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서 한번 살아보실래요?”
“장성서 한번 살아보실래요?”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1.06.07 21:05
  • 호수 8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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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하면 별내리마을 ‘귀촌형’ 프로그램 운영
참여자 3팀이 그리는 “신나는 장성 살이”
(왼쪽부터) 신종탁 씨, 기미자 씨, 신창용 씨
(왼쪽부터) 신종탁 씨, 기미자 씨, 신창용 씨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운영하는 귀농귀촌종합센터는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편리하게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귀농 설계, 컨설팅, 1:1 맞춤형 귀농 닥터 연계 등을 지원하는 한편,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농촌에 거주하며 일자리, 생활 등을 체험하고 주민과의 교류 기회를 제공하여 성공적인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농촌에서 살아보기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귀농형, 귀촌형, 프로젝트 참여형 등 3가지 유형의 프로그램 중 하나를 신청한 뒤 선정되면, 최대 6개월간 미리 거주하며 농작업 등 영농을 체험할 수 있도록 임시 주거와 연수비 등을 지원받는다. 장성에서는 북하면 별내리마을이 귀촌형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지난 41일 입주해 장성 살이’ 3달째를 맞는 농촌서 살아보기참여자 3팀을 만났다.

별내리마을
별내리마을

<신창용 씨>

귀농 귀촌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장성을 선택했어요. 성공 사례도 많이 나왔더라고요. 누구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착실히 준비해서 열심히 하면 기회는 올 거로 생각합니다전주에서 전기 관련 사업을 하던 신창용(56) 씨는 계속되는 피로와 스트레스로 공황장애를 앓게 되면서 시골에서의 삶을 그리게 됐고, 여러 곳을 알아보며 고민하던 중 귀농 귀촌 분야에서 좋은 평을 받는 장성을 선택했다. 그리고 귀농보다는 귀촌을 생각하던 차여서 별내리 마을의 귀촌형 프로그램에 더 마음이 갔다고.

낯선 곳에서는 현지인의 정보가 최고다. 마을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이나 땅 등에 대한 알짜 정보를 얻는다. 신 씨는 현지인만큼 동네 사정을 잘 아는 분들이 어디 있겠어요. 특히 귀촌 선배인 별내리 마을 사무국장에게서 생생한 경험담은 물론 현실적인 조언도 들을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장성이 더 살기 좋은 동네다고 말하는 신 씨는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서둘러 다음 교육 장소로 향했다.

 

<이문봉, 기미자 부부>

서울 토박이 기미자(61) 씨는 30년 공직 생활을 마치고 퇴직한 남편 이문봉(61) 씨가 시골 가서 살자고 했을 때 결사반대했단다. 특히 전라도 사람들이 좀 투박할 거라는 선입견도 있었단다. 그런데 내가 한번 가서 보고 오겠다며 홀로 장성을 다녀온 남편이 너무 좋다고 설득해 결국 부부는 지난 41일 이곳 별내리 마을서 장성 살기 체험을 시작했다. 살면서 한 번도 와 본 적 없고, 살게 되리라고는 더군다나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이곳이 두 달여가 지난 지금은 기 씨에게 제2의 삶의 터전이 되었다. 북이면 한 업체에서 일자리체험을 하던 이문봉 씨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회사 대표의 권유로 남편이 정식 직원이 된 것. 기 씨는 남편에게 힘들지 않냐고 물으니, 일할 수 있어서 고맙고 좋대요. 저도 주변 귀농 귀촌 선배님 찾아가 서툴지만, 일손 거들면서 농작물 재배 방법을 배워가고 있어요. 먼저 정착하신 분들이니까 본인들 시행착오 말씀해 주시면서 저희가 잘 적응하고 잘 살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셔요. 산도 좋고, 계곡도 좋고, 사람들도 좋고. 이렇게 좋은 데가 있네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신종탁 씨>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는 2027년쯤 귀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19로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았어요. 계획이 많이 앞당겨지기는 했지만, 와보니 좋네요건축회사에서 일하던 신종탁(51) 씨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골살이를 시작했지만, 애초 전남 특히 장성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다고 말한다. 신 씨는 전라도에 가면 점심 얻어먹고 경상도 가면 뺨 맞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전라도 인심이 좋다는 이야기지요. 와서 보니 동네 분들이 정말 좋으세요. 옛말이 틀리지 않네요라며, 매일 아침 삼나무가 빼곡한 숲을 걸을 때마다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신 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쉬면서 목공 학원에 다녔는데, 처음 접했는데도 재능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단다. 운전에도 남다른 소질이 있어 대형면허증도 취득했다. 살면서 가장 편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신종탁 씨. 지난 주말 서울 집에 다녀왔는데, 내심 얼른 별내리 마을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가 그릴 장성 살이가 궁금해진다.

 

북하면 별내리마을 ‘농촌에서 살아보기’ 참여자들이 마을 청소를 하고 있다.
북하면 별내리마을 ‘농촌에서 살아보기’ 참여자들이 마을 청소를 하고 있다.

농가 임대, 귀농귀촌 컨설팅 등 실질적인 지원 정책 필요해

2013년부터 천문체험, 숲체험, 도예체험 등 마을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2019년에는 전남에서 살아보기와 산촌에서 미리 살아보기, 2020년에는 전남에서 살아보기와 장성교육청 마을학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는 별내리마을(대표 정숙락) 오덕수 사무국장은 농촌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도시민 유입 정책으로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귀농귀촌 실패율을 낮추는데 기여하는 측면이 있고, 프로그램 참여자의 가족, 지인 등도 장성에 관심을 갖게 되어 지역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부모가 먼저 정착하고 자녀가 뒤따라오는 예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직업을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삶의 터전 자체가 바뀌는 귀농·귀촌을 계획하고 미리 살아보기 프로그램에 참여하시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하셨겠나. 사전 정보 습득, 중장기적인 계획, 주변 정리, 가족들과의 합의 등 필요한 부분들을 이곳에 오시기 전에 이미 어느 정도 마무리하신 분들이다. 그래서 지자체가 권장하는 6개월 프로그램은 이분들에게 오히려 부담이 되고 결심이 흔들리거나 향수병에 걸리시는 경우도 있다. 3개월 정도의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심층 면접을 통해 귀농귀촌 의사가 확인되면 3개월 연장하되, 이런 경우 농가 임대라든가 귀농귀촌 컨설팅 등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장성으로의 귀농귀촌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더 와닿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여기에 우리 별내리 마을 모든 주민이 귀농귀촌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는 강사이자 선배이고 정보담당자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우리의 행동과 말투 하나하나, 영농·일손 정보가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모두 살아있는 교육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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