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강에 설치된 이름 없는 목교
황룡강에 설치된 이름 없는 목교
  • 기현선 기자
  • 승인 2018.11.12 15:53
  • 호수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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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올해 안에 옐로우네이밍선정단 통해 결정 예정”
황룡강과 지역의 정체성 잘 드러낼 수 있을까?

지난 8월 27~28일에 거쳐 장성군에는 최대 200mm의 비가 쏟아지며 피해가 우려됐던 만큼, 주민들은 시시각각 높아지는 황룡강의 수위에 집중했었고, 자연히 인근 목교들을 설명하며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냈었다.

그러나 군 생태하천 관계자는 “현재 목교에는 이름이 없다”고 답했다.

<이름, 너무 ‘어렵’거나, 너무 ‘단순’하거나>
지난 2017년부터 황룡강을 따라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한 목교가 현재까지 3곳에 설치되어 있지만 이들은 완공 된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름이 없다.

군 생태하천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목교의 이름을 짓기 위해 장성군 옐로우네이밍선정단에게 1곳당 5개씩, 총 15개의 아이디어를 실과공무원들이 제출했다. 선정단이 회의를 거쳐 올해 안으로는 이름을 정해 마무리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옐로우네이밍선정단(이하 선정단)은 장성군 부군수를 단장으로 하고 있으며 지역의 문화, 예술, 언론분야의 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14명의 전문가는 특정 건물이나 조형물의 이름을 정할 때면 관련부서 공무원들이 낸 아이디어를 기초로 토론과 서면심사에 들어가며, 최종 결과는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임기가 2년인 선정단은 지난 2017년 7월경 장성에 몇몇 시설물들에 이름을 정했는데, 황룡강에 설치된 돌다리는 ‘용 뽕뽕다리’, 서삼교는 ‘장미터널’, 장성호 트래킹 길은 ‘장성호 수변길’, 공공실버주택은 ‘누리타운’등으로 선정했다.

특히 선정단은 현대식 공공실버주택의 이름을 ‘누리타운’으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 “‘누리’라는 단어에는 ‘하늘이 햇빛에 물들어 붉게 보이는 현상’과 ‘세상’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면서 “‘세상을 넉넉하게 관조하는 여유로움이 넘쳐나는 생활공간’이라는 의미와 함께 장성군 상징색인 ‘옐로우’와 노년을 상징하는 ‘실버’의 이미지를 모두 ‘누리’에 함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를 너무 함축한 탓일까?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름에 의미가 너무 밋밋하고 단순하거나, 너무 복잡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앞으로 장성관광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황룡강의 목교들 역시 이렇게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거나 또는 너무 어려운 이름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의 의미 담은 지속가능한 이름 필요해>
지난해 7월 네이밍선정단이 정한 조형물의 이름 중에는 현재 광주-장성간 도로 초입에 설치된 ‘옐로우게이트’가 있다.

선정단은 ‘장성군이 옐로우시티이기 때문에 장성으로 들어오는 관문이라는 뜻에서 ‘옐로우게이트’라 이름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으나 주민들은 이 이름에 대해 “앞으로 10년 후 또는 20년 후를 보고 지은 이름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옐로우게이트’라는 이름이 지금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담고 있는 것 말고는 별다른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으며, 앞으로 10년 내에 조형물을 폐기할 것이 아니라면, 그 이후에도 부를 수 있는 의미 있는 이름이어야 할 것인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때문에 목교의 이름을 짓는데 있어서 역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세련된 이름이나 지금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따오는 이름보다는 장성에서만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이름으로 지어져야 하며 이를 설명하는 안내판을 만들어 장성의 유명 관광코스가 될 황룡강에 과거와 현재, 미래 까지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이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현재 신설 공설운동장부지 인근 황룡강은 과거 ‘선연(船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곳으로 황룡강에 배가 다니던 시절이 있었고, 그때 배들이 정박하던 곳을 부르는 명칭이었다. 현재 도로지명은 ‘뱃나드리로’이며, 인근 황룡강에 목교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의미를 잘 들어낼 수 있는 이름을 정하고 안내판을 통해 설명한다면, 지역의 유래도 알리고 과거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으며, 공설운동장이 건립되고 있는 만큼 미래의 모습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래동화 콩쥐팥쥐 배경마을, 도서관 이름도 ‘콩쥐팥쥐도서관’으로 결정>
지난 전북 완주군은 이서혁신도시 공공도서관 명칭공모 대상 작품으로 ‘완주콩쥐팥쥐도서관’을 선정했다.

완주군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이서혁신도시에 건립되는 도서관 명칭공모를 실시했으며 총 566건이 접수됐고, 1차 서류심사, 홈페이지 선호도조사, 2차 명칭공모 심사위원회를 거쳐 총 10개 작품이 후보군에 올랐다.

최종 심사위원회를 통해 대상 ‘완주콩쥐팥쥐도서관’, 최우수상 ‘완주큰빛도서관’, ‘혁신어울림도서관’, 우수상 ‘이서과학여행도서관’, ‘이서글숲도서관’, ‘이서어울림도서관’, 장려상 ‘꿈이서린도서관’, ‘완주미래도서관’, ‘이서새빛도서관’, ‘달빛에 물드는 배꽃도서관’이 선정됐다.

전국을 대상으로 실시된 완주 도서관 명칭 공모전은 상금으로 대상 100만원(1명), 최우수상 70만원(2명), 우수상 30만원(3명), 장려상 10만원(4명)이 수여됐으며, 심사위원들은 “콩쥐팥쥐 전래동화의 배경마을이 완주군 이서면 앵곡마을이다. 때문에 대상으로 선정된 최기우씨(45·전주시)의 ‘완주콩쥐팥쥐도서관’이 도서관 명칭에 지역특색이 반영돼 주민들이 친근하게 부를 수 있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편, 유두석 군수는 지난 2017년 5월경 옐로우시티 네이밍선정단을 위촉하며 “시설물의 기능과 가치를 담으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면 경쟁력 있는 네이밍으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최고의 이름을 지어 공공시설물이 진가를 발휘 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정단을 운영함에 있어 강제적인 조항이 없기 때문에, 이름을 정할시 투표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것이 한곳에 모여서 진행될 때가 있고, 선정위원들이 바쁠 시에는 통화로 대체하기도 한다.

또한 이름의 후보 역시 대부분 각 사업부서에서 공무원들이 낸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토론해서 결정하는 식의 방법을 취하고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네이밍선정단은 군이 주민들의 동의를 얻었다고 말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냐’, ‘선정단의 전문가적 아이디어는 어디서 찾아볼수 있는 것이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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