씨 스스로 X-파일을 공개하고 공정한 기관에서 이를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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