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색 마케팅 하나로 도시가 바뀐다
<기획> 색 마케팅 하나로 도시가 바뀐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5.09.07 09:23
  • 호수 5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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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한 가지 컬러로 도색하는 것은 ‘금물’
도시를 상징하는 색 브랜드로 자리 잡아야
주민 생활환경, 미와 쾌적함 갖추는 것이 우선
옐로우시티 성공여부, 군민의 이해 협력 절실

▲옐로우시티 – 장성을 바꿀 수 있을까?
10년 전 대구시는 ‘컬러풀 대구’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구를 색으로 디자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대구는 오히려 대구만의 색깔을 잃어버린 애매한 도시 디자인이 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경주와 비교되는 일본의 옛 수도 교토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대표적인 문화재들이 많은 곳이다. 금각사와 은각사 그리고 교토성 등의 건축물은 교토를 상징하기도 한다.
코카콜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독특한 병 모양과 함께 진한 붉은 색 로고이다.
그런데 교토의 코카콜라 자판기에는 붉은 색이 없다. 나무색깔에 가까운 갈색으로 된 코카콜라 자판기는 교토의 색을 고집한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각 지방마다 독특한 디자인이나 조형물 혹은 상징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할 바엔 통일성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단순한 한 가지 색(컬러)이거나 느낌 혹은 이미지로 도시재창조의 방향에 통일성을 가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장성군이 옐로우라고 하는 하나의 색으로 장성의 이미지를 상징하고, 통일하려고 한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옐로우가 장성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황룡강에서 그 문화와 역사성을 찾아냈고, 장성군의 비전을 ‘황룡강 르네상스’로 내건 것은 신선한 아이디어다.
교토가 비록 어두운 이미지인 갈색을 도시 디자인의 기본색으로 고집한 것은 그들이 갖고 있는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통일성이었다.
코카콜라가 붉은색이라는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굳게 각인되어 있듯이 옐로우는 장성의 새로운 이미지로 장성을 마케팅 할 수가 있다.
모스크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붉은 광장’이다. 러시아어로 붉은색('Krasnaya)은 아름답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스크바 크렘린 북쪽 길이 330m, 너비 70m의 붉은 광장은 크렘린 벽의 붉은 벽돌, 사회주의 국가의 붉은 군대, 크렘린 종탑 위의 붉은 별 등이 광장의 명칭과 연관되기도 했다.
이렇듯 하나의 색이 한 도시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옐로우시티가 갖고 있는 가능성은 무한하다.

▲도시 전체를 옐로우로 통일할 수는 없더라도
공공디자인으로 색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 도시는 공공기관이나 시설보다 개인 소유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장성에는 공원, 운동장, 도로, 주차장, 교량, 하수처리장 등의 공공 기반시설이 있고, 마을회관, 읍·면사무소,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체육관, 도서관, 군민회관, 수영장 등의 공공 건축물이 있다.
공공디자인에서 가장 먼저 변화를 시도하고, 변화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이러한 공공시설 또는 건축물이다.
장성군이 공공시설물에 옐로우시티 디자인을 접목한 것이 버스승강장이다. 버스 승강장 외에도 공중화장실이나 공원의 벤치, 지역안내도 등이 가장 쉽게 변화가 가능한 곳이다.
장성군 전체를 노란색으로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장성의 옐로우라는 색채 이미지가 눈에 잘 띄어야 하고, 주변과 어울려야 하며, 건축물의 관례색을 고려해야 하며 주위의 건축물 등의 색채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공의 시설물에 대한 색채 디자인도 반드시 조례와 전문가와 주민 그리고 행정이 공감을 이룰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안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장성군이 옐로우시티를 통해 사회단체, 전문가, 행정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송군이 경관조례를 개정하며 색채가이드라인을 수립한 것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청송군은 고유의 자연·인문 환경적 특성을 반영한 청송군만의 개성 있는 색채체계 정립을 추진하고, 색채가이드라인 수립과 함께 매력적인 경관조성을 위한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관리체계 수립과 청송군의 정체성을 반영한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색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그 보고를 참고하여 조례를 개정하였다.
조례의 의하면 청송군 환경색채를 구성하는 주요요소를 주택, 공공·상업건축물, 창고·기타건축물, 공공시설물, 구조물, 공공시각매체, 옥외광고물로 분류하여 기본방향, 사용색 범위, 기본원칙, 권장색 팔레트, 적용재료, 적용 예시를 권역별 지역에 따라 정하였다.
장성군의 옐로우시티 조성에서도 이러한 기본방향과 원칙이 정해져야 한다.

▲옐로우시티의 주체는 군민이다
공공디자인의 목표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있듯이 얠로우시티를 조성하는 목적은 군민들의 생활환경을 아름답고 쾌적하게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군민들이 살아가면서 행복하게 느끼지 않은 환경을 찾아오는 관광객은 있을 수 없으며, 아무리 겉포장을 잘해도 언젠가는 속살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장성군이 추진하고 있는 옐로우시티 조성이 전문가들의 우려를 가져오게 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주민들의 공감 부족이다.
전문가들은 공공디자인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첫째, 사람과 자연, 문화를 중심으로 한 도시디자인을 지향한다. 시민들이 편리하고 즐겁게 사용하고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 시민의 감성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둘째, 역사성 보존과 현대적 활용을 접목하고 있다. 과거의 유산 중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을 정확히 선별하고 이를 보존할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는 문화예술 등을 활용하여 현대적인 요구를 충족하는데 활용한다.
셋째, 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되어 있다. 공공성을 위해서라면 개인적인 불편함은 기꺼이 참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도시디자인의 출발점이다. 이를 위해 군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참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광범한 전문가가 참여하며 사업추진에서 조직간 횡적 연계가 강조되며 도시의 장기비전과 결합한 통합적 디자인을 추진한다.

따라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통한 군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공감을 이루어야 한다.
이미 영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도시디자인과 관련된 광범한 교육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어며 일반시민에 대한 참여와 교육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도시디자인과 관련된 공공기관의 주체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도 일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요코하마의 건축물
▲실패하더라도 도전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옐로우시티 조성에 대한 우려를 하는 사람들은 검증되지 않는 사업에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할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도 얻을 수가 없다. 더구나 인구가 줄어들고, 노령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져 가고 있는 장성군과 같은 지방자치단체는 머물러 있으면 정체되는 것이 아니라 후퇴하고 만다.

옐로우시티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우려가 없지도 않다. 주민과 행정 그리고 전문가의 노력과 동참이 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요코하마는 공공디자인이 성공하면서 연간 1200만 명이던 관광객이 약 5.000만 명으로 늘어났다. 또한 1980년부터 시작한 공공디자인 사업은 지금가지도 계속되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해서 도전하지 않는다면 아무 결과도 얻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왕 도전하려면 성공을 위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장성군이 추진하고 있는 옐로우시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군민들의 이해와 협력이 절실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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