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태어난 사람이 두렵다(後生可畏)
나중에 태어난 사람이 두렵다(後生可畏)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8.01.15 10:50
  • 호수 7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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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란 한자로 먼저 태어난 사람이다. 그런데 선생이란 뜻은 일찍부터 도를 깨달은 사람, 덕업이 있는 사람, 성현의 도를 전하고 학업을 가르쳐주며 의혹을 풀어주는 사람 등을 뜻한다. 전근대 사회에서도 선생이란 덕과 학식을 갖춘 시대의 사표가 될 만한 인물의 존칭이다.

신라 때까지 선생으로 불린 인물로 백결 선생(百結先生)이 있는데 출신이 보잘 것 없고, 가난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거문고를 즐기며 세상사를 초연히 관조하며 살았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백결 선생’으로 칭했다.

고려 중기 이후부터는 선생이라는 칭호가 더욱 많이 사용되었는데 당시의 문집과 묘지명에 나오는 용례를 보면 산림에 은거하여 관작이 없으면서 학덕을 겸비한 처사, 학문적으로 성취한 인물, 학문과 지조가 있는 선비 등을 지칭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벼슬을 하지 않고, 초야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성리학자나 선비들을 일컬어 선생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조선후기 실학자들은 겉과 속이 다르고 허위에 가득찬 성리학자를 비꼬아 부르기도 하였다.

19세기말 개화기에 근대 학교가 나타나면서 ‘가르치는 사람’을 교사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는데 일반적으로 교사를 선생이라고 하였고, 윗사람을 부르는 말과 혼용되기도 하였다.

선생과 반대되는 한자는 후생인데 그 뜻은 나중에 태어난 사람이다. 공자는 “나중에 태어난 사람이 무섭다. 미래의 그들이 현재의 우리보다 못할 것이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나이 사`오십이 돼서도 명성을 얻지 못한 사람은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정보통신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되어가는 요즘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능력은 젊은 사람들을 따라갈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의 습득과 활용 그리고 창의성도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뛰어나다.

또한 선생이나 훌륭한 선배는 뒤에 태어난 사람인 후배들에게 무한한 기대를 걸고 그들의 장래가 잘 뻗어 나갈 수 있도록 가르치고 격려하며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공자는 오십이 되어서도 명성을 얻지 못한 사람은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는데 이는 오십이 되면 후배에게 양보하고 물러서라는 뜻을 의미하기도 한다.

두보의 시에 “사람이 일흔 살까지 산다는 것은 예로부터 드물다(人生七十古來稀)”는 구절이 있어 일흔 살을 고희라고 하는데 지금은 팔십이 지나야 노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되었다.

따라서 공자 시대의 상황을 지금에 견주어서는 안 되지만 나이가 들면 스스로 주역이 되려할 것이 아니라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어 미래의 주역인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그들이 개척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좋은 선배가 본받을 만한 일은 그들에게 조언하고 협력하며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빌려 주는 것이다.

나중에 태어난 사람 중에는 후배뿐만 아니라 후손들도 포함되어 있다. 나의 삶은 후손들에게 때론 자랑이 될 수도 있고 때론 치욕이 될 수도 있다. 높은 벼슬을 한 조상이 부끄러운 경우도 있고, 백면서생일지라도 자랑스러운 조상이 있다. 나의 후배나 후손들은 내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살았느냐가 내 삶의 평가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역사에 이름도 남김없이 살다간 사람들도 무수히 많고, 인류에 길이 남을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자신 뿐 아니라 그 후손들마저 손가락질 당하는 부끄러운 삶을 산다면 이름 없이 살다간 사람만 못하다.

‘나중에 태어난 사람이 무섭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면 스스로 겸손하게 되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이 아니라 후배들이 능력을 키우고, 경험을 쌓아가도록 격려하고 길을 열어주는 선배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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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인 2018-01-16 11:04:17
맨날 쓰는 칼럼에 대상이 누군지?? 머가 서운해서? 어차피 당신도 선배이라는
사실을 알아주시고 이런 칼럼보다는 공감할수 있는 칼럼좀 뿌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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