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읍 덕진1리 차완섭 이장(75)이 평소 성실하면서도 형편이 여의치 않은 귀농인에게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2개월령 암송아지를 선물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차 이장은 수혜자가 부담을 느낄 것을 걱정해 장성읍사무소를 통해 전달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장성읍 덕진1리 차완섭 이장의 축사에서 차 이장의 부인 김정숙 씨가 수혜자 유광석씨 부부에게 송아지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장성읍 이기현 읍장과 직원들도 참석해 ‘사랑의 송아지 전달식’을 지켜봤다.
김정숙 씨는 “처음에 우리 마을로 귀농을 해 정착을 하려고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 내내 마음에 걸렸었다”며 “항상 일손이 필요한 어르신들 찾아다니며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고 본인 일도 성실하게 하는 모습을 보고 하루빨리 땅도 사서 농사도 짓고 가축도 키워 정착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송아지를 선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차완섭 이장은 이날 생일을 맞아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송아지 기부를 결정했으나 3일 전 작업 중 손가락을 다쳐 접합수술을 하고 서울대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함께 하지 못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유광석 씨는 “서울서 사업 실패 후 연고도 없는 장성에 와서 이곳 덕진리에 살다가 정착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갈 때 이장님 내외분께서 많이 안타까워하셨다”며 “얼른 정착하고 부자 되서 잘 살라고 송아지를 주신 만큼 더 열심히 살고 어르신들께도 힘닿는 데까지 도움을 드리면서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기현 읍장은 “이렇게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우리 장성이 정 있고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도 이런 훈훈한 소식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고, 행정에서도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더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차 이장은 환갑과 칠순 때도 잔치 대신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환갑 때는 쌀 100가마와 신문 배달하는 학생들에게 운동화 등을 기부하고, 칠순 때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써 달라’며 장성군에 1천만 원을 기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