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라진 1조2천억 원
2. 사라진 1조2천억 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4.05 15:18
  • 호수 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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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죽도봉 '사자상 인공폭포'
순천시 죽도봉 '사자상 인공폭포'

지난 호에 지역경쟁력을 높인 공공조형물에 대한 보도를 하였다.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공공조형물은 지역산업의 발전에도 커다란 기여를 한 것이 데이터 분석결과 확인되었다.

하지만 예술성과 지역성, 공공성 등을 담보하지 않고, 주민들의 공감 없이 만들어진 많은 공공조형물은 흉물이 되거나 방치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최악으로는 철거되는 사례도 없지 않다.

그렇게 해서 낭비되는 세금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고스란히 주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철거된 공공조형물>

2014년 세종시 정부청사 인근에 설치된 흥겨운 우리가락이라는 조형물은 저승사자로 불리며 주민들의 비판을 받다 201812월 철거되었다.

청사 주변에는 11억원을 들여 6개의 조형물을 설치하였는데 흥겨운 우리가락은 한국 무용의 한 장면을 형상화하였지만 작가의 의도와 달리 시민들은 대부분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밤이나 날씨가 궂을 때는 조명에 비친 금속 재질이 더욱 섬뜩하게 보여 철거해야 한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포항시가 20093억원을 들여 포항공항 입구에 설치한 은빛풍어는 주민들의 반발로 철거돼 고철값에 매각됐다. 포항시는 구룡포가 과메기 특구이며 경북 최대의 수산물 집산지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10m 크기의 스테인리강 재질로 꽁치 꼬리를 형상화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마치 비행기가 추락하는 듯한 모양이라며 공항 입구에 설치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결국 10년 만인 201911월 고철값인 1400여만 원에 매각 철거됐다.

고령군 '왕국의 혼'
고령군 '왕국의 혼'

지난해 10월 서울시청 본관 맞은편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옥상에 세워져 있던 첨성대 조형물이 철거됐다. 이 조형물은 첨성대를 본 떠 만든 것으로 높이가 9.1720205월 순천만 정원에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버려진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1347개를 이어 붙여 만든 이 조형물에서 내뿜는 빛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몸과 마음이 지친 시민들을 위로해줄 것"이라고 작품 설치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덕수궁과 성공회 성당 등 주변 역사·문화 자원과의 조화를 위해 지상 1~지하 3층 구조로 낮게 지어진 반면 높이 솟은 첨성대 조형물은 다른 문화재를 가리는 등 오히려 미관을 해쳤다는 의견이 많았다.

2009년 대우건설이 181천여만원을 들여 높이 30, 지름 20크기로 조형물을 제작하여 안산시에 기부 체납한 안산소나타라는 조형물은 스틸 구조물이 부식되고, 야간에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한다는 지적이 일어나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하였다.

더구나 안산소나타조형물은 설치 당시 안산시청 A 과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등 부정부패의 상징으로 시민들에게 알려져 결국 철거하게 되었다.

 

나주시 나주대교 '생명의 문'
나주시 나주대교 '생명의 문'

 

<흉물논란 이는 지자체 공공조형물>

순천시 죽도봉에 있는 사자상 인공폭포는 가로 24m 높이 20m 총면적 480의 인공암석으로 20119억 원을 들여 설치하였다. 하지만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사자머리가 공포감을 주어 볼썽사납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수천만 원을 들여 담쟁이덩굴 등으로 머리 부분을 가렸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담쟁이덩굴이 떨어져 나가 시민들로부터 더 흉하다는 불만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철거비만 5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순천시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령군 대가야읍 교차로에 위치한 왕국의 혼은 높이 7m 크기의 대형 말머리 모양 조형물로 눈을 부릅뜬 말머리 모양에 철기로 만든 투구를 쓰고 있다. 2015년 철기문화의 상징인 대가야의 기상을 표현한다며 말머리 형상인 '왕국의 혼'을 설치했다. 조형물을 만드는데 들어간 예산은 총 65,300만 원으로 주민들은 무섭고 흉물스럽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결국 2017년 농촌체험특구로 옮겼지만 애물단지가 되었다. 고령군 관계자는 공모로 선정한 디자인으로 제작하였으며 국비 지원이라 주민의견 수렴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9 조각심포지엄에 참여한 아홉 명의 조각가들이 만든 작품 가운데 하나로 춘천시 약사천공원에 설치한 프로포즈란 작품은 조폭논란에 휩싸였다. 짧은 머리에 꽃무늬 와이셔츠, 금목걸이를 한 조폭처럼 생긴 남자가 꽃다발을 들고, 여자에게 프로포즈하는 모습을 조형물로 만든 것이다.

