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 푸드, ‘누워서 감떨어지기’를 바라나?
옐로우 푸드, ‘누워서 감떨어지기’를 바라나?
  • 기현선 기자
  • 승인 2018.03.19 10:24
  • 호수 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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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작물, 가공품 등 종류도 많고 개수도 많아
무분별한 상품개발보다 선택과 집중에 신중 기했으면..

장성군은 민선 6기에 들어 ‘옐로우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그 일환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주민 소득증대에 나서겠다’며 다양한 옐로우 푸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이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자리 잡은 것이 없고 사업비만 계속해서 들어가고 있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옐로우 푸드들 역시 뚜렷한 전망이 보이지 않아 언제까지 실패한 사업에 공염불을 해야 하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옐로우빵이 황미르빵으로, 이름이 아니라 내용을 바꿔야>
 지난 2015년, 군은 광주여자대학교와 연계해 5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옐로우 빵’을 개발했다. 그러나 이 빵은 출시 당시 ‘왜 옐로우 빵인지’겉모습만 보고는 전혀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함이나 신선함이 없었고, 오히려 국화빵과 비슷한 외관과 맛에, 개발비가 들었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싸늘한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군은 최근 ‘옐로우 빵’을 ‘황미르 빵’으로 이름을 바꾸고 560만원의 예산을 들여 4천개의 시식용 빵을 제작해 노란 꽃 잔치에서 또다시 선보이는 등 홍보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으나 현재 장성관내에 황미르 빵을 판매하는 곳이 없고, 지난해에는 전남도에서 추진하는 공모사업으로 진행해 보려했으나 기회가 여의치 않아 결국 판매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군과 주민센터는 “올해 또 도전해볼 생각이다”고 말했으나 아직까지도 황미르 빵으로 주민소득증대까지 바라보기에는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6년에는 옐로우시티에 걸맞은 대표 먹거리를 개발하겠다며 황미르 비빔밥, 닭숯불구이 등을 만들어 선보였다.

군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민들을 음식개발에 참여시켜 조리법을 알려주고, 천연조미료 제작법을 강의하는데 1천만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 했으나 이 역시도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으며 당시 이에 참여했던 14개 요식업체 대표들은 “조리법이나 조미료 만드는 법은 재미있었으나 여기서 만든 음식들을 가져다가 시판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차별성도 없고, 조리과정이 힘들기 때문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황미르 비빔밥은 밥에 노란색을 입힌 것을 제외하면 눈으로 확인되는 차별성이 없었고, 주력음식으로 선정됐던 닭숯불구이 역시 AI의 문제가 늘 도사리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장성군은 올해도 역시 장성특화음식개발 사업을 약 1200만원을 들여 진행하지만 2016년 대표음식으로 주력했던 닭숯불구이 대신 민물고기를 이용한 음식개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 지난 2016년 장성대표음식개발 시식 및 품평회에서 선보인 음식. 당시에 주력했던 음식은 닭숯불구이 였으나 AI의 문제가 늘 도사리고 있어 최근에는 주력상품을 민물고기로 변경했다.

<억지스러운 끼워맞추기보다는 공감 가능한 스토리 있어야해>
뿐만 아니라 군은 최근 옐로우푸드 사업으로 황금 찰보리를 선택했다고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다.
보리의 특성상 2모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민생활소득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고, 재배과정에 있어 노동력이 78% 절감되며, 소득이 15%증가하는 등, 옐로우시티를 알릴 수 있는 옐로우 푸드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옐로우시티를 드러내는 것이 노란색이다 보니 어느 작목이든 비슷한 색만 가지면 무조건 ‘황금’, 또는 ‘옐로우’라는 단어를 붙이는 1차원적인 발상도 모자라, 보리 자체가 쌀보다 단가가 낮고 2모작을 하기에는 판로 개척이 힘들어 주민들이 농사를 짓지 않는 이유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론적인 이유는 찾지 않은 채 ‘노동력 절감, 소득 증대’만 홍보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주민은 “그냥 보리든 황금 찰보리 든 농사를 지으면 당연히 소득이 늘어난다. 농사를 안 지으면 노동력은 절감 정도가 아니라 하나도 안 들어간다. 문제는 홍보와 판매이고 판로 개척이다. 개인적인 판로가 없는 사람들은 RPC를 믿는 수밖에 없지만 쌀값 때문에 불신이 커진 상황에 이것마저도 여의치 않아 그냥 농사를 짓지 않아버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 현재 1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종자를 키우고 있는 황금 찰보리는 수확 후 전량 RPC에서 수매하기로 결정됐다.

