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넣어야 돼요?
얼마나 넣어야 돼요?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8.03.19 15:27
  • 호수 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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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장에서..

지난 10일과 11일, 유두석 군수와 윤시석 전남도의원의 출판기념회가 연달아 열렸다.

유 군수는 260쪽짜리 「아름다운 귀향, 그 뒷 이야기」를, 윤 의원은 150쪽짜리 「장성토박이 희망을 말하다」를 펴냈다.

두 출판기념회 당일 경찰서 추산 참석자수는 각 3천여 명과 1천5백여 명이었는데, 며칠 뒤 유 군수 측은 5천여 명, 윤 의윈 측은 2천여 명이라고 밝혔다. 어쨌든 적지 않은 숫자다.

사실 기회가 된다면 유두석 군수와 윤시석 의원에게 ‘이 시점에 출판기념회를 왜 하냐’고 묻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윤시석 의원은 장성군수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유두석 군수의 경우 군수·군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가능한 4월 1일이 되어봐야 공식 입장을 확인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선거일 전 90일’인 이달 15일부터는 어쨌거나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의정활동보고회, 후보자와 관련 있는 출판기념회의 개최 등이 제한되므로, 그 이전에 출판기념회를 열었을 것이라 짐작해 볼 뿐이다.

선거 때마다 어디, 누구라 할 것 없이 출판기념회가 열리고, 그 때마다 후보자의 출판기념회 개최 관행에 대한 비판이 잇따른다.

‘후보는 ▶세 과시 ▶총알(정치자금, 선거비용) 장전을 위해 출판기념회를 열고 유권자들은 ▶눈도장을 찍기 위해 출판기념회에 참석한다’는 것이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출판기념회에 대한 다수 주민들의 생각이다.(물론 그렇지 않은 후보와 그렇지 않은 유권자도 있을 거다)

참석자 수도 천차만별이고 수익금을 공개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책 판매대금이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출판기념회라는 것이 주민들은 음식물·금품을 받거나 책자를 무료나 정가보다 싸게 구입하면 수십 배의 과태료를 물리는 반면, 책을 펴내고 출판기념회를 연 후보 또는 저자는 정가와 상관없이 얼마를 받아도 문제 삼지 않으니 주최 측 중심의 행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관혼상제는 품앗이지만 이런 행사는 받을 길도 없는데 직무, 사업 등으로 연관이 있거나 ’눈도장‘이 꼭 필요한 경우 출판기념회를 알리는 무작위 통보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출판기념회장에서 꽤 오랫동안 책과 책값을 담은 봉투가 오가는 광경을 지켜봤는데도 거스름돈을 요구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책값은 1만5천원 인데 말이다.

그러던 중 행사가 거의 끝나갈 때쯤 “봉투에 얼마를 넣어야 돼요?”라고 묻는 목소리가 들렸다. 서점에 책 사러 가면 카드로 계산할 수도 있고, 현금을 내면 거스름돈을 받고 현금영수증

발행도 요구할 수 있으니, 아무리 출판기념회라지만 이 얼마나 정직하고 적절한 질문인가.

과거 전북지역 도의원 출마가 유력했던 A 씨는 출판기념회 수익금 1천5백만 원을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했는데, 극히 드문 사례라 관심과 박수를 한 몸에 받았다.

근사한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기 위해 본인은 물론 캠프에서도 적지 않은 수고를 했을 거고, 행사 비용도 적지 않게 들었을 테니 수익금 전부는 아닐지라도, 자신을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준 수천 명을 한 자리에서 만난 것으로 만족할 수만 있다면 지역에 도움이 절실한 곳에 기부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선거를 앞둔 후보자 혹은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현직들의 ‘출판기념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도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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