철거된 안산시 '안산소나타'
철거된 안산시 '안산소나타'

김제시 문화체육공원에 있는 높이 2.5m백룡조형물은 201937800만원을 들여 만들었다. 벽골제 쌍용놀이 전설을 모티브로 백룡의 선한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 백룡 조형물이 무섭다고 한다. “나쁜 기운이 느껴지고, 밤에는 아치(몸통)에 빨간색 조명이 들어와 더 기분이 나쁘다는 반응이다.

 

<생뚱 맞은 공공조형물>

인천 소래포구에 10억원을 들여 건립한 높이 21, 너비 8.4규모의 새우 모양의 대형 전망대는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이 새우로 유명하여 건립했다고 한다. 하지만 새우타워에서 종합어시장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가 소요되고, 세금만 낭비되고 흉물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물론 일부 주민들은 지역의 상징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

특히 시장 상인들은 새우타워가 시장과 너무 멀어 관광효과는 물론 지역의 상징성도 떨어진다고 비판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이 20055억원을 들여 만든 지름 5.68m,높이 2.2m, 둘레 17.8m의 가마솥은 당초 세계 최대의 솥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를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50가마의 밥을 지어 4만 군민이 함께 식사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호주의 질그릇이 이 가마솥보다 더 커 기네스 등재가 무산되었으며 옥수수 삶기, 팥죽 끓이기 등의 이벤트 행사를 가졌으나 2007년 이후로 이마저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무쇠로 만들어 녹을 방지하기 위해 해마다 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 괴산군은 괴정(槐鼎)이 솥이 세 개의 발로 삼정승을 상징한다고 해 가마솥을 괴산의 상징조형물로 설치했다고 한다.

강원도 고성의 무릉도원권역활성화센터에는 2012년 제작비 145천만원을 들여 높이 16m의 거대 항아리조형물 겸 건축물로 지어졌으나 지금까지 방치되다시피 하였다. 고성군에서는 개발사업 시행 10년이 지나면 용도변경이 가능하여 카페나 식당 등을 열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활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권역센터의 위치 등을 고려하면 식당이나 카페도 경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철거된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첨성대조형물'
철거된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첨성대조형물'

<예술성, 공공성 없는 공공조형물>

2018년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 길이 20m, 높이 6m 규모로 설치한 ‘2만년의 역사가 잠든곳이라는 작품은 깊이 잠든 원시인을 형상화했다. 진천동 선사유적공원 일대를 선사시대 테마거리로 만든다는 계획으로 만든 원시인 얼굴의 조형물은 주민들이 너무 커서 무섭게 느껴진다거나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며 철거를 요구했고, 3000명 이상의 주민이 청원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전 또는 철거에 필요한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나주시 금천면 나주대교에 설치한 생명의 문은 높이 13.50m, 길이 17.50m, 8m의 철골 스테인레스 구조로 총사업비는 13억원으로 국비 10, 시비 3억이 투입되었다.

나주(미래)를 생명의 모태인 알로 상징화하여 생명의 탄생과 조화, 생명의 땅 나주의 풍요와 미래를 잉태한 것으로 형상화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밤에는 조명으로 인해 운전자들의 시야를 막고, 랜드마크로 자리잡지도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남구는 2016년 코엑스 동쪽 광장 앞에 '강남스타일 스토리텔링 랜드마크 조형물'을 설치했다. 높이 5, 8에 달하는 청동 조형물은 말춤의 손목 동작을 디자인한 것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두 손으로 지구를 감싼 모습이다.

하지만 강남스타일을 부른 가수 싸이마저도 이 조형물 설치를 반대했다고 하는데 외국인 관광 마케팅을 위해 제작했다는 이 상징물은 식상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2015년 한강 원효대교 아래에 18천만원을 투입해 설치한 무게 5톤의 괴물도 비판 받기는 마찬가지다. 2006년 관객 1천만명이 넘는 흥행성적을 기록한 영화 괴물의 모습을 형상화했으나 시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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