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통일 열망과 적대적 공존
[칼럼]통일 열망과 적대적 공존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12.06.15 08:20
  • 호수 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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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길/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고문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하는 통일가를 부르다 보면, 시간, 장소 가릴 것 없이 가창자가 누구냐를 따질 것이 없이 나라사랑이 분출한다. 구태여 남북 좌우를 따질 필요도 없어, 남북단일팀을 응원하는 운동장에서 통일 기원의 모란봉 극장에서 통일소원가는 우리 모두의 가슴을 적셔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6.15공동선언 12주년이 되었어도 통일의 기미는 추호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로 신날 것도 없고 빛도 나지 않는 기념식을 꾸리고 있는 주체자들은 통일 꿈을 꾸고 있는 늙지 않는 어린 왕자들인성 싶어 안타깝다.

통일의 소망은 한반도의 남과 북이 공식으로 갈라선 1948년부터 시작되었다. 통일의 소망은 민족양심의 지당한 명령이어서 처음에는 노력여하에 따라 이루어질 것 같기도 하였지만 그것은 점차 현실성을 잃어가면서 그냥 영롱한 통일 꿈으로 만 영글어갔다.

소망은 꿈으로 영글어 가면 갈수록 감동을 유발하여 시인 묵객들의 문채를 빛내주지만 결국 어둠에 묻히고 마는 황혼처럼 아쉬움만 남기는 것이 되어버리고 마는 그런 것인가 하고 자탄만 남긴다. 우리들의 분단은 이 땅의 역사와 인민들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재앙이었지만 세계사적인 냉전과 국내의 이념경쟁과 생존경쟁이 착종 교차한 결과로, 그것은 엄연한 물리적 투쟁이었다.

한반도의 역사와 생존을 지탱해 온 인민은 자기 좌표를 설정할 겨를도 없이 투쟁마당 밖으로 밀려나거나, 좌우투쟁에 수렴되어 자기 존재를 해소당하고 말았다. 결국 칼자루를 쥔 좌우가 해소된 인민을 대신하면서 반도의 운명을 농단해온지 64년. 그들은 각각의 지배지역에서 정통세력으로 자임하면서 인민의 위신까지도 권력 자원화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권력집단이 인민의 이름을 대변하는 것마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참담한 풍경이 남과 북에 미만해가고 있다면, 과도한 표현일까?

시간은 절단될 수 없듯이 역사도 두부처럼 잘려나갈 수 없는 것이다. 미래가 현재의 내일이듯이 과거는 오늘의 어제다. 모든 오늘은 어제의 집적이다. 분단되기 전 우리들은 하나였고 그것이 한반도 공동체의 실체였다. 다시 하나를 향한 구심력은 의식 무의식간에 작동하고 있고 그것은 한민족의 본원을 회복하는 길이다.

광복은 지난 1945년의 해방이 아니라 대망의 통일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통일의 구심력 앞에 자신들의 권력과 우월한 생존지위를 유지하는 방법은 통일의 구심력에 편승하면서 통일세력으로 자신들을 위장하는 것이다. 북한은 동족상잔의 남침전쟁을 민족해방전쟁으로 선전하였고 이승만은 국내외적으로 이미 타당성이 없는 북진통일을 내세워 인민의 민주 욕구를 차단하였다.

기왕의 남북의 권력집단은 분단이 그 존재의 토대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통일은 그들의 권력을 부정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이승만 정권은 중립화 통일론과 평화통일론을 잠재우기 위해서 김삼규를 망명케 하고 죽산을 사법살인 하였던 것이다. 박정희 정권 또한 평화통일론을 차단했던 것은 황용주 사건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본질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독재 권력의 특성상 통일 구심력에 편승하고 왜곡하는 출중한 기량을 발휘할 필요가 있었다. 그 기량의 산물이 일차적으로 1972년 7월 4일 남북한 당국이 공동으로 발표한 7.4공동선언이고, 그 화려한 민족적 치장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는 냉전 붕괴의 위기에 자신들의 권력유지를 위해 마련한 상생 독재의 박정희의 유신체제였고 김일성의 유일체제였다.

상생 독재가 파탄 났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적대성을 강화하여 적대적 공존을 도모하는 것, 그것이 권력 안보의 첩경으로 바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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