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추대 방식을 바꾸자?
방장추대 방식을 바꾸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2.06.22 09:07
  • 호수 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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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 고불총림 백양사에서 방장 추대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방장 추대 관련 법령 개정 제안서’를 조계종 중앙종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방장이란 어원은 유마거사가 거처하던 방이 사방 1장(가로, 세로 330센티미터)이었는데 그가 병이 들어 문병 온 3만 2천여 명을 모두 그 방에 들어오게 했다는 일화에서 유래한 것이다.   
방장은 법력(法力)과 대중의 통솔력을 갖춘 총림의 최고 어른이다. 총림이란 선원과 강원, 율원과 염불원을 갖춘 종합 수도 도량을 일컬으며 우리나라에는 백양사를 비롯해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수덕사 등 5개 총림이 있다.
최초의 총림은 백양사 만암대종사가 1947년 식민지불교 청산과 민족정기 함양 그리고 승풍 진작 등 3대 목표 아래 호남의 20여 사찰 및 포교당을 동참시켜 호남고불총림(湖南古佛叢林)을 결성한 것이었다.
만암대종사는 1910년 일제의 강점으로 나라가 망하자, 청류암에 근대적인 승려교육기관인 광성의숙(廣成義熟)을 세워, 승려들이 교학과 참선 뿐만 아니라 국어, 국사, 수리학 등 현대학문도 배우게 하였다. 또 쌍계루 옆에 일반인을 위한 보통교육 기관인 ‘심상학교’(약수초등학교의 전신)를 세워 인근의 어린이들에게 한글과 국사, 수리와 농학 등을 가르쳤다. 이는 일제가 애국계몽운동을 탄압하고 민족혼 말살을 꾀하고 있던 시기에 민족의식을 일깨우는 진보적인 민족교육이었다.
만암스님은 1928년에는 불교전수학교(1930년 중앙불교전문학교로 개칭, 동국대학교의 전신)를 세우고 초대 교장에 취임하였고, 1946년에는 광주에 정광중학교를 설립하여(1951년에는 정광고 개교)교장을 역임하였다.
만암스님은 평생 동안 청정한 수행을 견지하고 계율을 엄정하게 지켰으며 언제나 운력이나 공양을 대중과 함께 하였다고 한다.
만암스님의 뒤를 이은 서옹대종사는 중앙불교전문학교(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의 임제대학에서 공부한 뒤 여러 선원에서 성철스님, 향곡스님 등과 함께 용맹정진하여 깨달음을 얻고 백양사 고불총림 방장에 추대되었다.
서옹스님은 참사랑운동 등 대중들의 자각운동을 펼치며 많은 불자들의 존경을 받았다.
송광사 초대 방장인 효봉스님은 판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늦게 출가하였지만 용맹정진으로 깨달음을 얻은 뒤 59세에 방장에 추대되었다.
해인사 방장을 지낸 성철스님은 57세에 방장이 되어 수좌들을 지도하고, 독려하며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방장 추대를 산중총회가 아닌 임회에서 해야 한다는 백양사 주지스님의 주장 또한 일리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산중의 최고 어른인 방장은 원로 뿐 아니라 사부대중의 존경과 신뢰를 얻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산중총회에서 의견이 하나가 되지 않는다면 임회에서 또한 뜻이 하나로 뭉칠 리가 만무하다.
더구나 백양사는 도박사건으로 인해 종단은 물론 모든 불자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불법으로 도박 현장의 촬영을 지시한 사람이 백양사의 총무스님이라고 밝혀졌다.
지금은 방장 추대에 대한 새로운 논란거리를 만들 것이 아니라 조용히 자숙하고 수행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용맹정진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의 조롱거리가 될 뿐 아무 이득이 없다. 스님이 법상에 올라 법문을 할 때 부처님께 뒷꼭지가 부끄럽지 않으려면 자숙하고 자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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