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삼계면사무소 뒤편 경로식당에서는 삼계면 새마을 부녀회 회원들이 식사를 제대로 못하신 어른들에게 맛있고 든든한 점심을 직접 차려드리는 훈훈한 시간을 가졌다.
사창장(끝자리 2·7장)이 열리는 날에 같이 문을 여는 삼계면 경로식당은 장을 보거나 병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 어르신들이 걱정 없이 점심을 드실 수 있는 것은 물론 모처럼 벗을 만나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곳이다.
부녀회 회원들은 군 지원금 30만원으로 쌀을 비롯한 싱싱한 식재료를 구입해 직접 음식을 만든다. 밥과 소고기 미역국·청국장찌개 등의 국, 김치·멸치조림·가지나물·오이장아찌 등을 비롯한 5가지의 반찬을 어르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요리한다. 요구르트, 과일 등도 제공된다.
삼서면 우치리 김경순 할머니(81)는 “장날 병원에 오면 꼭 여기 와서 밥을 먹는데 부녀회 사람들도 내 식구처럼 다정하게 잘해주고 정성스런 음식도 주니 고맙다”며 “자주 보던 이들이 안보이면 걱정돼서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볼 만큼 서로 얼굴도 알아가고, 모여서 밥 먹으니 없던 입맛도 생긴다”고 기뻐하기도 했다.
음식 준비하랴, 식사하러 오신 어르신들과 일일이 손잡고 안부 물으랴 연신 굵은 땀을 흘리던 삼계면 부녀회 회장 이순희(61)씨는 “더운 날씨에 집에서 제대로 식사를 못하시던 어르신들이 여기 나오시면 여럿이 어울려 즐겁게 드셔서 그런지 두 그릇도 뚝딱 드신다”며 “박영란 전 부녀회장님이 처음 경로식당 이끄실 때는 사비로 솥도 구입하시고 그릇도 많이 없어 집에서 가져오실 만큼 상황이 열악했었는데 그때 고생해서 기반을 잘 닦아주신 덕분에 지금은 훨씬 수월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은 “힘들어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가셔야 보람 있는데 장소가 협소하고 장에서 멀어 걷기 힘드신 분들이 많이 못 오시는 게 안타깝다”며 “지금은 컨테이너에서 식사를 하셔야 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도 참고 드시는 형편인데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와서 편하게 식사하실 수 있도록 장에서 가까운 곳으로 경로식당을 옮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