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결혼도 못 한다
돈 없으면 결혼도 못 한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5.10.30 14:09
  • 호수 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을은 결혼식 청첩장이 유난히 많이 날아든다.
그런데 최근 치솟는 전세 값 등으로 인해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서울의 평균 전세 값은 3억8천여만 원이고 남자의 평균 결혼 비용은 1억 원 여자는 8천여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어렵게 직장을 구해도 대학 때 받았던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고, 자린고비처럼 저축을 해도 10년은 모아야 아파트 전세라도 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결혼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을 ‘3포 세대’라고 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한다는 말이다.
신라 유리왕이 백성들의 생활을 돌아보던 중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노인을 발견하고, “백성을 보살피지 못한 나의 죄다. 이제부터 홀아비와 과부와 고아와 자식 없는 늙은이를 나라에서 부양토록 하라”고 명했다.

홀아비(鰥환), 과부(寡과), 고아(孤고), 자식없는 노인(獨독)을 사궁(四窮)이라 하여 이들을 나라에서 돌보게 된 것이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혼인할 때 사치 풍조가 성행한 탓에 가난한 사람들이 혼인을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심지어 양반들의 자제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옥의 ‘동상기’에 세상의 어려운 일 세 가지로 ‘권세 없는 무반이 처음 벼슬길에 나아가는 일과 지필묵조차 없는 가난한 선비가 감시초시(監試初試)에 합격하는 일, 그리고 가난한 처녀가 혼인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중 가장 힘든 것이 가난한 처녀의 혼인이라고 했을 정도다.

‘경국대전’에는 가난 때문에 혼기가 꽉 차도록 혼인하지 못했을 때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적혀 있고, ‘목민심서’에 목민관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가난한 백성의 혼인 주선이며, 홀아비와 과부의 혼인을 권하는 일까지 포함시켰다.

혼인을 포기하거나 혼인이 늦어짐에 따라 우리나라 출산율은 1.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조사에 의하면 서울의 초산 연령이 평균 31.5세 나타났다. 초산 연령이 높으면 출산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노인 인구는 늘어나고 일할 젊은이들은 줄어들어 젊은이들이 세금으로 부양해야할 부담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후세들은 자신들을 위해 즐길 수 있는 여가도 없이 늙은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일하고 세금 내는데 청춘을 다 바쳐야 할지도 모른다.

가장은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곳에 잘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더구나 제한된 세금으로 재정을 운영하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얼마나 돈을 적절한 곳에 바르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지도자의 도덕성을 따지고, 청렴을 요구하는 것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돈이 없다는 얘기가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절실하지 않은 곳에 예산을 쏟아 붓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보통의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위한 준비는 안전에도 없다. 대통령은 물론 국회의원과 시장 군수 등은 당장의 인기와 표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의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나라에서 결혼 못한 남녀들을 책임지던 조선시대보다 대한민국의 사회보장이 뒤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