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불청객, 미세 먼지
겨울철 불청객, 미세 먼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0.01.20 13:45
  • 호수 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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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살인 가스, 연간 700만 명 생명단축
뇌 심혈관 질환, 암 등 발병 흡연보다 심각

가장 위험한 환경 요인 미세먼지

 

사흘은 춥고 나흘은 따뜻하다는(三寒四溫) 우리나라의 겨울철 날씨가 최근에는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하여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정부는 새해 14일 미세먼지가 심각한 수도권과 충청권 등에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발령하였다. 미세먼지 저감조치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지방자치단체가 자동차 운행을 제한하거나,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의 가동시간을 조정하는 등의 행정 조치를 말한다.

죽음의 먼지로 불리는 미세먼지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환경요인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한해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600만명으로 미세먼지의 유해가 흡연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입자로 여러 유해 물질이 붙어 독성을 일으킨다. 주로 공장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황산염·질산염, 단백질 식품이 탈 때 나오는 발암물질, 중금속 등이 붙어있다. 독성을 가진 미세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미세먼지를 제거하려고 하는데, 이때 염증반응이 나타나 호흡기, 심혈관계 등이 손상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치매·우울증 등 뇌신경계 질환도 유발한다고 알려졌으며 임신부가 미세먼지를 마시면 태아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 특히 폐세포까지 들어가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10/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률이 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의 사망률은 30~80% 증가한다. 미세먼지가 혈관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고,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로 가려진 서울

미세먼지의 발생원인은?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의 종류와 배출원을 에너지산업 연소, 비산업 연소, 제조업 연소, 생산공정, 에너지 수송저장, 유기용제 사용, 도로이동오염원, 비도로이동오염원, 폐기물처리, 농업, 기타 면오염원, 비산먼지, 생물성 연소 등 13가지로 구분하였다.

이 가운데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배출원은 에너지산업, 제조업, 도로이동오염원, 비도로이동오염원이었는데 쉽게 말해, 석탄화력발전소, 제조공장, 자동차, 선박, 비행기 등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화력발전용 석탄, (특히 화물차 등), 공장이 애물단지라는 말이다.

환경부가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경유값 인상안을 들고 나온 것은 질소산화물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된 경유차의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에 의한 미세먼지는 10년 이내에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생산가에 절반을 차지하던 배터리 가격이 2~3년 이내에 3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30년 내에는 생산가의 20%까지 내려와 현재의 내연 자동차(휘발유, 경유, 액화가스)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전기차가 공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내연성 자동차의 판매 가격이 비슷하게 되는 2023년부터는 운행비와 유지비가 훨씬 저렴한 전기차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조공장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정부의 강력한 저감정책에 따라 점차 발생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겨울철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기 위해 석탄발전소 가동 정지와 상한 제약을 실시한 결과, 201912월 첫 주 석탄발전 부문의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이 2018년보다 187(46%) 줄어든 221톤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12월 들어 석탄발전소 12기의 가동을 멈췄고, 20~45기에 대해서는 발전출력을 80%로 제한하는 상한 제약을 시행했는데 이는 하루에 석탄발전기 16~21기를 실질적으로 멈추는 효과와 같다. 정부는 앞으로도 석탄발전 감축을 추진하며 겨울철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인 석탄화력발전은 국내 전체 발전량의 43%를 차지하며, 이는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5.4%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편 전기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공공기관, 민간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적정 난방온도(민간 20, 공공 18이하) 준수 실태를 월 12주간 집중 점검하고, 전국 18개 주요 상권을 대상으로 전력피크 예상 기간(20201월 넷째 주)에는 문 열고 난방 영업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1월 제주도에 핀 유채꽃

 

전기 사용량은 늘어나고

 

2017년 우리나라 전력 생산은 117GW였는데 오는 2030년에는 173GW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4차산업의 발달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2030년 발전 설비는 신재생에너지가 33.7%, LNG발전 27.3%, 석탄발전 23% 그리고 원전이 11% 순으로 현재의 석탄발전 43%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국제 에너지 기구에서는 2050년 에너지 생산의 80%를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핵발전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국정 목표로 삼았으나 법이나 제도 등이 뒷받침되지 못해 세계기구가 요구하는 신재생에너지 비율에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더구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민원을 이유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막는 조례 등을 제정하여 민원과 조례 등에 가로막혀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많은 난관에 부닥쳐 있다.

그런데 충남도가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전기요금이 인상되더라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 조사에 의하면 미세먼지를 저감시키기 위한 대안적인 에너지로 응답자의 56.2%가 태양광, 풍력, 바이오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선호한다고 나타났다. 이어 원자력발전(12.8%)과 천연가스(10.1%), 수력발전(6.9%) 등이 뒤를 이었다.

친환경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추가 부담 수용 가능 수준은 현재의 5% 미만이라는 답이 44.4%로 가장 많았고, 510%28.7%, 1020%10%로 나타났으며, 50% 이상까지도 수용할 수 있다는 답도 2.3%로 나왔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는 여론조사라 할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전환 비전 수립 추진 시기에 대해서도 44.5%가 적절하다고 답했고, 느리다는 답은 28.5%, 서두른다는 답은 17.9%로 나왔다. 친환경 에너지전환에 대한 필요성에 73%가 동의한 것이다.

한편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이 미세먼지를 비롯해 다양한 환경 이슈를 선제적으로 해결, 친환경 도시 조성에 나서겠다며 올해 계획과 목표를 속속 내놓고 있다.

김해시는 지역의 미래상을 반영한 ‘2035 도시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새해에도 환경친화적이고 첨단화한 품격 높은 대도시 완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년 생활폐기물 발생량 10% 감축 추진, 폐기물 발생 억제부터 폐기물 재활용 활성화, 시민실천운동, 자원순환도시제도 마련까지 크게 4가지다.

 

미세먼지는 지구 온난화와 동전 양면

 

강원도에서 개최하려던 겨울 축제가 날씨가 따뜻해 축제 시기를 늦추었지만 얼음이 얇아 축제의 프로그램을 크게 바꾸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지난 16일이 소한이었는데 겨울비가 내려 17일 장성의 최고 기온이 섭씨 18도까지 올랐다.

같은 날 제주도는 낮 최고 기온이 23도를 기록하며, 1월 기록으로는 1923년 기상 관측 이래 97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유채꽃과 철쭉이 피었으며 2월 하순에나 피는 매화도 피었다. 시민들은 한겨울 임에도 반팔 셔츠를 입고 밖으로 나올 정도였다.

기후변화와 온난화는 멀지 않아 지구에서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느냐 마느냐하는 심각한 문제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전문가들은 그 시기는 불과 100년 이내에 닥쳐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512월 국제사회는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공동 대응의 시급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2020년 이후 출범하게 될 신기후체제의 청사진을 담은 파리협약을 채택했다.

파리협약의 목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하고 가능하면 1.5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한다는 것이다. 지구 평균기온이 2상승할 경우 지구생태계는 생물 종의 2030%가 멸종 위기에 내몰리고 1020억 명은 물 부족에 직면하는 등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초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조기 사망자 수는 최소 12,000명 수준으로 평가된다. 기후위기와 미세먼지 문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둘 다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점에서 그렇다. 기후위기와 미세먼지의 위협에서 벗어나려면 화석연료 의존도가 낮은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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