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온난화에 솔선수범하는 농촌 마을
기후온난화에 솔선수범하는 농촌 마을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6.01.08 16:02
  • 호수 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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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분리부터, 태양광 발전까지
적당히 벌고, 분수껏 쓰고, 서로를 존중하는 마을공동체

전북 임실군 중금마을은 임실 치즈마을과 붙어있는 작은 마을이다. 31가구, 89명이 모여 사는 중금마을은 에너지자립마을을 꿈꾼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농업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는 마당에 농민들의 생업인 농업의 미래를 위해 탄소 발생을 억제하고, 환경을 고민한 결과다.
마을전체 31가구의 1/3인 10가구가 태양광 발전을 하고, 농촌마을답지 않은 재활용 분리수거가 이 마을의 상징이 됐다.

중금마을의 변화는 2008년 '쓰레기 분리수거'부터 시작되었다. 주민들은 빈 포대에 '농약병' '농약봉지' '병뚜껑' '깡통' 등의 푯말을 붙인 분리수거함을 설치하였고, 마을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였다. 폐품은 팔아 생긴 이익은 마을기금으로 사용했다. 그런 뒤로는 빈터에서 쓰레기를 태우거나 길에 농약병을 버리는 일이 차츰 사라졌다.

<태양광으로 고추도 빻고, 두부도 만들고>

중금마을을 변화시킨 선구자는 2007년 전주에서 이 마을로 귀농한 김정흠 위원장이었다. 농민운동을 하던 그는 농활을 하면서 알게 된 중금마을에 매력을 느껴 이곳에서 소작농을 하며 귀농인으로 정착하였다.
그는 농업은 자본의 논리가 아닌 생존의 문제라는 생각으로 농업에 접근하였고, 자연과 사람 그리고 환경이 서로를 존중하는 미래의 지구를 고민하면서 저탄소 농축산물 생산과 순환농업에 의한 자연친화적인 농촌마을을 꿈꾸었다.
김 위원장은 "에너지 절약과 전환은 시설만 잘 갖추어 놓는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쉬운 일부터 조금씩 주민들의 문화로 정착시켜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북의제21이 양성한 '에코 홈 닥터'가 마을에서 에너지 교육을 실시하고 백열등을 고효율 전등으로 바꿨다. 세면장에는 절수형 샤워 꼭지를 달고, 외풍을 막는 문풍지와 방풍 실리콘을 붙였다.
2010년 정부의 '그린 빌리지 사업'에 참여해 태양광 발전 시설을 갖췄다. 태양광 발전기 보조금은 월 전력 사용량이 350kwh 이상으로, 마을에서 상대적으로 젊고 경제적 능력이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했다.
자부담은 100만원으로 정했는데 전력 사용량이 많은 집이 발전설비를 갖춰야 발전기 설치비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보조금을 이용하지 못하는 가난한 독거노인들을 위해서는 이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마을회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마을 방앗간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무료로 운영하는데, 마을할머니들이 텃밭에 심은 콩을 수확해 1주일에 한번 씩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한모에 3500원하는 두부는 마을과 임실읍에서 판매하고 있다.
고추나 쌀을 빻을 때도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여 마을주민들은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생태도시 순천시 공무원과 주민들이 중금마을에 오다>
 

중금마을은 다음 세대를 위한 에너지 교육에도 힘을 기울인다. 어릴 때부터 좋은 습관을 가지도록 교육하고 있다.
중금마을에는 15명의 초중학생들이 살고 있다. 처음에는 중금마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했던 교육이 이제 매주 화요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생태수업을 진행한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생태수업은 생태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순천시의 공무원과 이장, 동장 등 600여 명이 그룹을 만들어 중금마을에서 생태교육을 받을 정도로 강의 내용과 수강생들의 태도와 생활을 변하게 하고 있다.
관주도의 에너지 절약이나 자영재생에너지 사용은 대부분 실패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주민들이 전기료 부담이 적어서 전기를 낭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중금마을은 가장 먼저 환경의 중요성과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부터 배우기 시작한다.
김정흠 위원장은 "시민 주도의 에너지 전환이 성공하려면 어린 세대를 위한 에너지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꾸준한 환경 생태수업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어렵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좋은 습관을 가지게 된다면 어렵다는 습관을 바꾸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마을 공동체가 이루는 존중과 배려>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것은 결국 지구와 사람 그리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생명을 지키고 건강하게 만들며, 지금보다 나은 농업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주민들은 믿고 있다.
중금마을에 사람들이 찾아오지만 주민들의 소득원은 농사를 짓는 일이고, 먼 훗날 그들의 후손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다.
주민들은 식량자급을 높이고, 여러 품목 소량생산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 모두를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을 받아 차별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래서 경운기를 비롯한 농기계는 바이오연료를 사용하고, 가공과정은 태양광 전기를 사용한다.
중금마을 방앗간에는 ‘행복은 적당히 벌고, 분수껏 쓰고, 서로를 존중하고, 나답게 사는 것’이라는 펼침막이 걸려있다.
소비의 척도가 행복과 만족의 기준으로 알고 있는 도시사람들에게 주는 강한 메시지다.
마을의 마스코트는 지구를 짊어진 달팽이다. 자연과 공생하는 마을을 목표로 조금씩 나아가겠다는 뜻이다. 슬로우시티의 상징이 달팽이인 것처럼 느리게 천천히 그리고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마을의 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중금마을 비전 2020>

자연이 나눠준 착한 마을, 중금 마을 입구엔 마을 비전 2020 수립안이 세워져 있다. 마을 주민들과 각 분야 전문가들이 발전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있다.
주민들은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삼았다. 재활용 분리수거를 실천하고, 태양광을 전기로 사용하며 난방은 신재생에너지 또는 폐목을 이용하여 해결한다.
농업은 무농약을 원칙으로 하며 농기계도 탄소발생이 적은 바이오디젤 농기계를 사용한다. 가공은 태양광 전기를 사용하고, 농산물의 품목을 다양화해 다목적 소량생산으로 노인 일자리를 보장한다.
이모작을 통해 겨울에 보리나 밀 또는 유채 등으로 농촌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소득도 올리게 한다. 마을 판매점은 할머니 밥상과 산채 고사리는 물론 마을 방앗간에서 생산하는 고춧가루, 참기름, 두부 등을 팔아 수익의 일부를 마을 공동기금으로 활용한다. 
마을 공동체를 이룬다. 마을 공동 사업 이익을 주민들에게 환원하여 농한기에 마을회관에서 독거노인 등이 함께 식사하기, 함께 여행하기 그리고 공동장례 등을 실천한다.
귀농인들을 지원하고 마을 도서관을 활성화한다.
마을 수목원을 조성하고, 주민 스스로 나무심기와 가꾸기를 한다.
새로 집을 지을 때는 친환경자재를 사용하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설계를 하고, 가정정원 만들기를 실천한다.
주민들은 ‘후쿠시마는 위대한 스승이다’라는 문구로 원자력과 석탄 등에 의한 화력발전의 위험성에 대해 스스로 경고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에 따라 미래의 농업이 불안하다.
하지만 농업인들이 스스로 온난화를 더디게 하고, 지구와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중금마을 주민들이 주는 메시지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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