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음서제와 지도층의 도덕성
현대판 음서제와 지도층의 도덕성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5.09.30 13:28
  • 호수 5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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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서제’란 고려 시대 문벌 귀족에게 주어진 정치적 특권으로 고위관리의 자제에게 무시험으로 관리가 되게끔 한 제도로 조선 시대에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안철수 의원이 부패 척결 방안의 하나로 정치인이나 공직자 자녀의 취업특혜인 '현대판 음서제' 방지를 위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내용을 밝혔다.

최근 국회의원 자녀들이 특혜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현대판 음서제라고 하는 부모의 배경이 통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젊은이들 사회에서는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라는 말이 일반화 되어있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에 경제력 또는 권력에 따라 금·은·동의 수저가 결정된다는 말이다.

얼마 전 모 방송에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갔다. 2009년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재들을 전문성 있는 변호사로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된 로스쿨 제도가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의 자제들이 아니면 입학하기도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로스쿨의 연간 등록금은 약 2,000만 원으로 일반 대학원의 두 배 수준이고 불투명한 입학 과정은 객관적 변별력이 아닌 주관적 평가에 의해 입학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로스쿨을 졸업하고도 마찬가지다. 새정치민주연합 윤 모 의원과 새누리당 김 모 의원의 딸과 아들이 청탁에 의해 취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고관대작의 로스쿨 출신의 자녀 중 약 40%가 억대 연봉의 대형로펌에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공직자와 대기업 임원 등의 자녀들은 로스쿨에 입학할 때부터 취업할 때까지 특혜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한편 고위층 자녀의 외국국적 취득 등에 의한 병역기피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내용에 의하면 행정부와 사법부 현직 고위 공직자의 아들 가운데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외국국적을 얻어 병역 의무에서 벗어난 사람이 1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일반 국민 가운데 적지 않은 청년들이 외국국적을 얻어 병역을 기피한 사례가 없지 않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의 자녀가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외국국적을 얻었다면 고위공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

영국 엔드루 왕자는 포클랜드 전쟁에 참여하였고, 해리 왕자도 10년 동안 군 복무를 하였다. 부탄의 국왕이 국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존경을 받는 이유는 국왕이 전쟁을 비롯해 나라의 위기 때마다 가장 선봉에 섰기 때문이다.

홍수가 범람하여 마을 주민들이 고립되었을 때 몸에 밧줄을 묶고 주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나선 사람이 국왕이었다는 것을 국민들은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다행히 고위공직자의 자녀가 외국국적을 얻어 병역을 기피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외국 영주권자인데도 대한민국 군대에 자원 입영한 사람은 2011년 200명에서 작년에는 436명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한다.

또한 법원에 재직 중인 판사 3명은 본인이 질환이 있어 현역 입영을 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치고 자원입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위가 높을수록 이권 앞에서는 뒤로 물러서고 사양해야 하며 시련이 닥쳤을 때는 솔선하여 앞장서야 한다.

그런데 지도층에 있는 사람의 자녀들이 비록 성년이 되어 스스로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외국 국적을 얻었다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현대판 음서제가 있는 나라, 대한민국은 아직 봉건사회의 문화를 벗어나지 못한 후진국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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