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언행일치
지도자의 언행일치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2.04.26 16:55
  • 호수 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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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늘 주장했던 말 가운데 하나가 현 정부는 탄생에서부터 도덕적으로 가장 완벽한 정권이라는 점이었다. 
문민의 정부라고 하는 김영삼 전대통령에서부터 김대중, 노무현 전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대선자금이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누구도 떳떳하지 못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정권 말기가 되면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들이 구속되었고, 심지어 대통령의 아들들과 친형도 법의 심판을 받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과 측근들이 깨끗했고,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기 때문에 조그마한 허점도 남기면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문민의 정부 이후 도덕적으로 가장 부패한 정권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측근으로 불리는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새로운 사자성어를 만들어낸 친형인 이상득의원은 사법 처리가 눈앞으로 다가왔고, 이미 구속된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이외에도 박영준 전 차관 등이 뇌물을 받았다는 진술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상득의원의 아들인 이지형에 대한 갖가지 이권 개입설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많은 의구심을 낳게하고 있다.
사실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정권 주변의 비리 때문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면 진즉 자신의 아들 뿐 아니라 조카와 최측근이라고 할지라도 의혹이 제기되면 엄정 수사를 지시하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했다. 하지만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는 동안 이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우리 주변에서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은 사람을 보기는 참 어렵다.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종교지도자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언행일치가 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수환추기경이나 법정스님 등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분들의 공통점은 죽어서까지 언행일치를 했다는 점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만든 제의(祭衣)를 입고, 각막을 기증하고 가신 김수환 추기경. 관(棺)도 사용하지 않고, 평소에 입었던 가사만 입고 소박한 장례를 치르게 한 법정스님.
그래서 공자는 “행동은 민첩하게 하되 말은 삼가고 조심하라(敏於事而愼於言)”고 했고, 논어의 첫 장인 학이편 첫 구절에는 “배워서 이를 실천하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라고 했다.
말은 보고 배운 것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배운 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말하는 대로 행동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선비들은 늘 자신이 배운데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사대부란 선비(士)와 관리(大夫)라는 두 단어가 합성된 말이다. 성리학이 나라의 정치이념으로 성립된 후로는 선비가 과거시험을 통해 관리로 등용되었다. 그러므로 자신을 닦고, 백성을 다스린다는 뜻의 수기치인(修己治人)이 사대부의 덕목이 된 것이다.
장성군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저런 사람들이 어떻게 지도자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탄식이 먼저 나온다.
공무원들에게는 장성의 식당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윽박지르면서 자신들은 소중한 군민의 혈세를 사용하면서 누구와 무슨 일로 만났는지 밝히지도 않고, 광주 등지에서 수 십 차례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은 의정활동을 벗어난 일이다.
장성을 벗어나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면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사람이 말과 행동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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