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관 대작들의 재산 내역을 보고...
[기고]고관 대작들의 재산 내역을 보고...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14.04.03 14:53
  • 호수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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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틈/시인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이 공개되었다. 나는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억 소리’가 나게 몇 억 원씩 지난 1년 사이에 늘어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는 저술한 책이 잘 팔려 인세수입이 늘어나 재산이 늘어났다고 한다.

대부분의 고관대작들의 재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소유 부동산 가치가 올라서라고 신문들은 분석하고 있다.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군수 같은 이 나라에서 권력을 손에 쥔 사람들이 땅이나 집 같은 부동산 알부자라는 사실에, 더 분석해봐야겠지만 어쨌든 재산 정도가 많다는 것에 뭐 딱히 시비를 걸고 싶지는 않다.

역대 국무위원 후보 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람들 중에는 인물은 능력이 출중하나, 재산이 많아서 감투를 쓰지 못한 사람들도 더러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나라에서는 일반 평민들의 재산 정도는 문제 삼지 않으나(공직자가 아니니), 고관들의 재산 정도에는 언론이나 국민들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나 역시도 그렇다. 그것은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빈부격차에서 고관들과 일반 대다수의 국민들과의 재산 격차가 너무 심하다 보니 ‘높은’ 분들이 너무 높게 보여 지기도 한다.

여기서 이번 재산공개를 보고 나는 아주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이건 순전히 나의 삐딱한 심리 구조에서 일어난 발상법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데, 역으로 고관대작들의 그 전 직업이 무엇이었는지를 한번 생각해보고 싶은 것이다.

왜냐하면 그분들이 재산을 이룩한 데는 무슨 비법이 있을 것 같아서다. 설마 하니 공직을 맡은 고관이 되고 나서 치부를 했을 건 같진 않고, 이미 그 이전에 부를 축적한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야기가 좀 샛길로 새는 느낌이 들지만 우리나라는 ‘빈부격차는 학벌 격차를 낳고 학벌 격차는 신분 격차를 낳고, 신분 격차는 빈부 격차를 낳고... 하는 악순환구조로 돌아가는 세상인가보다’ 하는 것이 나의 분석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다. 지금은 처음 인생을 시작하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릴 때 이미 일생의 코스가 정해지다시피 한다. 그 가장 큰 요인이 빈부 격차다. 패자부활전은 있긴 있어도 승률이 낮다.

부잣집 자식은 과외, 명문대, 유학으로 학벌이 세지고, 학벌이 세져서 과거시험에도 합격률이 높고, 그 학벌로 고관대작에 오르기 유리한 국면이 틀 잡혀 있는 것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 같은 불세출의 지도자도 이런 우리 사회의 구조를 혁파할 수가 없었는데 과연 어느 대통령이 나서서 할 수 있으랴 싶다. 무슨 수를 쓰든 부동산을 장만해야 하고, 그것도 몇 배 쯤 오를 만한 곳에 땅이나 집을 사야 하는데, 대체 그 무슨 수로 종잣돈을 만든단 말이냐.

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어느 국회의원은 재산이 일반 서민보다 더 낮아서 화제가 된 일이 있다. 호남출신 이었던가? 그랬다. 하여튼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말이 있지만 나는 공연히 저 높이 앉아 있는 고관들의 재산이 매우 많다는 것에 이런 식으로 소감을 쓰게 되었다. 내가 잘못 생각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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