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사람
진실한 사람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5.11.16 09:00
  • 호수 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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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란 마음에 거짓이 없어 참되고 순수하며, 행동에는 정성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율곡 이이는 “생각에 사특함이 없으며 몸과 마음으로 공경하지 않음이 없다(思無邪 毋不敬)”는 글귀를 벽에 걸어놓고 늘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진실한 사람은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삼가고 조심하며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그래서 “군자는 ”혼자 있을 때 삼가고 조심한다(愼其獨也)”거나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毋自欺)”는 등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자신을 수양하는 목표로 삼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에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며 내년 총선에서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박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은 "허위 또는 위선적인 사람이 국민의 대표가 돼선 안 된다는 건 매우 원론적인 말씀인데, 다만 누가 진실한지, 누가 위선적인지 하는 판단은 국민에게 맡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대표는 “장관과 청와대 출신들을 대거 선거에 내보내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발언은 자신의 사람들을 당선시켜 달라는 노골적인 당선운동인 동시에 야당과 비박에 대한 노골적 낙선운동"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대로 진실한 사람이 선택받게 하려면 아마도 국회의원 대부분을 물갈이 해야 할지 모른다. 현재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국회의원들 가운데 스스로를 속이지 않을 정도로 진실한 사람을 필자는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대통령이 말한 진실한 사람의 기준이 무엇인지 국민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고, 말하고 있는 진실한 사람이란 오히려 가장 진실하지 못한 사람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종교마저도 자신의 가르침만이 절대적 진라고 하는 오만과 독선은 화합을 깨뜨리고, 갈등과 반목 심지어 전쟁마저 일으키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박대통령은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당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는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해주셔야 할 것”이라고 발언하였다. 사실상 유승민 대표를 낙선시켜 달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박 대통령에게 진실한 사람이란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사람이며 이는 자신만이 절대적 선이라는 오만과 독선에서 비롯된 말이다.
잘못된 종교의 교주는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어떤 허물이나 거짓 그리고 죄악이 있더라도 용서를 받게 된다고 가르친다. 중세 시대에는 부패한 가톨릭 지도자들이 돈을 받고 면죄부를 팔기까지 하였다.
박대통령을 따르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고,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도 진실한 사람의 범주에 들어간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발표 직전까지 국회에서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지만 예비비 44억 원을 당겨서 ‘국정교과서 비밀 TF’를 운영하여 결과적으로 국회에서 위증까지 하였다.

정종섭 행안부장관도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소설 같은 얘기를 자꾸 한다”며 일축했지만 얼마 전 사실상 사의표명과 함께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였다.

국민들의 눈에는 대통령의 주변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진실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대통령 혼자만이 그렇지 않다고 여기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할 뿐이다.

진실한 사람을 대통령의 눈이나 잣대로 그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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