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말실수
정치인의 말실수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5.10.09 14:12
  • 호수 59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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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지만 말 한마디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
조선의 개국공신이며 정치적 이념의 근간을 세운 삼봉 정도전은 술을 마시면 "한고조 유방이 장자방을 쓴 게 아니라 장자방이 한고조를 쓴 것"이란 말을 했다고 한다.
이는 정도전 자신이 태조를 내세워 나라를 세웠다는 말과 같은 뜻으로 결국 태종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당나라 재상 풍도는 '입은 화의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口是禍門 舌是斬刀身)"이라며 말을 삼가고 조심하라고 했다.

불교에서는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 중에서 입으로 짓는 구업을 더욱 강조하여 입 조심을 가르친다. 남을 속이고(妄語), 욕이나 험한 말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며(惡口), 이간질을 하여 화합을 깨뜨리고(兩舌), 이상한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綺語) 일을 네 가지 악업이라고 하고 있다.

손오공이 마술을 부리기 전에 “수리수리마하수리 수수리사바하”라고 주문을 외우는데 이는 불교 경전에서 입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주문으로 천수경이라고 하는 경을 독송할 때 가장 먼저 외우는 주문이기도 하다.

정치인들의 말실수는 자신의 정치생명 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정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04년 17대 총선 과정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60~70대는 투표를 안 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시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총선 결과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갑 지역구에 출마한 김용민 후보의 발언으로 수도권에서 적어도 10석 이상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연예인이 막말로 인해 방송 출연이 금지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독설가로 알려진 김구라씨나 장동민 등도 입을 가볍게 놀린 탓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런데 일부 정치인의 막말을 악용하여 난국을 풀어가려는 음모도 적지 않다.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현안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막말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키는 것이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으로 궁지에 몰렸던 여권은 '막말 파문'을 반격의 기회로 삼아 맹공을 퍼붓기도 했고, 정치인의 말꼬리를 잡아 본질을 흐리는 일이 적지 않다.

장성군의회 A모의원이 몇몇 공무원들에게 “과거에는 예산심의 중에 공무원들이 예산이 삭감되지 않도록 의원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하고 밥도 사는 등 로비를 했었다”는 발언을 했다고 하여 공직협과 일부 언론매체 등에서 총 공격을 퍼붓고 있다.

A모의원은 과거에도 말실수로 인한 곤욕을 적지 않게 치러왔다. 그렇다고 A모의원을 두둔하거나 감싸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A모의원의 발언을 가지고 부화뇌동하는 모습은 민망하기 그지없다. 물론 A모의원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해명이 있어야 했다.

예산 로비야 중앙부처는 물론 장성군에서도 관행적으로 있었던 일이 아니냐든다, 농담으로 한 얘기가 확대되었다든가, 적극적인 해명이나 설명이 있었어야 했다. 들은 사람이 네다섯 명이나 되는데도 나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는 모습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또한 A모의원이 현군수에게 매우 비판적이고, 전군수에게는 매우 우호적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A모의원에게 집중포화를 쏘아대는 모습도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대방에게 손가락질을 하면 적어도 세 개의 손가락은 자신을 향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남에 허물을 들추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본다면 우리 사회가 더 아름답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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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째? 2015-10-14 21:05:36
구부러진 시선에 따라 구부러진 글을 쓰는 사람은 언론인으로서 자격이 이미
상실된것이다. 절필!!!

코메디 2015-10-14 18:45:50
진실을 말해버린 말실수?ㅋㅋㅋㅋ
변씨를 김씨로 말한 게 실수지 어찌 이게 실수일까!
처음에는 생각 안난다. 그다음에는 공무원들이 모함할려고 한 말이다. 다음에는 농담으로 그랬다고 하는데도 그게 말실수? 그와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나, 무조건 감싸기식 궁색한
글은 그만 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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