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찾아서(4)
민주주의를 찾아서(4)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11.10.21 09:17
  • 호수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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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홍길(광주민주동지회 회장)
중국 민주화운동의 동력을 문화대혁명의 홍위병 운동에서 그 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주장에 당혹감을 떨칠 수 없다.
“베이징대학에서의 63명의 희생자와 문화혁명”이라는 논문을 쓴 왕요유친은 문화혁명기간 동안 「대중독재」가 실시되었음을 지적한다.

이것은 공권력만이 아닌 일반 인민들을 탄압에 직접 가담시키는 것으로, 탄압의 대상으로 지목된 자들은 “황소귀신” “뱀귀신”이라 불려 모든 단위작업장에는 “황소우리”라는 감옥들이 만들어졌다. 대중독재는 사람들을 가해자로 만들기도 하여 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고 사회의 보편적 도덕기준마저 무너뜨렸다.

물론 문화대혁명은 그 자체가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민주화운동의 전주도 아니고 그 목표와 이론도 민주화를 위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므로 민주화와 문혁의 직간접의 연계를 찾는 것은 무리이지만 중국의 젊은이들이 홍위병운동에서 대중운동의 가능성을 체험하고 정치적 귄위가 허상임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일까?

중국의 민주화운동은 문혁의 부산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화대혁명이 있고 난 뒤에야 천안문광장에서 대규모의 민주적 시위를 목도할 수 있었다.

한국의 4‧19 학생시위가 이승만 독재치하의 반일 반휴전 시위에서 그 상당한 예행연습이 이루어지고 1919년 중국의 5‧4운동이 북경 학생들의 일차대전의 종전 기념활동에서 운동경험을 한 것과 그 맥락을 같이 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1976년의 주은래 추도로 발단한 천안문 사태, 1989년의 6‧4 천안문 사태의 가장 가까운 운동의 경험은 문혁기간의 홍위병 운동에서 찾을 수 있겠다.

문혁중에 「민주」의 구호는 경천동지했고 그것은 모택동이 그의 정적을 타도하는 수단으로 군중을 쟁취하는 방법이었지만, 사람들은 실권파 타도로 규정한 민주내용을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동시에 이념적으로 「민주」의 보편적 가치를 학습까지는 아니더라도 긍정할 수 있었다.

모택동의 마법의 병에서 풀려난 「민주」라는 요괴를 영원히 모택동의 노예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실질상 그 노예를 계속 통제할 수 없어, 마법의 병속으로 다시 불러 드릴 수도 없었다.

인민공화국 건국이래 공산체제와 전통문화의 이중 압제하에 민주적 요구는 소수 선진 지식분자의 심중에서나 꿈틀될 수 있어 공개적으로 드러날 수 없었는데, 문화대혁명의 10년 기간이 어려운 기회를 제공한 셈이었다.

문혁의 후과는 공산당의 권위를 훼손하고 사람들의 독립의식을 증대시켜, 의심할 바 없이 사람들의 민주화 추구의 정신 역량을 증대시켰다. 그런데 민주화 욕구를 민주적 행동으로 이행시키는데 최대의 장애는 사람들의 공포 심리였다.

선각자가 「너! 분노하라」고 해서 바로 투쟁역량이 제고되는 것은 아니다. 문혁의 숱한 경험은 사람들의 공포 심리를 상당한 수준 해소시켜 갔는데, 홍위병 활동이 그 두드러진 예가 될 것이다.

그들은 중화인민 공화국 역사상 인민이 동원되고 단결된 거대한 역량을 친히 목격하고 실천하는 가운데 성장했고, 권력자들이 쉽게 무너지는 것도 목도했으며 복권되는 현실도 보게 되었다.

문혁투쟁의 반복과 곡절은 일시의 실패와 좌절은 결코 영구히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여, 이후 76. 89 천안문 투쟁역량을 비축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문화대혁명의 혼란과 대중독재가 그림자였다면 민주적 경험을 통한 반권위를 체험하여 민주화의 심리적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이 그 빛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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