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국외연수, ‘외유성 관광 논란’
공무원국외연수, ‘외유성 관광 논란’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7.06.26 09:36
  • 호수 6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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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 혈세 투입, ‘군민들에 내용·성과물 알려야’

지난달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6박 7일 동안 부군수를 비롯한 4개부서 총 7명의 옐로우시티 프로젝트 관련 공무원들이 중국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그런데 이번 연수의 일정과 내용이 지나치게 ‘관광’에 치우쳐 있고, 군비를 투입하고도 주민들에게는 연수 내용과 성과물을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벤치마킹은 일부, 관광 일색 국외연수
이번 연수는 '옐로우시티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국외연수’다.
연수 목적은 ▲해외 선진지 견학을 통한 옐로우시티 브랜드 마케팅 전략 수립 ▲지역 자원을 활용한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 및 홍보 방안 발굴 이다.
그러나 ‘옐로우시티의 모티브가 된 황룡강과 유사한 황룡이라는 명칭이 유래하는 중국 구채구, 황룡 풍경구 벤치마킹’은 그렇다 치더라도, 일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홍콩과 마카오 방문은, 6박 7일(주말 제외 5일)의 업무공백을 문제 삼지 않아도 될 만큼의 의미 있는 내용이었는지 의문이다.
선진지 벤치마킹을 위해 관련 기관이나 담당자를 만나 기술과 정보를 얻기 위한 일정은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빅토리아 피크·트램, 몽콕야시장,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 소호거리, 베네시안리조트 등 홍콩과 마카오 일정이 ‘관광’ 일색인 탓이다.
이 중 과연 우리 지역에 접목시킬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번 연수 참가자들이 연수를 다녀온 후 작성한 '시사점 및 정책제안'의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러한 문제점들이 더욱 드러난다.
연수 참가자들이 시사점으로 제시한 ▲옐로우시티 구상시 거시적인 안목에 대한 필요성 ▲야간에 즐길 수 있는 관광지 개발의 필요성 ▲관광자원을 활용할 방법 모색의 필요성 등은 이전에도 늘 거론되어 오던 것들이다.
정책제안 역시 ▲시설물 설치 때(데크로드 조성) 사용자 편의성 검토 ▲조성 위치와 어울리는 디자인 적용 시설물 설치 ▲시설물 설치에 따른 관광지 목적성 재고 ▲전망대 설치에 따른 내부 상품성 강화 ▲옐로우시티 장성 이미지마케팅 확립 ▲의미 있는 장성의 대표적 시설물 설치 등도 기존에 사업을 진행하거나 계획하면서 이미 거론되거나 논의가 되고 있는 것들로, 구체성 없는 제안들이라는 지적이다.

군민 혈세 투입, 군민은 모르는 국외연수
2017년도 세입·세출 예산서를 보면, 장성군의 올해 공무원 해외체험연수 예산은 ▲(도·중앙기주관)공무원 직무연수 8천만 원 ▲(군자체)공무원 해외연수 1억6천만 원 ▲무기계약근로자 해외연수 2천만 원 등이다.
이중 이번 옐로우시티 프로젝트 관련 중국 연수에는 1천6백8십만 원이 소요됐다.
장성읍의 한 주민은 “필요해서 자리 비우고 연수를 갔을 거고, 갔으니 배운 것도 있을 텐데, 배워온 것을 우리 지역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주민들에게 알릴 의무는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국외연수 허가를 위해서는 국외여행 계획서를 작성해 장성군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심사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은 부군수, 위원은 기획감사실장, 재난안전실장, 환경위생과장, 재무과장, 총무과장, 농업축산과장, 농촌지원과장 등이다.
공무원 국외연수를 관련 전문가 없이 공무원들로만 구성된 위원회가 심사하도록 되어 있으니, 연수의 질과 타당성을 제대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내부적’ 안 돼, 군민 공감 얻어야
‘장성군 공무국외여행 규칙’ 별표 ‘공무국외여행 심사기준’에는 ‘공무국외여행 이외의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거나 중요도가 낮은 여행은 자제하고, 지방자치단체 이익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을 여행을 우선’할 것을 명시했다.
여기에 ‘해외시찰·견학·참관·자료수집 등 단순목적의 국외여행 자제’라고 못 박았다.
공무원 국외연수의 ‘외유성 관광 전락’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목적지나 코스를 보면 여전히 여행사가 짜 놓은 관광 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국외 연수를 다녀와 선진문화를 보고 지역과 주민을 위해 응용된다면 이를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또 서면으로 허술하게 이루어지는 공무원국외여행 심사, 주민들은 열람이 불가능한 내부 정보망에 등록된 형식적이고 부실한 사후보고서 등도 재고 대상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서면심사를 실질심사로 바꾸고, 귀국 후 작성한 보고서를 묶어 책자로 발간하고 발표회를 개최하는 등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공무원 국외연수는 ‘내부적으로’만이 아닌, 군민 모두에게 널리 알리고 박수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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