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사거리장 상설점포가 뜬다! 4탄
북이사거리장 상설점포가 뜬다! 4탄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8.02.13 11:26
  • 호수 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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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청국장, 매생이 굴 떡국까지..

추운 겨울 속 풀러 가자, 장터국밥으로!

전통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을 마무리하고도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아 논란과 우려를 낳았던 북이사거리장이 9곳의 상설점포가 입주를 완료하며 ‘맛&가성비 갑’, ‘대박 퀄리티’ 등 좋은 반응과 함께 주민들과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직접 맛본 소감, 주인장들의 소신과 세상사는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전할 계획이며, 여전히 기존 시장 상인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상설점포의 호황이 시장 활성화로 이어져 장날마다 손님들로 북적이기를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뭐하러 속 끓이고 살아?

뜨끈하고 든든한 국밥 한 그릇 먹고 툭툭 털어버리지~”

국밥의 사전적 의미는 ‘국에 밥을 말아내는 음식’이다. ‘장국밥’, ‘국말이’라고도 하며, 한꺼번에 먹을 사람이 많은 경우나 추울 때 뜨겁게 먹는 음식으로 제격이다.

이만큼 ‘장터’에 어울리는 음식이 또 있을까.

전통시장이 현대화가 되고 먼 나라 음식들도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래도 ‘국밥집’ 없는 장터는 좀 낯설다.

손 시리게 추운 날 찾은 국밥집은 유난히도 따뜻하고, 국물은 속 데우는데 딱 좋고, 말 안하면 감기 걸린 줄 모를 만큼 잘 웃고 바지런히 움직이는 주인장이 있었다.

북이사거리장 장터국밥 대표 전영자(61)씨.

점심시간을 넘겨 찾아간 탓에 한바탕 왁자지껄했던 손님들이 빠져나간 뒤였다.

간판은 ‘장터국밥’이지만 요즘 최고 인기 메뉴는 ‘매생이 굴 떡국’.

계절음식이라 지금이 아니면 맛보기 어렵기도 하지만 겨울을 대표하는 해조류인 매생이와 굴의 맛과 영양은 두 번 말하면 입 아플 정도다.

제철 재료로 그냥 끓여도 맛있을 텐데 모든 음식에 육수는 기본이란다.

멸치(기름 없이 볶아 비린내를 날린 후 쓴다), 디포리, 다시마, 무, 양파 등이 기본 육수 재료다.

국산 콩을 가마솥에 삶고 띄워 직접 만든 청국장은 손님들이 식사로도 많이 찾지만 멀리서 주문하는 이들도 많아 넉넉하게 준비해도 금세 동나기 일쑤다.

마침 이날도 ‘30kg 주문이 들어왔다’며 택배 상자 두 개에 나눠 담고 있던 전 대표가 “서울에 사시는 분이 처음에 15kg 주문하시더니 그 다음에는 20kg, 이번에는 30kg 보내달라고 하시네요. 3분이서 10kg씩 나누실 거래요”라고 말해준다.

특히 이 고객은 청국장에 소금을 넣지 말라고 한단다. 직접 간을 맞추거나, 청국장을 듬뿍 넣고 청양고추만 썰어 넣어 삼삼하게 먹어도 맛있다는 것.

가게에서는 두부, 대파, 무를 적당히 넣어 끓이는데 콩 알맹이 식감이 살아있는 청국장(요즘 청국장 트렌드란다)과 부드러운 식재료들이 잘 어울렸다.

이날 반찬은 김치, 깻잎장아찌, 무나물, 콩자반, 두부부침, 소고기메추리장조림, 오징어젓갈 등 8가지였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인데 주인장은 “원래 더 많았는데 줄인 거다”고 한다.

어느 것 하나 짜지 않고 개미 지는(‘개미 지다’는 말은 감칠맛 난다, 특별한 맛이 난다는 뜻의 남도 방언이다‘) 비밀은 전 대표가 공들여 담그는 ’효소‘에 있었다.

5년 숙성 매실효소를 비롯해 민들레, 쇠비롬(오행초라고도 불리는 귀한 약초), 솔순, 새삼(토사자라고도 불리며, 간과 신장을 보호하며 눈을 맑게 한다) 등으로 담은 효소와, 양파·도라지·대추·감초·생강·배 등을 섞어 담근 효소를 적당히 배합해 김치, 장아찌, 조림 등에 넣으면 맛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토종닭·옻닭백숙은 2시간 전 예약이 필수다.

이집은 물도 남달랐다. 진한 색과 달콤·쌉싸름한 물맛은 돼지감자, 초석잠(천연 두뇌영양제, 치매 예방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홍화씨, 옥수수, 둥굴레 등의 콜라보로 만들어진 것이다.

알고 보니 ‘장터국밥’은 2015년 10월 30일 문을 연 ‘북이사거리장 제1호 상설식당’이었다.

전 대표는 “안그래도 주변에서 “좋은 솜씨 왜 놀리냐”고 성화였는데 마침 동창이 “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할 사람을 찾는다더라”는 말에 기운을 냈다”며 “처음에는 3시 넘어서까지 밥도 못 먹고 일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됐었는데 요즘은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부터도 메뉴를 줄이려고 하고 있다”며 “손님은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고 식당은 여러 곳이니 서로 협의하고 양보해서 메뉴도 조정하고,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할 수만 있다면 사거리장을 매일시장으로 운영하면 어떨까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북이면 전통시장 가면 야채, 과일, 생선, 곡식 다 있고, 식당도 여러 곳 있어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사람들이 더 많이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램에서다.

손님에 대접할 음식 만들 때는 아픈 줄도 모른다는 전영자 대표.

‘나 스스로 즐겁게 살아야 내가 만든 음식 드시는 손님들이 건강해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늘 웃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전 대표.

“매생이 떡국, 청국장은 끓여도 우리 모두 속은 끓이지 말고 삽시다!”

‘소녀 같은 60대’ 전양자 대표가 ‘군민들에게 던지는 한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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