또한 지난 2017년에는 옐로우 푸르츠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국·군비포함 5억4천만 원가량을 투입해 황도복숭아, 청포도, 노란사과를 재배하게 했으며, 올해도 같은 사업에 선정되어 또다시 국·군비 5억4천만 원이 들어가고 있으나, 이 예산이 대부분 과수원을 조성하고 묘목을 사는데 투입되다 보니 가시적인 효과는 묘목이 자라나 열매를 맺기까지 약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바, 옐로우 푸드로 소득증대를 바라는 기다림의 시간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차별화된 먹거리 만들기>
인근지역 화순군의 파프리카 재배 면적은 2006년 15.2㏊에서 2010년 20.3㏊, 2017년 23.4ha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소득액도 2006년에는 8억 800만 원, 2010년에는 71억 5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약 10년 전 화순군 도곡면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파프리카는 2007년에 ‘잘 사는 화순 만들기 비전 1030’계획에 따라 농업 분야에서는 10대 농·특산물을 집중 육성하게 되면서 선택된 작물 이었다.

이때만 해도 국내에 파프리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시기였기에, 재배된 파프리카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됐으나, 최근에는 엔화의 환율하락과 국내 인지도에 따른 시장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어 수출과 내수가 50:50으로 자리를 잡았다.

10년 이상을 바라보는 장기적인 계획과 꾸준한 시설투자, 끊임없는 홍보와 수출 이라는 판로 개척 등, 성공의 요소를 두루 갖추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인근지역 영광의 모싯잎 송편은 연간 300억 원어치 이상이 택배 등을 통해 전국에 팔리는 영광군 특판품으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승인을 받아 지난해 5월 지리적 표시 제104호로 등록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영광군은 모싯잎 송편의 원재료인 모싯잎을 재배하는데 지역의 경로당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어르신들에게는 경제적 이익을, 상인들에게는 로컬 푸드의 자신감과 어르신들의 농사법에 대한 노하우를 홍보하기에 안성맞춤인 시스템이 구축되어 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영광 모싯잎송편 산업은 영광군 관내 고용창출, 농업, 모싯잎송편 유통 등 영광군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약 16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지역의 먹을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수의 작물이나 상품을 선택해 육성에 집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옐로우푸드, 공감 얻을 수 있는 계획과 목표제시 시급>
옐로우시티에 걸맞는 옐로우 푸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공감을 얻을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과, 목표의식을 가질수 있는 단기적인 계획이 동시에 제시되어 맞물려 돌아가야 하며,  옐로우 푸드로 지역민들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싶다면, 제작과 상품 개발 뿐만이 아니라, 판로와 홍보의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전문가들과 함께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현재 장성군의 옐로우 푸드 개발에 대해 “‘어느 바람에 비 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일단 노란색과 비슷한 느낌이 나는 작물이나 음식들에 투자를 해보는 1차원적인 투자 의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제기 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예산집행에 있어 단순히 ‘좋은 품질의 상품을 만들면 알아서 팔리겠지’라는 심정으로 품종개량과 고품질의 물건을 만드는데 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어떻게 하면 팔수 있을지, 유통의 방법과 경로, 국내 경쟁력은 있는지, 없다면 수출을 통한 방법, 또는 가공의 방법들 까지, 다양한 고민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을 특정한 몇 명의 이익이 아닌 주민들이 함께 잘사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화 시켜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역의 먹을거리와 특산품 개발에 대해 “지역의 대표음식, 특화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이해 가능한 스토리가 있다면 판매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음은 물론이며 뜬금없는 상품을 주민들에게 이해시키거나 구매자에게 이해시키려는 소모적인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하며, 𔄙차원 적인 우격다짐의 상품선택 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철저한 검증을 통한 가능성이 입증된 상품, 판로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고, 지역적 특색과 스토리를 잘 살릴 수 있는 상품을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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