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보수기독교
트럼프와 보수기독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1.17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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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미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것이라고 예측한 미디어는 없었다. 모든 미디어는 80% 이상 힐러리의 승리를 점쳤는데 이는 트럼프의 성추문이 터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의 말과 행동이 비열하고 야만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에 대해 같은 당인 공화당 상하원의원과 주지사 중에 상당수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백인과 보수기독교인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백인 복음주의자 가운데 81%가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조사결과를 보면 트럼프의 당선에 백인과 보수기독교의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오바마 정부가 동성결혼 합법화를 인정하고, 임신중절을 허용한 것을 뒤집기 위해서는 보수정권인 공화당을 지지하여 정치적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적극 지지한 트럼프는 가장 비기독교적이고 반기독교적인 사람이다. 그의 말은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차 있으며 그의 행동은 천박하고 비윤리적이었다.

미국의 트럼프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는 전광훈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보수기독교이다. 한국의 보수기독교는 반공 이데올로기로 무장하여 독재와 천민자본주의를 찬양하며 자신들이 몸담은 기독교만이 절대적 선으로 규정하여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거리끼지 않는다.

이명박 장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대형교회 목사들과 장로들이 노골적인 지지를 했었고, 박근혜씨도 보수기독교계의 적극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당선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보수기독교집단은 70~80년대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몸 바쳤던 문익환, 김재준, 박형규 목사를 빨갱이로 덧씌우고,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야 한다며 정교분리를 부르짖었다. 사실은 가장 정치적인 집단인 보수기독교계가 목숨을 걸고 독재와 싸운 이들을 모독한 것이다.

전광훈을 대표하는 한국의 보수기독교는 가장 비기독교적이고 반기독교적일 뿐 아니라 예수의 이름을 팔아 예수의 이름을 더럽히는 집단이다.

코로나19로 의료시스템이 붕괴되기 직전까지 몰려온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지침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강행하여 코로나 집단감염의 온상지가 되고있는 곳 가운데 하나가 교회다. 수백 명 이상의 집단감염을 가져온 신천지에 이어 BTJ열방센터에 대해 이단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다. 지금도 수많은 교회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는데도 일부 목사들은 신자들에게 교회에 나와 예배를 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중세시대 흑사병이 나돌 때 교회에서는 인간이 타락하여 하늘이 준 벌이라며 교회에 나와서 회개하라고 강요하였고, 흑사병은 교회를 중심으로 더욱 확산되었다.

세계 최강국 미국이 지금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수십만 명이 죽어가도 정부는 이렇다할 대책이 없다. 민주주의의 종주국이라고 부르던 미국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하여 의회가 열리지 못할 정도로 민주주의도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 보수기독교는 미국의 복음주의를 그대로 답습해 왔다. 대부분의 목사들은 미국에서 유학을 했고, 미국을 모방하며 미국을 닮아가려고 했다. 대통령이 취임식을 할 때 성서에 손을 얹는 기독교의 나라를 꿈꾸었다.

하지만 다양성을 잃은 조직은 유연함이 없어서 굳어버리거나 부패하여 발전할 수가 없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보수기독교는 다른 종교에 매우 배타적이다.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기독교는 사실은 예수의 삶과 신앙과는 정반대되는 행위다.

남녀를 차별하여 여성의 목사안수를 반대하고, 우리의 전통문화는 경시하며 서구문화를 동경하는 기독교는 결국 이 땅에서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교회를 세습하고, 교인 수 늘리기에 급급하며 대형교회만을 지향하는 풍토는 예수 정신을 잃게 하는 기독교의 암덩이와 같다. 트럼프를 만든 백인 복음주의가 우리나라에서 보수기독교라는 이름으로 부활하지 않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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