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사진 보내줄까?
카톡으로 사진 보내줄까?
  • 장유이 기자
  • 승인 2019.06.04 10:2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성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강이원 위원장을 만나다
그라운드 골프 후 장애인 복지관에 들러 8kg 아령을 들고 운동을 한다.
그라운드 골프 후 장애인 복지관에 들러 8kg 아령을 들고 운동을 한다.

사진 필요하면 카톡으로 보내줄까?’ 8kg의 아령을 든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온다. 연락처를 빨리 찾고 싶은데 문자를 쓰기도 귀찮고 핸드폰의 마이크 버튼을 눌러 상대의 이름을 불러 연락처를 찾는다. 핸드폰 어플 스케줄러에는 2시에 지인들과의 식사약속이 저장되어있다. 내일 11시는 병원 예약이 되어있다. 때로는 핸드폰 백과사전을 통해 궁금한 것을 찾는다.

20대 젊은 청년의 이야기가 아니다. 장성읍 농촌 중심지 활성화사업 추진위원회 강이원 위원장의 이야기다. 그는 올해 나이 88세다.

88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활력이 넘치는 그를 만나 그의 지나온 이야기를 들었다.

 

공산당의 표적이 되다.

남면에서 태어나 초등학교까지 다니고 객지에 나가서 학업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러다 양조장을 운영하던 형님의 호출을 받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형님의 일을 돕던 중에 6·25전쟁이 터졌습니다. 이곳은 태백산맥에서 노령산맥으로 이어지는 곳이라 당시에 빨치산들이 많았습니다. 저희 집 살림이 꽤 괜찮은 편이고 마을에서 유지(有志)에 속한데다 형님들은 우익(右翼)이었기에 공산당들의 표적이 되어 살림을 몰수당하는 등 많이 시달리다보니 도망을 다녀야 했습니다. 그러다 저도 인민군 유치장에 잡혀 들어가 형님들이 있는 곳을 말하라며 협박을 당하고 하루를 지내게 되었는데 다음날 아침 누군가 저를 풀어주더군요. 그렇게 풀려나온 날 시내 길을 돌아다니는데 형님네 양조장 종업원이 총을 메고 다니고 있더군요. 알고 보니 그도 빨치산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저더러 아침에 너를 풀어 준 사람을 찾느라 난리가 났으니 빨리 도망가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도망을 다닐 방법을 찾다가 자원하여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19살의 나이에 공부도 다 못 마쳤으나 학도병이 아닌 자원입대를 하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그때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저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죠. 지금은 작고 하셨으나 그 당시에는 다행히 형님들도 무사 하였습니다.

 

22국가 유공자 상이 4

자원입대를 하긴 했지만 전쟁이 터진 상황에서 군대를 가게 되니 사실 무섭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빨치산에 대한 원망도 있었고, 어차피 남자가 태어나 군대 다녀오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에 덤덤히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백마전선에서 싸우다가 대퇴부관통상을 당하게 되었고 휴전선이 그어진 후 국가유공자 상이4급으로 제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대 후에는 광주에서 직장 생활하다가 1960년에 장성으로 직장을 옮기고 47살부터는 보험대리점을 운영했습니다. 지금은 차를 사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당연하였으나 당시만 해도 보험 상식이 없을 때여서 제가 일일이 영업하고 다녔습니다. 20년 정도 사업을 하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퇴직을 했습니다.

그라운드 골프를 즐기는 강이원 위원장
그라운드 골프를 즐기는 강이원 위원장

 

저의 건강비결이요? 그라운드 골프죠.

저더러 굉장히 건강하다고 하는데 오히려 이보다 더 젊었을 때는 건강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내가 살려면 사업도 내버리고 운동부터 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법 잘 되고 있던 사업도 접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걷기운동정도만 했었는데 마침 그라운드 골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라운드 골프란 일본에서 시작된 운동인데 기존의 골프를 축소해서 만든 것으로 홀포스트라는 원형 철제조형물이 골프의 홀컵을 대신합니다. 그러나 티샷, 어프로치샷 등 골프와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운동이죠. 지난 2011년에 장성에 보급이 되면서 삼서면, 삼계면, 장성읍, 남여팀, 백양사 사거리 팀 등을 조직하여 연합회장을 하게 되었고, 전국 전라남도 이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운동을 하면서 건강이 아주 많이 좋아졌습니다. 왜냐하면 운동을 하다보면 웃게 되거든요. 잘하면 잘해서 웃고 못하면 삼천포로 빠진다며 그 모습이 우스워서 더 크게 웃으니 항상 웃게 됩니다. 한 시간 반 동안 운동을 하는데도 피곤한지 모르도록 푹 빠지게 됩니다. 그게 저의 건강비결입니다.

그라운드 골프 회원들과 함께...
그라운드 골프 회원들과 함께...

 

가장 보람있던 일로타리클럽

내가 인생을 살아보니 남을 돕고 사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살아오는 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로타리클럽 활동을 꼽고 싶습니다. 46살에 회사를 그만두고 친구의 권유로 로타리클럽에 가입하게 되어 현재 42년째 활동 중인데 지난 주회 때는 42년 개근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는 뭔가 대단한 것을 해야만 봉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대단한 것이 아니라도 적은 힘이나마 서로 보태면 그 힘이 커져서 큰 결과를 내게 되더군요. 거기에 힘을 보탰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지요. 가장 자랑할 만한 일은 국제로타리 클럽에서 전국 소아마비 박멸 운동을 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 있었습니다. 1986년도부터 세계적으로 시작되어 지금 99%정도 성공한 운동인데 그곳에 성금을 보태며 함께 하였으니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큰 행사에 성금을 보내는 것만 봉사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가깝게는 지역의 이웃돕기에도 나서서 참여하고 더 가깝게는 주변 친구들을 만나 밥 한 끼 사는 것도 봉사라 할 수 있지요. 봉사라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도 정말 쉬운 것입니다. 물론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것만큼 힘든 일도 없기는 하지만요. 친구들을 만나 차 한잔이라도 내가 먼저 사려고 하는 것은 로타리 클럽활동이 몸에 배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여전히 받는 것 보다는 하나라도 더 베풀어야 기분이 좋습니다. 기분이 좋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 아니겠습니까? 저는 항상 행복한 사람이지요.

 

인생의 후배들에게

행복하게 살아야한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건강해야하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욕심을 버려야합니다. 욕심을 버리면 건강해지고 건강해지면 행복해집니다. 그 이상으로 유익한 것이 없습니다. 욕심이란 물질적인 것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령 대화 중에 충돌이 오게 될 때 내 주장만 펼치는 것도 내 욕심입니다. 여당과 야당이 있듯 의견차이는 있을 수 있지요. 그럴 때 상대의 의견도 수용할 줄 아는 것, 그것도 욕심을 버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필요할 때는 자신 의견을 또렷하게 발표할 줄도 알아야하지요. 그러나 무조건 내 고집만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욕심을 버려야 리더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자신을 내세우기 보다는 남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진정한 리더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인생의 후배들에게 욕심을 버리고 양보하는 마음을 갖고 운동을 통해 건강도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88세의 노인은 여전히 누구보다도 세상의 것을 받아들이는 데 호기심이 많았고 누구보다 적극적이었으며 누구보다 과감한 듯 보였다. 그를 통해 삶의 아름다움과 긍정,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나눔을 배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사위 2019-06-16 00:01:41
존경스럽습니다 오래오래건강하셨으면좋겠습니다

멋진손주 2019-06-06 20:48:07
와우 할아버지 멋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